스토리

모든 사람의 사망 원인은 심장마비?

<KISTI의 과학향기> 제127호   2004년 05월 03일
사람은 몸과 마음을 자신의 뜻대로 조절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몇 가지 되지 않고 대부분은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생물학에서 우리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을 ‘맘대로근’이라고 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근육을 ‘제대로근’이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이것은 아주 정상적이며 오히려 ‘제대로’ 된 것임을 알 수 있다.‘제대로’ 움직이는 대표적인 기관이 바로 심장이다. 그 누구도 자신의 심장 운동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는 없지만, 심장이 멎으면 죽는다. 그래서 모든 사람의 직접적인 사인은 ‘심장마비’다. 심지어 1986년 연세대생 이한열 군이 사망했을 때도 검시 의사들은 소견서에 사인을 ‘심장마비’라고 적었다.우리가 잠들어 있거나 심지어 식물인간이 되어 의식이 없을 때도 심장의 근육은 정상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되풀이 한다. 하지만 이 반복을 유지하려면 ‘동방결절(Sinoatrial Node)’에서 시작되는 전기적 자극이 필요하다. 동방결절은 우심방과 대정맥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특수한 심근으로 맥박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동방결절에서 발생한 전기 신호는 심방과 심실 사이에 있는 ‘방실결절(Atrioventricular Node, 房室結節)을 통해 심실에 있는 세 개의 속가지로 전달된다. 이 신호체계를 통해 심실의 수축이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는 심장에서 일어나는 전기적인 자극으로 인한 흥분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심장의 운동이 아주 규칙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동을 하고 난 뒤에는 심장이 유난히 두근두근 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운동에 필요한 근육을 격렬하게 수축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에너지를 내려면 혈액을 통해 양분과 산소를 공급해줘야 한다. 교감 신경의 신호를 받은 심장은 박동 속도를 빠르게 하고 혈관을 좁혀서 근육으로 더 많은 혈액을 보내도록 펌프질 한다.



운동도 하지 않았는데 심장이 두근두근하는 것을 느낀다면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볍게는 담배(니코틴)나 커피와 홍차(카페인)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원인일 수 있지만 간혹 부정맥과 같은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증상으로, 방실결절을 중심으로 한 전기 신호 발생 및 전달체계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는 것이다. 부정맥은 심각한 심장질환의 신호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환자가 이를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부정맥은 별다른 치료가 필요치 않지만, 심실에 문제가 있다면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한다.



부정맥 외에도 나이가 들거나 심장마비의 후유증으로 심장 박동이 느려져서 혈액을 몸 구석구석으로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을 ‘울혈성 심부전(CHF, Congestive Heart Failure)’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심장이식수술만이 유일한 대안이었지만, 요즘에는 여러 가지 보조 장치들이 개발되고 있다. 흔히 ‘페이스메이커(Pacemaker)’라고 하는 심장박동 보조장치는 너무 느리거나 불규칙한 심장박동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동전형 배터리를 사용하며 작은 mp3 플레이어 정도의 크기다. 이미 수백만의 환자들이 심장박동기를 이용하여 생명을 연장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누리고 있다. 2000년부터는 심부전 환자에게 인공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이 시도되고 있기도 하다. 인공심장은 배터리로 작동하는 350g 정도의 전기펌프로서 심장의 주펌프실인 좌심실의 기능을 대신한다.



심장질환 치료에 있어서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분야는 만능세포로 인체의 각종 세포와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것이다. 특히 황우석 교수의 인간줄기세포 복제 성공이후 의학기술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연구수준은 아직 미약하다. 지난 3월의 《네이처》 보고에 따르면 “쥐의 심장에 주입된 줄기세포가 생존은 하였지만, 새로운 심장세포로 발전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줄기세포를 이식 받은 생쥐의 심장기능이 향상되는 것이 발견되었다고 하니 앞으로 귀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 : 이정모-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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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란
  • 평점   별 5점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2009-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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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
  • 평점   별 5점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것도 잘응용하면 저렇게 유용히 쓰일수 있군요~! 좋은글 고맙습니다~

200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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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 평점   별 5점

항상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

2009-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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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화
  • 평점   별 4점

제대로 근이 심장이라면...,근육 스스로 움직인다는 것인데 얼마전 뇌에서 심장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 그럼 뇌에서 심장을 죽이는 건 어떤 이론인가요? 실제로 사형수에게 물소리를 내면서 "이것은 당신의 피이다. 이피가 다 빠지면 당신은 서서히 죽는다" 했더니 정말 심장마비로 죽었다는데

2004-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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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 평점   별 4점

심장이 멎는다는 생각만 해도 무섭다.

200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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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두
  • 평점   별 3점

죽음에 이르는 필연적인 사건 즉 심장마비 또는 호흡마비는 사인에 속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죽음이라고 하면 심장이 멈춘상태를 심장사 즉 사망으로 판단합니다. 그러나 장기이식법이 통과되면서 일부에서는 뇌사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2004-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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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 평점   별 5점

줄기세포로 인간의 심장치료가 빨리되었으면 하렴만
우리 어머님이 심장이 안좋아서 항상 언제 돌아가실지....
항상 불안합니다.

200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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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모
  • 평점   별 2점

과학이 주는 발전은 계속 하리라 보구요,
심장이 건강하게 연장됐으면 합니다.
운동과 음식 중에 어떤 것이 중요한 비중을 하는지...

200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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