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몸 속에 라디오를 넣는다고?

<KISTI의 과학향기> 제793호   2008년 08월 04일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 불가능한 말이 아니다. 50 마이크로미터(마이크로미터: 백만분의 1미터) 정도인 사람의 혈관보다 1,000배 이상 작은 나노 라디오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제 귀에 MP3나 휴대폰을 연결한 이어폰을 꽂는 대신에 이 나노 라디오를 살짝 끼우고 다닐 날이 머지않았다. 우리는 단지 한 가지만 주의하면 된다. 너무 작아서 깔고 앉지 않도록 조심할 것! 이 기술로 만든 나노 라디오를 귀속 깊이 삽입하면 007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신개념의 정보전달 수신기가 되며, 새로운 형태의 청각장애인용 보청기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는 매년 테크놀로지 리뷰(Technology Review)에 10대 유망기술을 발표한다. 획기적인 신기술이 가져올 효과들을 볼 때 이러한 10대 유망기술은 향후 경제와 사회면에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그중에서도 몸 안에 들어가는 나노 라디오 기술은 우리 생활에 밀접한 라디오와 관련된 기술이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나노 라디오는 일반 라디오처럼 배터리와 고감도 이어폰만 있으면 AM과 FM 라디오를 들을 수 있고, 주 부품이 나노크기의 탄소나노튜브로 구성되어 있어 전력소모가 적어 배터리 수명을 대폭 늘릴 수 있다. 나노 라디오가 기존 라디오와 다른 점은 기존 라디오가 전기적으로 작동하고, 안테나 증폭기 등이 별개의 부품으로 조립되나 나노 라디오는 부분적으로 기계적으로 작동하고, 한 가닥의 탄소나노튜브로 라디오의 모든 기본 부품을 구성한다는 점이다.

나노 라디오의 원료인 탄소나노튜브는 흑연, 즉 그라파이트를 이용한 것이다. 탄소 원자가 벌집처럼 6각형으로 연결된 구조의 그라파이트가 단원자 두께의 2차원 구조로 형성된 것을 그라핀이라고 한다. 탄소나노튜브는 그라핀을 1층 혹은 다층으로 말은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범위 직경의 튜브 형태를 이룬 것이다. 탄소나노튜브의 무게는 강철의 1/10 정도이나 강철과 같은 강도를 갖고 있으며,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 중 전류 밀도와 열전도성이 가장 좋고 또한 매우 독특한 광학적, 화학적 특성이 있다.

의외로 나노 라디오의 작동 원리는 일반 라디오와 비슷하다. 특정 주파수의 라디오파를 나노 라디오가 받으면 탄소나노튜브가 라디오파의 전기장에 의해 좌우로 기계적 진동을 한다. 탄소나노튜브 한쪽 끝에 부착된 전극에 전기장을 가하면 탄소나노튜브의 다른 쪽 끝에서 전계방출 전류가 발생하는데 그 크기는 탄소나노튜브의 기계적 진동의 세기에 따라 달라진다. 이 전류를 소리로 바꾸어주는 것이다.

2007년 10월 미 UC-Berkeley의 제틀(Zettl) 교수팀이 라디오의 기본 기능인 안테나, 동조기, 증폭기 및 검파기 모두를 한 가닥의 탄소나노튜브로 구성한 나노미터 크기의 나노 라디오 제작에 성공하였다고 발표했다. 제틀 교수팀이 제작한 나노 라디오는 포켓 사이즈의 최초 상용 트랜지스터 라디오보다 약 1억 배 작은 것으로 제틀 교수팀은 약 5년 전부터 나노 라디오를 무선 환경감시 센서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해왔다.

그러나 제틀이 개발한 탄소나노튜브로 제작된 나노 라디오는 많은 소자를 한 번에 생산하여 회로로 집적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이를 극복한 나노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2008년 1월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로저스(Rogers) 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되었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를 웨이퍼 위에 수평으로 나열하여 네트워크형 어레이 트랜지스터를 만들었다.

이 방법은 기존의 소자제조 공정기술을 사용할 수 있고 반복적인 제조가 가능하며 재현성도 있다. 연구팀은 7개의 RF 트랜지스터와 회로를 탄소나노튜브 공정시 결합시켜 지역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는 나노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들었다. 각각의 트랜지스터는 병렬적이거나 독립적으로 조작되기 때문에 큰 출력전류를 얻을 수 있다. 이는 RF나 오디오 주파수 범위에서 높은 수준의 이득(수신기 증폭기 등의 입력 대비 출력 비율)과 증폭도 가능함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나노 라디오 기술의 향후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나노 라디오에 나노급의 바이오센서를 붙여서 당뇨병 환자의 혈관에 삽입하게 되면, 나노 바이오센서가 신체 내의 인슐린 레벨을 검지하고 그 정보를 나노 라디오에 부착된 약물저장고에 전달하여 환자의 당이 떨어지면 인슐린을 자동으로 배출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신체내의 각종 정보를 취합한 나노 라디오가 이를 전자기파로 바꿔 외부의 컴퓨터에 무선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잠을 자기 전에 나노 라디오를 먹으면 밤새도록 온몸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신체의 이상 유무를 나노단위에서 검지하고 이를 담당 의사의 컴퓨터에 자동으로 전송하게 되면 몸의 건강 상태를 아침에 일어나서 알 수 있고, 치유할 수 있는 날이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글 : 이조원 단장(테라급 나노소자 개발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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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직
  • 평점   별 5점

한 가닥의 탄소나노튜브로 구성한 나노미터 크기의 나노 라디오 제작, 탄소나노튜브를 웨이퍼 위에 수평으로 나열하여 네트워크형 어레이 트랜지스터를 만듬, 정말 과학이란 놀랍네요. 나노기술은 정말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것 같아요. 인류에 도움이 되는 부분에서만 이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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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
  • 평점   별 5점

동조기, 증폭기, 검파기가 모두 한개의 나노 튜브로 만들어진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특히 의료 기술과의 접목은 정말 유익한 정보인것 같습니다.

2009-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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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 평점   별 5점

이런 기술이 나오는건 좋지만 많은시간을 투자해서 검증을 재데로 해야할듯하네요,,귓속에서 터지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네요~

200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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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덕
  • 평점   별 5점

정말 과학기술은 놀라웁군요... 이런 소형의 라디오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한 선구자도 놀라고, 나노기술도 놀랍고, 그 기술을 실제로 적용하는 과학자들의 try & error엔 더욱 경이를 표합니다.

2008-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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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지현
  • 평점   별 5점

가끔 안경처럼 껴서 안경알으로 영상이 재생가능한 기계를 생각하게 되는거지만, 역시 사용자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고 눈 앞에서 영상만 재생하게 된다면, 근시가 되겠죠?

2008-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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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 평점   별 4점

귀에다 꽂는건 아니고 눈에 명탐정 코난에 나오는 것 처럼 안경 형태로 쓰고 동영상이나 영화를 보는 장치도 삼성에서 개발 중이라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2008-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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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
  • 평점   별 5점

흠... 인간이 조금씩 사이보그로 진화할것만 같군요~ 조금씩 조금씩 편리함이 늘어가다가 어느순간에 로봇인가 인간인가? 하는 애매한 순간이 오지나 않을까요?

2008-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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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칩 이식 계획
  • 평점   별 5점

세계 비밀정부가 추진하는 인류감시통제계획의 최종단계입니다. 이식시 일거수일투족이 인공위성으로 감시됩니다. 장막뒤의 세계지배세력(유대 프리메이슨)이 인류를 은밀히 가축처럼 사육하게 됩니다. 베리칩으로 검색해보세요.

2008-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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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진
  • 평점   별 3점

이렇게 라디오가 작으면 사용자가 주파수나 볼륨을 자기 마음대로 조정할 방법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2008-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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