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향기 Story
- 스토리
스토리
보다 작게, 보다 가볍게 ? 진화하는 반도체
<KISTI의 과학향기> 제58호 2003년 11월 24일
2001년 4월, 오레곤주립대학교 연구진들이 새로운 투명 "p-형" 반도체를 개발함으로써 새로이 출현중인 투명전자학(transparent electronics)에 커다란 진보를 이루었다. 이 투명 반도체는 수년 전 당시 최고의 투명 반도체로 알려진 소재에 비해 200배 이상의 전도도를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 연구진은 혈관 속에서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성냥개비 절반크기의 초소형 로봇을 개발하였고, 스웨덴에서는 이보다 더 작은 로봇을 최근 개발하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온 것은 21세기 첨단산업의 총아라고 불리는 반도체가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이 반도체 응용기술력의 핵심은 누가 얼마만큼 더 작고 가벼운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느냐이다. 반도체란, 상온에서 금속, 탄소봉 등 도체보다 전기를 잘 통하지 못하지만, 유리. 자기 등 부도체보다는 비교적 전기를 잘 통하는 물질의 총칭. 여기서 물체 내에서 전기의 흐름이란 “강에서의 물의 흐름”에 비유될 수 있는데, 전기 흐름의 경우 물대신 전기를 띤 전하 입자 (예를 들어 양전기를 띤 ‘정공’과 음전기를 띤 ‘전자’)들이 흘러간다. 강물의 경우처럼, 물질 내에서의 전하입자의 양에 따라 전기가 흐르는 정도가 결정되고, 궁극적으로 그물질이 도체, 반도체 혹은 부도체인지가 결정된다. 전기를 도체보다 적게 흐르게 함에도 불구하고, 소자를 반도체로 만드는 이유는, 반도체 내의 전기의 흐름을 쉽게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 마치, 너무 큰 강(도체)에는 댐을 만들기 힘들고, 너무 작은 강(부도체)에는 댐을 만들어 봐야 별 쓸모가 없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개념자체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고 다소 어렵지만, 반도체는 우리 실생활에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컴퓨터, 냉장고, TV, 카메라, 핸드폰은 물론, 초음파영상, MRI(자기공명영상장치)등 의료기기에서 첨단과학의 최고봉인 우주왕복선까지 모두 반도체 칩이 들어가 있다.
반도체의 기본단위는 트렌지스터(전자적으로 작동하는 스위치)로, 반도체의 집적도와 성능은 통상 18개월마다 2배씩 향상된다. 이것이 1965년 미국의 과학자 고든 무어가 주창한 ‘무어의 법칙’이다. 그는 반도체 칩의 정보 기억량은 18~24개월 단위로 2배씩 증가하지만 가격은 변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이론을 내놓았는데, 이를 적용하면 앞으로 5년 뒤 반도체 칩은 10배 이상의 많은 정보의 집적과 프로세서 성능 향상이 기대된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이 무어의 이론보다 더욱더 빠른 속도로 반도체 기술은 급변하고 있다. 머지않아 무거운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다니는 대신 손목 컴퓨터를 차고 다니게 될 소형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러한 정보기술의 혁명적 도약은 실리콘 반도체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가능해졌다. 첨단 IT 산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의 명성은 실리콘으로 상징되는 반도체 기술과 관련이 있고, 실리콘이 반도체 소재로 처음 응용된 것은 1947년 J. 바딘과 W.H. 브래튼에 의해 발견된 점접촉트랜지스터다. 이 실리콘 소재는 반도체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실리콘 소자는 크기가 작아지면서 공정의 단가가 지나치게 높아져 그 부가가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과 소자 전체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실리콘 산화물이나 다른 부도체 막의 두께 또한 줄어, 이들이 더 이상 부도체 역할을 못하고 합선이 되기 시작한다는 물리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실리콘 소자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마그네틱 램, 탄소나노튜브, 싱글엑렐트론 등 몇몇 새로운 소자들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고 있으나, 언제 어떤 새로운 소재가 실리콘을 전면적으로 대체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보다 작게, 보다 가볍게를 추구하는 반도체. 과연 어디까지 작아질 수 있을까.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우리의 반도체 기술력은 이미 손톱만한 크기의 칩 하나에 CD 70장을 담을 수 있는 단계까지 와있다.
지금은 아이디어 수준이지만, 실리콘 소자의 유력한 대안 중 하나가 직접 사람의 몸 속에 삽입돼 신경에서 나오는 생체신호를 수단으로 인체와 대화하는 장치를 이용한 생체칩(biochip)인데, 이것이 현실화되면, 손가락의 피 한방울로 개인의 유전정보가 순식간에 판독돼 질병유무는 물론 신원까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끊임없이 진화되는 반도체 기술이 우리의 미래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예측하기란 그리 쉽지는 않을 듯하다.(과학향기 편집부)
이 반도체 응용기술력의 핵심은 누가 얼마만큼 더 작고 가벼운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느냐이다. 반도체란, 상온에서 금속, 탄소봉 등 도체보다 전기를 잘 통하지 못하지만, 유리. 자기 등 부도체보다는 비교적 전기를 잘 통하는 물질의 총칭. 여기서 물체 내에서 전기의 흐름이란 “강에서의 물의 흐름”에 비유될 수 있는데, 전기 흐름의 경우 물대신 전기를 띤 전하 입자 (예를 들어 양전기를 띤 ‘정공’과 음전기를 띤 ‘전자’)들이 흘러간다. 강물의 경우처럼, 물질 내에서의 전하입자의 양에 따라 전기가 흐르는 정도가 결정되고, 궁극적으로 그물질이 도체, 반도체 혹은 부도체인지가 결정된다. 전기를 도체보다 적게 흐르게 함에도 불구하고, 소자를 반도체로 만드는 이유는, 반도체 내의 전기의 흐름을 쉽게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 마치, 너무 큰 강(도체)에는 댐을 만들기 힘들고, 너무 작은 강(부도체)에는 댐을 만들어 봐야 별 쓸모가 없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개념자체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고 다소 어렵지만, 반도체는 우리 실생활에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컴퓨터, 냉장고, TV, 카메라, 핸드폰은 물론, 초음파영상, MRI(자기공명영상장치)등 의료기기에서 첨단과학의 최고봉인 우주왕복선까지 모두 반도체 칩이 들어가 있다.
반도체의 기본단위는 트렌지스터(전자적으로 작동하는 스위치)로, 반도체의 집적도와 성능은 통상 18개월마다 2배씩 향상된다. 이것이 1965년 미국의 과학자 고든 무어가 주창한 ‘무어의 법칙’이다. 그는 반도체 칩의 정보 기억량은 18~24개월 단위로 2배씩 증가하지만 가격은 변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이론을 내놓았는데, 이를 적용하면 앞으로 5년 뒤 반도체 칩은 10배 이상의 많은 정보의 집적과 프로세서 성능 향상이 기대된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이 무어의 이론보다 더욱더 빠른 속도로 반도체 기술은 급변하고 있다. 머지않아 무거운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다니는 대신 손목 컴퓨터를 차고 다니게 될 소형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러한 정보기술의 혁명적 도약은 실리콘 반도체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가능해졌다. 첨단 IT 산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의 명성은 실리콘으로 상징되는 반도체 기술과 관련이 있고, 실리콘이 반도체 소재로 처음 응용된 것은 1947년 J. 바딘과 W.H. 브래튼에 의해 발견된 점접촉트랜지스터다. 이 실리콘 소재는 반도체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실리콘 소자는 크기가 작아지면서 공정의 단가가 지나치게 높아져 그 부가가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과 소자 전체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실리콘 산화물이나 다른 부도체 막의 두께 또한 줄어, 이들이 더 이상 부도체 역할을 못하고 합선이 되기 시작한다는 물리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실리콘 소자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마그네틱 램, 탄소나노튜브, 싱글엑렐트론 등 몇몇 새로운 소자들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고 있으나, 언제 어떤 새로운 소재가 실리콘을 전면적으로 대체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보다 작게, 보다 가볍게를 추구하는 반도체. 과연 어디까지 작아질 수 있을까.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우리의 반도체 기술력은 이미 손톱만한 크기의 칩 하나에 CD 70장을 담을 수 있는 단계까지 와있다.
지금은 아이디어 수준이지만, 실리콘 소자의 유력한 대안 중 하나가 직접 사람의 몸 속에 삽입돼 신경에서 나오는 생체신호를 수단으로 인체와 대화하는 장치를 이용한 생체칩(biochip)인데, 이것이 현실화되면, 손가락의 피 한방울로 개인의 유전정보가 순식간에 판독돼 질병유무는 물론 신원까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끊임없이 진화되는 반도체 기술이 우리의 미래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예측하기란 그리 쉽지는 않을 듯하다.(과학향기 편집부)

추천 콘텐츠
인기 스토리
-
- 저주파 자극기, 계속 써도 괜찮을까?
- 최근 목이나 어깨, 허리 등에 부착해 사용하는 저주파 자극기가 인기다. 물리치료실이 아니라 가정에서 손쉽게 쓸 수 있도록 작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배터리 충전으로 반나절 넘게 작동한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다. SNS를 타고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을 퍼지면서 판매량도 늘고 있다. 저주파 자극기는 전기근육자극(Electrical Muscle Stimu...
-
- 우리 얼굴에 벌레가 산다? 모낭충의 비밀스러운 삶
- 썩 유쾌한 얘기는 아니지만, 우리 피부에는 세균 같은 각종 미생물 외에도 작은 진드기가 살고 있다. 바로 모낭충이다. 모낭충은 인간의 피부에 살면서 번식하고, 세대를 이어 간다.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은 신생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사람의 피부에 모낭충이 산다. 인간의 피부에 사는 모낭충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주로 얼굴의 모낭에 사는...
-
- [과학향기 Story] 차 한 잔에 중금속이 줄었다? 찻잎의 숨겨진 능력!
- 하루하루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은 잠을 깨우기 위해 커피를 마신다. 이에 커피 소비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커피의 소비량은 ‘차(茶)’의 소비량을 뛰어넘지 못했다. 이는 많은 국가에서 차를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카페인 외에도 다양한 성분이 함유돼 있어, 건강을 목적으로 섭취하는 사람들도 다수 존재한다. ...
이 주제의 다른 글
- [과학향기 for kids] 추위에도 끄떡없어! 북극곰의 털이 얼어붙지 않는 비결은?
- [과학향기 Story] 울퉁불퉁 도로의 포트홀, 해바라기유로 고친다?
- [과학향기 Story] ‘화마’ 불러오는 전기차 화재…피해 심각한 이유는?
- [과학향기 Story] 점점 더워지는 여름, 건물 온도를 낮출 방법은?
- [과학향기 for Kids] 종이에 베이면 왜 이렇게 아플까?
- [과학향기 Story] 영원의 상징 다이아몬드, 실험실에서 만든다?
- ‘누나’가 만들어낸 희소성 만점 핑크 다이아몬드, 비결은 초대륙 충돌
- 2022-2023, ‘양자 개념’이 노벨상 연속으로 차지했다? 양자 연구 톺아보기
- 일장춘몽(一場春夢)이었나? LK-99 초전도체 가능성 ‘0으로 수렴 중’
- 메이드 인 스페이스! 우주에서 약 만드는 시대 온다
음, 생체칩, 영화에서 많이 보던 것이네요. 앞으로 생체칩이 개발된다면 어떤 세상이 올까요..
2009-04-20
답글 0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될지 계속 지켜봐야 겠네요~
2009-04-05
답글 0
항상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2009-03-30
답글 0
...^^
2003-11-24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