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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이 성병을 억제한다? 헤르페스 억제 원리 규명

<KISTI의 과학향기> 제3812호   2022년 12월 12일
비만은 각종 질병에 대해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그런데 나쁘기만 할 것 같은 비만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관찰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은 비만인 암컷 생쥐가 성병을 일으키는 단순 2형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더 높은 저항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밝혔다. 
 
단순 2형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생식기 주변에 수포가 생기며 간지러움과 통증이 생긴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감염률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여성 생식기를 통해 2형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감염되면, 질내 공생미생물과 T세포의 상호작용을 통해 바이러스에 저항성이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성의 생식기 내에는 젖산균을 포함한 공생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비만인 여성은 마른 여성과는 질 내 공생미생물의 조성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연구팀은 비만인 암컷 생쥐의 질 내에는 장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 균들이 섞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균들이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르기닌을 활발하게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아르기닌이 바이러스 초기 감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르기닌은 질 내의 감마델타 T세포의 항바이러스 면역반응을 강화하고, 적응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는 시기보다 이른 시기에 바이러스 감염과 전파를 이미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이흥규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만이 특정 감염 질병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고, 앞으로 비만인 환자들의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에 참고가 될 것이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분자 메커니즘을 응용해 항바이러스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연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11월 8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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