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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의 입자 - 중성미자의 비밀은 풀리는가?
<KISTI의 과학향기> 제163호 2004년 07월 26일
최근 중성미자(Neutrino, 中性微子)에 대한 국제적 공동실험 결과가 발표되면서, 그동안 수수께끼의 입자로 불려온 중성미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 물리학부 김수봉 교수 등 한국의 물리학자 및 일본의 고에너지연구소, 미국 등 8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K2K 국제 공동연구팀은 지난 달 중성미자가 질량을 지닌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중성미자란 과연 어떤 입자이며, 또한 전세계 물리학자들이 그 동안 지대한 관심을 쏟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뉴트리노(Neutrino)라 불리는 중성미자는 아주 작은 소립자의 일종이다. 1930년대에 파울리, 페르미 등이 방사성 물질 붕괴의 과정에서 에너지 보존법칙이 깨지지 않도록 설명하기 위하여 도입한 입자로서, 전하량이 없고 전기적으로는 중성이다. 그 후 실험적으로도 중성미자의 존재가 증명되고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이에 대해 연구해 왔지만, 다른 입자와는 거의 상호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 입자를 검출하거나 성질을 밝히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즉 중성미자는 빛의 입자인 광자에 이어서 우주 공간에서 두 번째로 많지만, 이 입자에 질량이 있는지 없는지조차도 제대로 모를 정도로 수수께끼의 입자로 꼽혀왔다. 중성미자는 1초에도 수 조개씩 지구를 지나갈 정도이지만, 검출 가능한 것은 고작 하루에 몇 개일 정도로 극소수이다.
현대 입자물리학의 근간을 이루는 이른바 표준모형에 따르면, 물질을 구성하는 성분에는 쿼크, 경입자(렙톤), 게이지 입자가 있고, 중성미자는 그 중 경입자로 분류된다. 경입자에는 중성미자 이외에 전자, 뮤온입자(뮤), 타우입자가 있고, 중성미자 역시 이에 대응되는 전자중성미자, 뮤온중성미자, 타우중성미자의 세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표준모형에서는 중성미자에 질량이 없는 것으로 가정해 왔는데, 광자처럼 질량이 없는 입자는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에 다른 입자로 바뀌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국제 공동연구팀의 이번 실험에서는 가속기를 통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중성미자 빔을 멀리 떨어진 곳에서 검출기로 관찰한 결과, 최초의 중성미자가 다른 종류의 중성미자로 변환되는 진동현상을 관측함으로써 중성미자에 질량이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표준모형은 틀린 셈이 되므로 입자물리학 이론에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중성미자의 질량 여부가 큰 관심을 끌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그것이 우주를 구성하는 이른바 암흑물질일 가능성 때문이다. 현재의 우주는 이론적으로 계산된 것보다 훨씬 작은 질량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우리가 확인하지 못한 미지의 암흑물질이 우주 구성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해 왔는데, 중성미자는 우주에 대단히 많은 양이 존재하므로 약간의 질량만 지녀도 암흑물질을 설명할 수 있는 후보로 꼽힐만하다. 그러나 이 경우 천문학에서 해석하기 힘든 다른 문제가 있다는 반론도 나와서, 암흑물질로서의 중성미자에 관한 관심은 예전에 비해 줄어든 편이긴 하다.
중성미자에 관련된 연구는 여러 차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것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950년대에 원자로 내에서 처음으로 중성미자를 검출했던 미국의 라이네스 등은 훗날인 1995년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고, 1962년에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슈바르츠, 레더만, 슈타인베르크는 입자가속기를 이용하여 인공적인 중성자빔을 만드는 데에 성공함으로써 1988년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일본 동경대 꼴지 졸업생 출신으로 2002년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여 화제를 모았던 일본의 고시바 마사토시 교수의 연구팀은, 지하 1,000m의 아연 광산에 5만톤의 물탱크로 이루어진 중성미자 검출장치 슈퍼 가미오칸테를 제작하여 태양과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중성미자들을 검출하는데 성공하였고 이 장치는 이번의 국제공동연구 실험에서도 이용된 바 있다.
노벨상 수상을 의도적으로 겨냥하여 특정 연구를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겠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기초과학 분야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맥스웰, 헤르츠 등이 19세기에 예언하고 존재를 입증한 전자기파가 오늘날 TV 방송, 휴대전화 및 각종 무선통신 등에 널리 이용되듯이, 먼 훗날에는 중성미자가 전자기파의 간섭 문제 등을 극복하고 우주개발 시대에도 적합한 새로운 통신수단으로 활용될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글 : 최성우-과기인연합 운영위원)
현대 입자물리학의 근간을 이루는 이른바 표준모형에 따르면, 물질을 구성하는 성분에는 쿼크, 경입자(렙톤), 게이지 입자가 있고, 중성미자는 그 중 경입자로 분류된다. 경입자에는 중성미자 이외에 전자, 뮤온입자(뮤), 타우입자가 있고, 중성미자 역시 이에 대응되는 전자중성미자, 뮤온중성미자, 타우중성미자의 세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표준모형에서는 중성미자에 질량이 없는 것으로 가정해 왔는데, 광자처럼 질량이 없는 입자는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에 다른 입자로 바뀌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국제 공동연구팀의 이번 실험에서는 가속기를 통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중성미자 빔을 멀리 떨어진 곳에서 검출기로 관찰한 결과, 최초의 중성미자가 다른 종류의 중성미자로 변환되는 진동현상을 관측함으로써 중성미자에 질량이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표준모형은 틀린 셈이 되므로 입자물리학 이론에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중성미자의 질량 여부가 큰 관심을 끌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그것이 우주를 구성하는 이른바 암흑물질일 가능성 때문이다. 현재의 우주는 이론적으로 계산된 것보다 훨씬 작은 질량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우리가 확인하지 못한 미지의 암흑물질이 우주 구성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해 왔는데, 중성미자는 우주에 대단히 많은 양이 존재하므로 약간의 질량만 지녀도 암흑물질을 설명할 수 있는 후보로 꼽힐만하다. 그러나 이 경우 천문학에서 해석하기 힘든 다른 문제가 있다는 반론도 나와서, 암흑물질로서의 중성미자에 관한 관심은 예전에 비해 줄어든 편이긴 하다.
중성미자에 관련된 연구는 여러 차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것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950년대에 원자로 내에서 처음으로 중성미자를 검출했던 미국의 라이네스 등은 훗날인 1995년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고, 1962년에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슈바르츠, 레더만, 슈타인베르크는 입자가속기를 이용하여 인공적인 중성자빔을 만드는 데에 성공함으로써 1988년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일본 동경대 꼴지 졸업생 출신으로 2002년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여 화제를 모았던 일본의 고시바 마사토시 교수의 연구팀은, 지하 1,000m의 아연 광산에 5만톤의 물탱크로 이루어진 중성미자 검출장치 슈퍼 가미오칸테를 제작하여 태양과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중성미자들을 검출하는데 성공하였고 이 장치는 이번의 국제공동연구 실험에서도 이용된 바 있다.
노벨상 수상을 의도적으로 겨냥하여 특정 연구를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겠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기초과학 분야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맥스웰, 헤르츠 등이 19세기에 예언하고 존재를 입증한 전자기파가 오늘날 TV 방송, 휴대전화 및 각종 무선통신 등에 널리 이용되듯이, 먼 훗날에는 중성미자가 전자기파의 간섭 문제 등을 극복하고 우주개발 시대에도 적합한 새로운 통신수단으로 활용될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글 : 최성우-과기인연합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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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꼭 알아야하는 정보를 또 하나 배워가는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2009-04-05
답글 0
항상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
2009-03-30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