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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악취 싹~ 섬유 탈취제 만들기
<KISTI의 과학향기> 제1683호 2012년 08월 29일
“오늘 회식이다!”
“오랜만에 고기 좀 구워볼까?”
삼겹살에 목살, 돼지갈비까지…, 다양한 고기들을 배불리 먹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다 먹고 나오자 온몸에 고기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걸 어쩐다, 하지만 냄새고 뭐고 어서 가서 쉬고픈 마음뿐이다. 지하철에 성큼 올라타 자리를 잡으니 주변 사람들이 코를 틀어막거나 힐끗힐끗 쳐다본다. ‘바람 쐬면서 냄새 좀 빼고 탈걸’ 이런 생각이 잠시 스쳤으나 이미 뒤늦은 후회일 뿐이다. 옷에 밴 고기 냄새, 쉽고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알코올과 정제수만 있다면 집에서 손쉽게 섬유 탈취제를 만들 수 있다.
[교과과정]
초 4-1 모습을 바꾸는 물
초 5-2 용해와 용액
중 1 기체 분자의 운동
중 2 우리 주위의 화합물
[학습주제]
휘발성 물질 이해하기
분자의 확산 운동 이해하기
<실험 방법 및 원리>

*실험 주의사항 : 흰옷이나 실크 재질의 옷에 뿌리면 얼룩이 질 수 있습니다.
<실험 동영상>
옷에 밴 고기냄새나 담배냄새는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사람의 기분도 불쾌하게 만들어요.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옷을 걸어두면 냄새가 서서히 빠지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냄새 제거제들이 개발됐다. 그중 옷에 직접 뿌려 냄새를 제거하는 섬유 탈취제는 알코올 성분이 증발하면서 냄새의 원인물질과 함께 휘발되는 원리다.
그렇다면 고기 냄새는 왜 잘 빠지지 않는 걸까? 고기를 불에 구우면 특유의 냄새가 널리 퍼진다. 고기를 구우면 고기 표면에서는 수분이 제거되면서 부분적으로 온도가 상승한다. 이때 열분해가 쉽게 일어나 아미노산과 같은 성분에서 피라진, 퓨라논 등이 만들어진다. 이 물질들이 바로 고기 굽는 냄새의 정체다.
이런 냄새 분자가 옷에 닿으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 것들은 대부분 분자량이 크다.0 담배를 피운 사람에게서 담배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담배의 성분 중 타르의 분자량이 커, 옷에서 쉽게 떨어져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분자량이 작은 물질들은 분자량이 큰 물질들에 비해 바람이나 물리적 충격으로 쉽게 다른 곳으로 움직여 냄새가 쉽게 가신다.
섬유 속 냄새물질은 대부분 탄소(C), 수소(H), 산소(O)를 기본으로 한 유기화합물에 해당된다. 땀냄새나 발냄새, 담배냄새, 음식냄새, 페인트냄새 등은 모두 유기화합물이다. 섬유 탈취제의 흡착성분은 분자구조가 이들 유기화합물을 감싸서 흡착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는데, 섬유에 붙어 있는 유기화합물을 감싼 후 섬유에서 떨어뜨려 공기 중으로 같이 날아간다. 섬유 탈취제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페브리즈’와 같은 제품은 수산화프로필 베타 사이클로덱스트린, 염화아연 등의 분자로 이뤄진 물질이 섬유에 밴 냄새 분자를 감싸 증발시킨다.
때문에 옷에서 나는 담배 냄새, 고기 냄새 등 잡냄새를 없애고 싶다면 섬유 탈취제를 충분히 뿌린 후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두자. 한 두 시간 이상 걸어놓으면 섬유 탈취제 성분과 냄새 입자들이 증발하며 잠냄새가 사라진다. 단, 섬유 탈취제를 뿌린 후 옷장에 바로 넣거나 개어 놓으면 냄새입자가 잘 증발되지 못해 탈취효과가 반감된다.
옷에서 나는 냄새는 음식, 담배 등 증기에 의해 생기기도 하지만 곰팡이와 같이 미생물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오랜만에 옷장에서 꺼낸 옷에서 나는 곰팡이 냄새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섬유 탈취제로 곰팡이나 세균까지 없앨 수 있을까? 옷장 속에도 세균과 곰팡이가 많이 번식하는데, 곰팡이 제거 효과가 있는 섬유 탈취제를 사용하면 세균 제거는 물론 옷에 생기는 곰팡이도 예방할 수 있다.
한편 섬유 탈취제를 뿌리면 어느 정도 떨어져 있어도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이는 향기 분자가 공기 중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체 분자가 공기 중으로 퍼져가는 현상을 ‘확산’이라고 한다. 기체 분자는 확산되는 과정에서 서로 부딪히거나 떨어지며 불규칙한 운동을 반복한다. 또 농도가 높은 곳에서 농도가 낮은 곳으로 이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향기 분자가 멀리까지 골고루 퍼져나갈 수 있는 것이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오랜만에 고기 좀 구워볼까?”
삼겹살에 목살, 돼지갈비까지…, 다양한 고기들을 배불리 먹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다 먹고 나오자 온몸에 고기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걸 어쩐다, 하지만 냄새고 뭐고 어서 가서 쉬고픈 마음뿐이다. 지하철에 성큼 올라타 자리를 잡으니 주변 사람들이 코를 틀어막거나 힐끗힐끗 쳐다본다. ‘바람 쐬면서 냄새 좀 빼고 탈걸’ 이런 생각이 잠시 스쳤으나 이미 뒤늦은 후회일 뿐이다. 옷에 밴 고기 냄새, 쉽고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알코올과 정제수만 있다면 집에서 손쉽게 섬유 탈취제를 만들 수 있다.
[교과과정]
초 4-1 모습을 바꾸는 물
초 5-2 용해와 용액
중 1 기체 분자의 운동
중 2 우리 주위의 화합물
[학습주제]
휘발성 물질 이해하기
분자의 확산 운동 이해하기
<실험 방법 및 원리>

*실험 주의사항 : 흰옷이나 실크 재질의 옷에 뿌리면 얼룩이 질 수 있습니다.
<실험 동영상>
옷에 밴 고기냄새나 담배냄새는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사람의 기분도 불쾌하게 만들어요.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옷을 걸어두면 냄새가 서서히 빠지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냄새 제거제들이 개발됐다. 그중 옷에 직접 뿌려 냄새를 제거하는 섬유 탈취제는 알코올 성분이 증발하면서 냄새의 원인물질과 함께 휘발되는 원리다.
그렇다면 고기 냄새는 왜 잘 빠지지 않는 걸까? 고기를 불에 구우면 특유의 냄새가 널리 퍼진다. 고기를 구우면 고기 표면에서는 수분이 제거되면서 부분적으로 온도가 상승한다. 이때 열분해가 쉽게 일어나 아미노산과 같은 성분에서 피라진, 퓨라논 등이 만들어진다. 이 물질들이 바로 고기 굽는 냄새의 정체다.
이런 냄새 분자가 옷에 닿으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 것들은 대부분 분자량이 크다.0 담배를 피운 사람에게서 담배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담배의 성분 중 타르의 분자량이 커, 옷에서 쉽게 떨어져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분자량이 작은 물질들은 분자량이 큰 물질들에 비해 바람이나 물리적 충격으로 쉽게 다른 곳으로 움직여 냄새가 쉽게 가신다.
섬유 속 냄새물질은 대부분 탄소(C), 수소(H), 산소(O)를 기본으로 한 유기화합물에 해당된다. 땀냄새나 발냄새, 담배냄새, 음식냄새, 페인트냄새 등은 모두 유기화합물이다. 섬유 탈취제의 흡착성분은 분자구조가 이들 유기화합물을 감싸서 흡착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는데, 섬유에 붙어 있는 유기화합물을 감싼 후 섬유에서 떨어뜨려 공기 중으로 같이 날아간다. 섬유 탈취제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페브리즈’와 같은 제품은 수산화프로필 베타 사이클로덱스트린, 염화아연 등의 분자로 이뤄진 물질이 섬유에 밴 냄새 분자를 감싸 증발시킨다.
때문에 옷에서 나는 담배 냄새, 고기 냄새 등 잡냄새를 없애고 싶다면 섬유 탈취제를 충분히 뿌린 후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두자. 한 두 시간 이상 걸어놓으면 섬유 탈취제 성분과 냄새 입자들이 증발하며 잠냄새가 사라진다. 단, 섬유 탈취제를 뿌린 후 옷장에 바로 넣거나 개어 놓으면 냄새입자가 잘 증발되지 못해 탈취효과가 반감된다.
옷에서 나는 냄새는 음식, 담배 등 증기에 의해 생기기도 하지만 곰팡이와 같이 미생물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오랜만에 옷장에서 꺼낸 옷에서 나는 곰팡이 냄새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섬유 탈취제로 곰팡이나 세균까지 없앨 수 있을까? 옷장 속에도 세균과 곰팡이가 많이 번식하는데, 곰팡이 제거 효과가 있는 섬유 탈취제를 사용하면 세균 제거는 물론 옷에 생기는 곰팡이도 예방할 수 있다.
한편 섬유 탈취제를 뿌리면 어느 정도 떨어져 있어도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이는 향기 분자가 공기 중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체 분자가 공기 중으로 퍼져가는 현상을 ‘확산’이라고 한다. 기체 분자는 확산되는 과정에서 서로 부딪히거나 떨어지며 불규칙한 운동을 반복한다. 또 농도가 높은 곳에서 농도가 낮은 곳으로 이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향기 분자가 멀리까지 골고루 퍼져나갈 수 있는 것이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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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제목이 뭐에여
2015-09-27
답글 0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012-12-03
답글 0
흔히 사서쓰는 섬유탈취제를 이렇게 쉽게 제조할 수 있다는것을 처음 알았네요 ㅎㅎ
2012-11-12
답글 0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흰옷이나 실크재질만 빼면 안심하고 사용해도 되는 건가요?
그리고 아로마오일은 어디서 구매하나요?
2012-09-04
답글 0
안녕하세요, 과학향기 편집부입니다.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소독용 알코올의 용량이 250ml거든요^^ 이 경우 정제수는 약 107ml가 필요한데, 편의상 100ml 가량이라고 표현했습니다. 350:150으로 만드셔도 됩니다^^
2012-08-31
답글 0
판매용도 마찬가지지만 너무 오래도록 보관하면 좋지 않겠지요 ㅎㅎ 단, 제조 후 사용하실 때마다 꼭 흔들어주신 후 스프레이 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2012-08-31
답글 0
유익한 정보에 감사 전합니다
2012-08-31
답글 0
알코올은 공기 중으로 쉽게 증발하기 때문에 화기 근처나 화기에 대고 뿌리지만 않는다면 화재에 대한 염려는 안하셔도 될 듯합니다^^
2012-08-31
답글 0
제가 잘 못 본건지 7:3이면 350:150으로 넣어야 맞는 것 아닌가요? 무식해서 죄송...
2012-08-30
답글 0
잘 보고 갑니다
2012-08-30
답글 0
감사합니다.
그런데 알코올을 스프레이하고, 증발할 시 화재 위험은 없을 까요?
2012-08-30
답글 0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ㄲㅃ
2012-08-30
답글 0
감사를 드리며 잘 읽어 보았음을 알립니다. 앞으로도 잘 좋은 지식 부탁드립니다...!
2012-08-29
답글 0
섬유탈취제 매번 사서 썼는데, 실험을 보니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 수 있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012-08-29
답글 0
그러게요 소독용알코올만 있음 되네요.
2012-08-29
답글 0
안녕하세요, 과학향기 편집부입니다. 지적해 주신 부분을 확인 후 수정했습니다. 과학향기에 많은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앞으로는 좀 더 신경써서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08-29
답글 0
실험방법의 그림과 설명이 일치하지 않네요. 그림 3번과 4번이 바뀌었습니다. 확인 바랍니다.
2012-08-29
답글 0
재료도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제조방법도 간단한 아주 유용한 자료군요.
그런데 재료가 일반 액체보다 증발이 빠른 재료인데 제조 후 장기간 두고 사용해도 효과가 있는지 궁금하군요..... ^*^
2012-08-29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