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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Story] 어디서든 인터넷을 쓸 수 있다…스타링크, 한국 통신 시장 뒤엎나
<KISTI의 과학향기> 제3134호 2025년 02월 17일전 지구를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로 연결하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가 드디어 국내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타링크 서비스의 국경 간 공급 협정 승인을 위한 ‘주파수 이용 조건’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타링크의 모회사인 스페이스X와 순조롭게 협의가 이뤄지면 다가오는 3월에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과연 스타링크는 국내 통신 시장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스타링크, 대체 어떤 점이 특별할까?
스타링크는 기존의 위성 통신망과 광케이블 통신의 한계를 부수기 위해 재활용 로켓 발사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전개하는 지구 ‘저궤도’ 위성 통신망이다. 기존 위성 통신망은 보통 지구에서 먼, 고도 약 3만 6,000km의 정지궤도를 도는 위성을 활용한다. 따라서 거리 때문에 속도가 느리고 신호를 주고받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필연적으로 지연 시간이 발생한다. 반면 광케이블 통신은 매우 빠르지만 이를 포설하는 데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인프라를 잘 갖춘 도시에서나 이용할 수 있지 오지나 전쟁 지역에서는 언감생심이다.
이처럼 기존 위성통신망과 광케이블은 각각 단점을 안고 있지만, 스타링크는 이들의 단점을 모두 상쇄한다. 기본적인 발상은 이렇다. 전 지구에 하나도 빠짐없이 케이블을 깔 수는 없다. 따라서 위성을 쏘아 올리되, 통신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약 1,500km의 지구 저궤도를 돌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했을 때 스타링크의 지연 시간은 20~40m/s 수준으로, 이는 지상 광케이블 수준에 근접한 속도다. 그런데 위성 한두 개로는 전 지구를 감당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는 위성을 대규모 군집으로 만들어서 해결한다. 바로 메가컨스텔레이션(megaconstellations)이다. 스타링크는 수천 개의 소형 위성으로 쏘아 올려 전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다. 산간 지역, 사막, 해상, 심지어 남극까지도 문제없다.
지난 2020년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링크는 현재 약 7,000개 위성을 기반으로 영국, 독일, 호주, 프랑스, 일본 등 전 세계 102개국에서 300여만 명이 광대역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2027년까지 스타링크 위성을 1만 2,000개로 늘려 전 세계 위성 인터넷망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저궤도 위성을 배치해 4만 2,000개의 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히 전 지구의 연결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스타링크, 한국에서도 통할까?
한데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국토가 작고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 게다가 스타링크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기본적으로 스타링크 키트가 필요하며 이 키트에는 위성 안테나, 와이파이(Wi-Fi) 라우터, 전원 공급 장치, 연결 케이블이 포함된다. 이런 번거로움을 극복하고 스타링크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일각에선 스타링크가 항공 및 선박, 기타 미래형 교통의 이동통신 분야에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본다. 미래 6G 시대의 위성통신은 초고속 저지연 저궤도 위성을 이용해 항공기나 선박에서도 끊임없이 인터넷을 공급하고자 한다. 이미 미국에서는 항공기용 스타링크 안테나를 탑재해 기내 탑승객이 로그인이나 추가적인 결제 없이 무료로 제한 없는 기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스타링크 에이비에이션(Starlink Aviation)’ 서비스가 출시된 이후, 대형트럭과 캠핑카를 위한 ‘스타링크 포 랜드 모빌리티(Starlink for land mobility)’가 선보여지며 다양한 곳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한다.
사진 2. 스타링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스타링크 키트가 필요하다. 사용이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지만, 다양한 곳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Shutterstock
더불어 6G 시대의 차세대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 UAM) 역시 스타링크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분야다. UAM은 드론,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소형 항공기 등을 활용해 도심 내 또는 도심과 인근 지역 간의 사람과 화물을 빠르게 운송하는 미래형 교통 시스템이다. UAM의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선 반드시 실시간 관제가 필요하다. 잠깐이라도 통신 연결이 끊어진다면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그렇기에 원활한 작동을 위해서는 커버 지점이 단절되는 경계 구간이 없고, 신호 전달이 초고속 저지연으로 이뤄지는 6G 통신이 기본 인프라가 되어야 한다. 이 경우 정지궤도 통신이나 광케이블보다는 저궤도인 스타링크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스타링크는 휴대전화 이동통신 서비스도 런칭할 계획이다. 이른바 ‘다이렉트 투 셀(Direct to Cell)'로서 스마트폰 내에 탑재된 안테나만으로 위성을 연결하여 통화와 인터넷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이다. 스페이스X는 2024년 1월 2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된 인공위성에 스마트폰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섯 대의 다이렉트 투 셀 인공위성을 포함했다. 이 위성이 우주에서 지상의 기지국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2024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전송 서비스로 시작해 2025년과 이후 음성통화와 인터넷 데이터 사용, 사물인터넷(IoT) 연결까지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타링크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와 손을 잡을 예정이다. 한국 이동통신사를 통한 스타링크 단말기 가격은 약 20만 원이며, 월 이용료는 14만 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비싼 가격에 비해 당장은 개인 이용자가 스타링크 서비스에서 얻을 실익은 없다. 스타링크는 통신의 사각지대가 없다는 강점을 통해 인터넷 사용이 원활하지 않은 선박, 항공 B2B 사업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저궤도 위성통신은 당분간 기존 통신 서비스의 보완 역할에 그치겠지만 그 잠재력은 크다. 지상과 해상, 공중을 잇는 통신을 구현하려는 6G에선 지상망과 위성망의 결합이 선결과제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저궤도 없이는 6G 실현이 불가능하다. 시간이 더 흘러 저궤도 위성통신의 가격이 낮아지면 통신산업의 지형도가 바뀔 수도 있다. 스타링크에는 운용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발사체의 재활용하기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정부도 ‘한국판 스타링크’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3,200억 원을 투입한다. 저궤도 통신위성은 2기를 발사한다고 밝혔다. 아이폰 덕분에 국내 스마트폰의 판세가 바뀐 것처럼, 스타링크도 이동통신 혁신을 가속할지 모른다.
대한민국에도 스타링크가?!!
KISTI의 과학향기
글 : 권오현 과학 칼럼니스트, 일러스트 : 이명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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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 전부터 모토롤라가 주축이 되어 전세계를 위성전화로 묶어주는 저궤도 위성통신망 사업이 있었다.
단지 당시에는 인터넷이 지금만큼 보편화되어 있지 않았고 음성,전화 통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한국이동통신 후신인 SKT가 1990낸대 중반에 사업에 참여해서 1.5%의 지분을 투자했었다.
지금 스페이스X가 벌이는 사업도 그리 놀라운건 아닌데 위성을 수만개나 띄어 놓으면 발생되는 우주 쓰레기와
각종 사고 및 타국가 우주 공간의 점유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오히려 관심거리가 될듯 하다.
202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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