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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절주가 필요한 당신, 계영배로 마셔라~
<KISTI의 과학향기> 제1139호 2010년 07월 05일
#1. 2010년 6월 28일 오후 10시, 월드컵 경기가 열리고 있는 남아공의 넬슨만델라 경기장에서는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16강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캐스터들은 흥분된 목소리로 경기를 중계했고, A사의 직원 몇몇은 맥주집에 모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캐스터 : 아….골이네요~ 저걸 놓치나요!
이 과장 : 시작하자마자 골을 내주다니. 마셔~
캐스터 : 박주영 슈웃~~. 아~~골대 맞고 나옵니다.
김 대리 : 에잇, 한 잔 해~
캐스터 : 슛~~골~~!! 이청용, 이청용 동점골!
해설자 : 아~~좋습니다~!!!”
최 대리 : 캬~ 됐다, 됐어! 그대로 계속 밀고 나가는 거야~~(꿀꺽꿀꺽)
캐스터 : 슈웃~ 아, 아깝네요!”
해설자 : 네~ 좋은 기회였는데 말이죠.”
일동 : ......(꿀꺽꿀꺽)
(심판 : 경기 종료 휘슬을 분다.)
캐스터 : 경기 끝났습니다. 우리 선수들 정말 잘 싸웠습니다만….
이 과장 : 끄윽, 여기 한 잔, 아니 한 병 더~~.
#2. 같은 시각, 월드컵 응원 열기를 취재하고 있는 김영배 기자의 리포트다.
김 기자 : 안녕하십니까? 시청 앞 서울광장에 나와 있는 김영배 기자입니다! 이곳에서 한국의 16강전 경기를 관람하는 시민들을 취재해 봤는데요. 관중들은 골을 넣었다는 기쁨에, 혹은 골을 넣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연거푸 맥주잔을 들이켰습니다.
인터뷰 남 : 역시, 월드컵 하면 치킨에 맥주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김 기자 : 이렇게 한 두잔씩 들이키시다가는 내일 몸이 안 좋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남 : 뭐, 괜찮습니다! 내일은 일요일 아닙니까. 하하
김 기자 : 비록 한국은 16강전에서 패했지만, 이제껏 잘 싸워준 태극전사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시청에서, 김영배 기자였습니다! (저도 맥주 한 잔 주세요~~)
<계영배의 모습 사진제공 : 동아일보>
과유불급(過猶不及). 무엇이든 정도를 지나치는 것은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월드컵을 관전하며 술을 마실 수는 있지만, 과음은 피해야 할 적(敵). 본인의 의지만으로 술을 절제 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의지가 약하다고 지레 포기할 필요는 없다. 여기 과음 예방을 위한 술잔, ‘계영배(戒盈杯)’가 있기 때문이다.
계영배는 ‘넘침을 경계하는 잔’이라는 뜻을 가졌으며 여기에 70% 이상 술을 채우면 모두 밑으로 흘러내리는 신비의 잔이다. 고대 중국에서 하늘에 정성을 드리는 제천의식을 위해 만들었던 ‘의기(儀器)’에서 유래됐으며,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계영배 만들기]
1.준비물 : 종이컵, 중간 부분에 주름이 있는 빨대 1개, 고무찰흙, 칼, 고무 밴드
2. 빨대의 주름진 부분을 구부리고 컵 길이의 8/10정도로 긴 쪽 빨대를 자른다.
3. 컵의 바닥에 빨대가 들어갈 정도의 십자형 구멍을 칼로 만든다.
연필을 넣어 빨대가 쉽게 들어가도록 구멍을 조금 넓힌다.
4. 종이컵 안의 구멍에 길이가 좀 더 긴 빨대를 꽂는다.
길이가 짧은 빨대 끝은 종이컵 밑바닥에서 살짝 떼어둔다.
구부린 빨대가 벌어지지 않도록 고무 밴드를 살짝 감아준다.
5. 물이 새지 않도록 컵 안쪽, 구멍을 통과한 빨대 부분에 고무찰흙을 붙인다.
6. 물을 부어본다.
이제 종이컵으로 만든 계영배에 물을 따라보자. 물을 빨대의 높이보다 적게 따르면 컵은 새지 않는다. 하지만 물을 빨대의 높이보다 높게 따르면, 그때부터 물이 밑바닥으로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바로 ‘압력’에 있다. 물을 빨대의 높이보다 적게 따를 경우, 종이컵 내의 수압과 빨대 내의 대기압이 같기 때문에 물이 새지 않는다. 하지만 물을 빨대보다 높이 따를 경우, 컵을 채운 수압이 빨대 속의 대기압보다 커져, 물이 종이컵 밑바닥과 연결된 빨대 끝까지 빨려 들어간다. 이로 인해 물이 컵 밑바닥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줄줄 새던 물은 컵 안쪽에 있는 빨대 끝 부분에 이르러서야 흐름을 멈춘다. 따라서 계영배에 술을 따를 때 욕심을 부려 적정선을 넘길 경우, 오히려 한 모금 밖에 마실 수 없게 된다. 이 얼마나 지혜로운 컵인가.
계영배는 과음을 경계하라는 뜻으로 절주배(節酒杯)라고도 불린다. 이번 기회에 계영배를 통해 절제의 미덕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글 : 과학향기 편집부
※ 과학향기 제507호 ‘과음을 경계하는 잔, 계영배(2006년 10월 6일자)’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캐스터 : 아….골이네요~ 저걸 놓치나요!
이 과장 : 시작하자마자 골을 내주다니. 마셔~
캐스터 : 박주영 슈웃~~. 아~~골대 맞고 나옵니다.
김 대리 : 에잇, 한 잔 해~
캐스터 : 슛~~골~~!! 이청용, 이청용 동점골!
해설자 : 아~~좋습니다~!!!”
최 대리 : 캬~ 됐다, 됐어! 그대로 계속 밀고 나가는 거야~~(꿀꺽꿀꺽)
캐스터 : 슈웃~ 아, 아깝네요!”
해설자 : 네~ 좋은 기회였는데 말이죠.”
일동 : ......(꿀꺽꿀꺽)
(심판 : 경기 종료 휘슬을 분다.)
캐스터 : 경기 끝났습니다. 우리 선수들 정말 잘 싸웠습니다만….
이 과장 : 끄윽, 여기 한 잔, 아니 한 병 더~~.
#2. 같은 시각, 월드컵 응원 열기를 취재하고 있는 김영배 기자의 리포트다.
김 기자 : 안녕하십니까? 시청 앞 서울광장에 나와 있는 김영배 기자입니다! 이곳에서 한국의 16강전 경기를 관람하는 시민들을 취재해 봤는데요. 관중들은 골을 넣었다는 기쁨에, 혹은 골을 넣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연거푸 맥주잔을 들이켰습니다.
인터뷰 남 : 역시, 월드컵 하면 치킨에 맥주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김 기자 : 이렇게 한 두잔씩 들이키시다가는 내일 몸이 안 좋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남 : 뭐, 괜찮습니다! 내일은 일요일 아닙니까. 하하
김 기자 : 비록 한국은 16강전에서 패했지만, 이제껏 잘 싸워준 태극전사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시청에서, 김영배 기자였습니다! (저도 맥주 한 잔 주세요~~)
<계영배의 모습 사진제공 : 동아일보>
과유불급(過猶不及). 무엇이든 정도를 지나치는 것은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월드컵을 관전하며 술을 마실 수는 있지만, 과음은 피해야 할 적(敵). 본인의 의지만으로 술을 절제 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의지가 약하다고 지레 포기할 필요는 없다. 여기 과음 예방을 위한 술잔, ‘계영배(戒盈杯)’가 있기 때문이다.
계영배는 ‘넘침을 경계하는 잔’이라는 뜻을 가졌으며 여기에 70% 이상 술을 채우면 모두 밑으로 흘러내리는 신비의 잔이다. 고대 중국에서 하늘에 정성을 드리는 제천의식을 위해 만들었던 ‘의기(儀器)’에서 유래됐으며,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계영배 만들기]
1.준비물 : 종이컵, 중간 부분에 주름이 있는 빨대 1개, 고무찰흙, 칼, 고무 밴드
2. 빨대의 주름진 부분을 구부리고 컵 길이의 8/10정도로 긴 쪽 빨대를 자른다.
3. 컵의 바닥에 빨대가 들어갈 정도의 십자형 구멍을 칼로 만든다.
연필을 넣어 빨대가 쉽게 들어가도록 구멍을 조금 넓힌다.
4. 종이컵 안의 구멍에 길이가 좀 더 긴 빨대를 꽂는다.
길이가 짧은 빨대 끝은 종이컵 밑바닥에서 살짝 떼어둔다.
구부린 빨대가 벌어지지 않도록 고무 밴드를 살짝 감아준다.
5. 물이 새지 않도록 컵 안쪽, 구멍을 통과한 빨대 부분에 고무찰흙을 붙인다.
6. 물을 부어본다.
이제 종이컵으로 만든 계영배에 물을 따라보자. 물을 빨대의 높이보다 적게 따르면 컵은 새지 않는다. 하지만 물을 빨대의 높이보다 높게 따르면, 그때부터 물이 밑바닥으로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바로 ‘압력’에 있다. 물을 빨대의 높이보다 적게 따를 경우, 종이컵 내의 수압과 빨대 내의 대기압이 같기 때문에 물이 새지 않는다. 하지만 물을 빨대보다 높이 따를 경우, 컵을 채운 수압이 빨대 속의 대기압보다 커져, 물이 종이컵 밑바닥과 연결된 빨대 끝까지 빨려 들어간다. 이로 인해 물이 컵 밑바닥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줄줄 새던 물은 컵 안쪽에 있는 빨대 끝 부분에 이르러서야 흐름을 멈춘다. 따라서 계영배에 술을 따를 때 욕심을 부려 적정선을 넘길 경우, 오히려 한 모금 밖에 마실 수 없게 된다. 이 얼마나 지혜로운 컵인가.
계영배는 과음을 경계하라는 뜻으로 절주배(節酒杯)라고도 불린다. 이번 기회에 계영배를 통해 절제의 미덕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글 : 과학향기 편집부
※ 과학향기 제507호 ‘과음을 경계하는 잔, 계영배(2006년 10월 6일자)’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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