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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개띠해를 맞이하는 올바른 자세
<KISTI의 과학향기> 제3067호 2018년 01월 01일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황금개띠해를 맞아 개를 주제로 한 회화 전시회 등 개 마케팅이 한창이다. 이런 부산한 마케팅이 아니더라도 2018년 대한민국에서 개는 이미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한국펫사료협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반려동물 보유현황 및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작년 여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양육 중인 개의 숫자만 666만 마리에 달한다. 전체 반려동물 중 72%에 해당하는 수치다.
관련 산업도 증가세다. 산업연구원의 ‘2017 국내 펫코노미 시장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는 국내 펫산업의 규모가 2020년까지 최대 5조8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인구가 1000만을 돌파한 덕이다.
이렇게 어느새 우리 삶 속으로 훅 들어온 개. 하지만 그만큼 홍역도 치렀다. 유명 연예인의 반려견이 행인을 물어 숨지게 한 이후 목줄, 입마개 등 올바른 애견문화에 대한 찬반양론이 각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뜨겁게 펼쳐진 것.
실제 반려견에게 물리적으로 상해를 입은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위해감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반려견 물림 사고는 3,657건에 이르며 갈수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렇게 개와 애견인의 수가 급격히 늘고 관련 사고가 늘면서 인간과 개의 공존을 위해, 그리고 서로의 행복을 위해 개를 과학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황금개띠해 첫 날을 맞아 개를 이해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개에게 필요한 것은 위계서열이다? 알파독
개를 이해하기 위한 이론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알파독(Alpha Dog) 이론이다. 개들이 늑대시절부터 서열이 확고한 무리생활을 해왔다는 가설 하에 개의 행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계서열이라고 규정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견주는 무리의 우두머리(Alpha)로서 힘을 증명해 개를 제압해야 하는 입장이다. 개가 견주를 우두머리로 인식하고 복종하도록 훈련하는 것이 개의 입장에서도 더 편하다고 느낀다는 것이 알파독 이론의 핵심이다. 특히 3~6개월 사이의 강아지들은 일종의 사춘기이기 때문에 나쁜 버릇이 생기지 않도록 ‘훈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견주의 서열이 개와 비슷하거나 낮을 때를 최악의 상황으로 친다. 이런 경우에는 강아지의 배를 사람에게 보이게 함으로써 서열을 인지시키는 ‘인위적 복종법’ 등의 방법으로 행동을 교정한다. 야생 동물들이 서열이 정해지면 배를 보이며 복종하는 것과 비슷하다. ‘안돼!’ 등 주로 명확하고 강한 명령어 사용을 강조하는 것도 알파독 훈련법의 특징이다.
사진1. 알파독 이론은 견주와 주인이 맺는 위계 서열을 강조한다. 출처: shutterstock
훈육보다는 공감? 카밍 시그널
최근에는 ‘차분한 신호’라는 듯의 카밍 시그널(Calming Signal) 이론이 뜨고 있다. 카밍 시그널은 말 그대로 개가 어떤 자극을 받아 불안정한 상태에 있을 때 자신과 상대를 차분하게 만들기 위해 내보내는 신호를 일컫는다. 하품을 하거나 등을 돌리는 등의 행위가 여기 해당된다. 이런 개의 의사표현을 자세히 살펴보고 개의 심리나 행동 원인을 찾아내는 데 집중하는 방법이 조명되고 있다.
여기서는 개가 보호자에게 신호를 보내지만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또는 반대로 개가 카밍 시그널을 못 받아들이는 것을 안 좋은 상황으로 본다. 따라서 그 원인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 시절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적은 없는지, 어미견과의 유대관계는 어떠했는지 등 여러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비효율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진정한 관계를 맺게 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진2. 카밍 시그널 이론은 보호자가 개가 보내는 신호를 잘 파악하고 서로 교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출처: shutterstock
종의 차이를 넘어
최근 들어 조명되는 두 이론은 극명하게 대립된다. 개를 대하는 사람의 명칭에서부터 확연히 다르다. 알파독 이론이 보통 견주 혹은 개주인이라 칭하는 반면 카밍 시그널에서는 보호자라는 명칭을 선호한다. 이를 통해 개를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는 지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알파독 이론은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이론으로 그 훈련법이 잘 정립됐고 효과가 확실한 편이나 다소 강압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카밍 시그널 이론은 오랫동안 입지를 다져온 알파독 이론에 비해 비교적 최근에 정립된 이론으로 보기에 따라 비효율적이거나 이론적인 정립이 모자라다고 느낄 여지가 있다.
그렇다고 어느 한 방법이 틀리거나 완전히 다른 이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기본적으로 사람과 개의 공존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목표는 같다. 카밍 시그널의 주요 훈련 방법인 긍정 강화법은 알파독 훈련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훈육이나 체벌 등의 방법으로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행동에 따른 보상을 위주로 올바른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방법의 차이일 뿐, 개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다고 하면 지나친 억측일까.
확실한 것은 우린 이미 개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를 살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애견인이든 아니든, 개에 대한 이론 중 어느 것이 더 적절한지를 따지기에 앞서 종간 차이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공존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글 : 김청한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 : 이명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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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았습니다. 좋은 이야기 실어 주심에 감사합니다.
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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