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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마비 쥐를 일으킨 기적, '주사 한 방'으로 이룩하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906호   2023년 11월 06일
기초과학연구원(IBS) 신미경 뇌과학이미징연구단 교수와 손동희 교수 공동 연구팀은 운동신경을 회복시킬 수 있는 근육 주사 기술을 개발했다. 이 주사를 하반신이 마비된 실험 쥐에게 놓았더니, 사흘 만에 다시 걸을 수 있게 됐다는 연구 결과도 전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물질은 약물이 아닌 일종의 유연한 보형물이다. 정확히는 ‘주사 주입형 조직 보철용 전도성 하이드로젤 소재’다. 근육 손상을 치료하려면 근육에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재활용 소재가 필요하다. 전기신호가 보행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소재는 딱딱하고 부피가 큰 데다,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체내 삽입용으로 쓰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기존 소재를 ‘히알루론산’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찾았다. 히알루론산은 부드러우면서도 근육에 잘 접착돼 히알루론산은 피부 미용 필러로도 쓰인다. 연구팀은 히알루론산 소재에 전기신호를 전달할 ‘인터페이싱 소자’ 등을 이식해 보형물을 완성했다. 
 
연구팀이 이를 주사기에 넣어 근육에 주입한 결과, 보형물이 근육 표면에 밀착해서 달라붙고 전기신호도 정상적으로 전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조직이 손상돼 잘 걷지 못하던 실험 쥐에게 주사했더니, 손(앞발)으로 짚을 수 있는 보행 보조 장비의 도움만으로 3일 만에 정상적 보행이 가능해졌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임상 수준에서 재활 시술로 활용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신 교수는 “근육과 말초 신경 뿐만 아니라 뇌, 심장 등 다양한 장기에 적용할 수 있는 조직 재생용 신물질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도 “재활 치료가 어려운 신경근계 환자들의 재활 여건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인체 내 다양한 장기의 정밀 진단 및 치료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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