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무심코 짠 치약에 이런 원리가?

<KISTI의 과학향기> 제771호   2008년 06월 13일
출근과 등교로 분주한 아침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 현민이는 양치를 하려고 욕실에 들어갔다.
“오늘은 어제 엄마가 사준 어린이 치약을 써야지.” 현민이는 어제 D-마트에서 엄마가 사준 먹음직스러운 어린이용 치약 중간 부분을 꾹 눌렀다. 그러자 하얀색과 연한 녹색의 치약이 가지런한 줄무늬를 만들며 빠져나왔다.
“와~ 색깔 참 예쁘다. 그런데 치약이 줄 맞춰서 나오네!”
평소 한가지 색으로 된 치약만 사용하던 현민이는 새로 산 줄무늬 치약을 처음 보고 신기한 마음에 치약 여기저기를 꾹꾹 눌렀다. “야~ 참 신기하다. 치약 어느 곳을 눌러도 치약 색깔이 섞이지 않고 똑바로 나오잖아~” 새로운 것을 발견한 현민이는 자신이 너무나 자랑스러워 아침 식사를 준비 중이던 엄마를 큰소리로 불렀다.
“엄마!! 치약이 기차처럼 꼬리를 물고 나와”

칭찬을 받을 것이라 예상했던 현민이는 세면대 여기저기에 길게 짜 있는 치약과 새로 산 치약을 다 써버린 실험의 결과로 인해 엄마에게 아침부터 잔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양현민 너 아침부터 치약가지고 장난치면 어떡해! 게다가 어제 새로 산 치약으로 말이야~.”
“그게 아니고 난 실험을 하고 있었단 말이야.” 잔뜩 골이 난 현민이는 거실에서 아침 신문을 읽고 있던 아빠에게 구원의 눈빛을 보내며 물었다.

“아빠 치약 속에 두 가지 색 치약이 들어 있는데 어떻게 두 색이 섞이지 않고 가지런한 줄무늬가 생기는 거야?”
현민이의 볼 맨 목소리에 아빠는 껄껄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우리 현민이가 그게 궁금해서 실험한 거였구나?.”
“응. 처음에는 치약 끝 부분을 눌러서 치약 무늬가 가지런한 걸로 생각했는데 치약 윗부분이나 중간 부분, 그리고 치약 옆에 한쪽 부분만 눌러도 줄무늬가 생겨. 도대체 어떻게 서로 섞이지 않고 나오는지 모르겠어.”

현민이의 고민스러운 얼굴을 보며 양과장은 엄마가 들을 수 있도록 주방을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우리 현민이가 오늘 아침 파스칼의 원리를 깨닫게 되다니 정말 놀라운 걸~.”
“파스칼의 원리? 아빠 그게 뭔데?”
“응 파스칼의 원리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치약의 줄무늬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이야기를 해 줄게. 치약에 줄무늬를 만드는 방법은 2가지 방법이 있단다. 첫 번째 방법은 치약 튜브를 한 개의 원통형이 아니라 2개의 격실로 나눈 튜브를 만든 뒤에 치약이 나오는 구멍에 각각의 출구를 만들어서 치약이 나올 때 자연스럽게 줄무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야.”
“아~ 그러니까 교실에서 운동장에 나갈 때 파란색 운동복을 입은 친구들은 앞문으로, 하얀색 운동복을 입은 친구들은 뒷문으로 나가서 밖으로 나갈 때는 같이 섞여 나가는 것과 같은 방법인 거네!”
“그렇지. 하지만, 이 방법은 그리 많이 사용하지는 않아. 제조 원가가 일반 치약 튜브보다 더 많이 들기 때문이지.”

“그럼 두 번째 방법은 뭐야?”
“응 두 번째 방법은 치약튜브에 치약을 넣을 때 치약 튜브 뒷부분으로 흰색 치약과 유색 치약을 일정한 방향대로 나란히 주입해서 뒷부분을 밀봉하는 방법이지. 보통 우리가 사용하는 치약 대부분 이 두 번째 방법을 많이 사용한단다.”
“그럼 두 가지 색이 서로 섞이지 않아?? 치약튜브를 누를 때 엉망으로 섞여 버릴 수 있잖아”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두 가지 색의 치약은 서로 성분이 틀리고 크림과 같은 진득한 상태로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섞이지는 않는단다. 그리고 치약 튜브 그 어느 곳을 눌러도 일정하게 치약이 나오는 것은 바로 파스칼의 원리가 숨어 있기 때문이야.”

“그런데 아직 파스칼의 원리를 아직 설명하지 않은 거 같은데요. 여보”
아침 준비를 하고 있던 엄마도 어느새 양과장 옆으로 다가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이제 파스칼의 원리를 설명해 줄게. 파스칼의 원리를 발견해낸 블레즈 파스칼은 프랑스의 위대한 과학자이자 수학자, 그리고 물리학자에 종교 철학가로 과학과 수학 분야에 많은 업적을 낸 사람이야. 오늘 아침 현민이가 발견한 파스칼의 원리는 1653년 파스칼이 수압기를 만들다 발견한 원리로 밀폐된 용기 내에 담겨 있는 유체(기체나 액체)의 어느 한 부분에 압력을 주게 되면 이 압력은 유체의 다른 부분과 용기의 벽면에 같은 크기로 전달되어 이때 전달되는 압력의 방향은 벽면에 대해 수직으로 작용한다는 법칙이야”
“그게 줄무늬 치약과 무슨 상관인데요?” 아직 이해가 안 되는 듯 눈을 깜박이는 현민이를 보며 양과장은 설명을 계속했다.
“다시 말하자면 치약 튜브 속에는 두 가지 색의 유체 즉 치약이 들어 있는데 치약 튜브의 가운데를 누르건 끝 부분을 누르건 이 두 가지 색의 치약은 파스칼의 원리로 인해 같은 압력을 받게 돼. 그러기 때문에 출구로 치약이 나올 때 두 가지 색의 치약은 같은 압력을 받아 고른 줄무늬를 내며 나오게 되는 것이지”
“아~ 그러니까 결국 어느 곳을 누르던 치약이 배출되는 압력은 하얀색이든 유색이든 동일하게 받기 때문에 똑같이 나온다는 거군요?”

옆에서 이제야 알겠다는 표정의 현민 엄마의 말을 받으며 현민이가 물었다.
“그런데 아빠, 파스칼의 원리는 치약에만 사용되는 원리야?”
“치약 튜브에 사용되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이라 볼 수 있지. 실제로는 파스칼의 원리를 통해 작은 힘으로도 큰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건설용 기계나, 유압기계, 철판을 찍어내는 유압용 프레스, 그리고 자동차 브레이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단다.”



양과장은 파스칼의 원리를 좀 더 설명하려고 종이에 간단한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을 했다.
“이 그림을 보면 두 개의 출구, 두 개의 피스톤을 가진 실린더를 볼 수 있는데 파스칼의 원리에 의해 압력은 그 어디나 같아져. 이를 바탕으로 하면 면적이 좁은 A에서 1이라는 힘을 주어 1이라는 압력을 주게 되면 면적이 넓은 B에서도 압력은 1이 되겠지? 하지만, 힘은 압력×면적(F=P×A)이기 때문에 B에서 낼 수 있는 힘은 A의 1보다 더 큰 힘을 낼 수 있어. 이런 원리를 이용해 적은 힘으로도 큰 힘을 낼 수 있는 거야.”
“그럼 B의 면적을 엄청나게 넓게 하면 엄청난 힘을 낼 수 있겠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고 봐야겠지. 하지만, 힘이 커지는 대신 A와 B 지점에서 피스톤의 작동 거리는 반대가 되기 때문에 무한정 면적을 넓게 할 수는 없어”
“아~ 그러니까 힘의 이득을 얻는 대신 작용하는 거리는 더 짧아지는 거구나”
“그렇지. 이제 좀 알 것 같아?”
“응! 아빠 오늘 학교 가서 오늘 아빠가 말해준 거 다 말해줄래”
“나도 오늘 엄마들 모임에 나가서 아는 척 좀 해야겠는 걸요~ 호호!”

우리가 매일 쓰는 일상적인 물건 속에도 과학 원리는 들어 있고, 그 과학의 원리로 우리는 어제보다 좀 더 편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오늘 밤 집에 들어가서 가족들끼리 양치를 할 때 가족들에게 파스칼의 원리를 설명해 주며 우리 삶 속에서 과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은 어떨까?

글 : 양길식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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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점   별 5점

ㅎㅎㅎ감사합니다 퍼갈게요

201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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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직
  • 평점   별 4점

치약을 매번 쓰면서 이런 생각을 못했었는데, 튜브 뒷쪽으로 두가지 색을 주입한후, 파스칼의 원리에 따라 동일압력으로 나오는 것이었군요. 과학은 쉬운듯 하면서 어렵네요.

200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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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란
  • 평점   별 5점

치약을 매일 사용하면서도 그냥 넘겼었는데...오늘 글을 읽다보니 저도 모르게 고개가 끄떡여지네요. 현민이의 호기심으로 인해 저도 색이 다른 치약이 어떻게 일렬로 흐트러지지 않고 나오는지 알게 되었네요. 역시 어린이들의 무한한 호기심으로 인해 늘 과학이 발전하고 저처럼 그냥 넘기는 원리도 하나씩 배우는것 같습니다.

200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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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권
  • 평점   별 5점

평범한 가운데 소중한 원리가 담겨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200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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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
  • 평점   별 5점

저런 원리가 숨어 있는지 전혀 생각도 못했네요^^.

200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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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 평점   별 1점

아~ 이제 감이오네..난 애들치약 짜주면서 그렇게 들어있을거란 생각만 했지 그게 파스칼의 원리인줄은 몰랐네^^...좋은 과학원리에 감사를,,^^

2008-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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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 평점   별 5점

사소한 곳에서 과학이 녹아있었군여...ㅎㅎ ( 집에 돌아가서 아는척좀 해야겠어요~^^)

200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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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욜
  • 평점   별 5점

우왕 ㅋㅋ 궁금했었는데 이런 원라가 있었군녕

200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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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남
  • 평점   별 5점

같습니다.

200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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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Lee
  • 평점   별 5점

sodyddp qlgo wkdrngks vygusdmf tkdydgoTspdy. 간결한 표현으로 설명하셨으면 더 좋았을텐데... 감사합니다.

200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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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형
  • 평점   별 5점

음..전 첫번째 방법으로만 하는 줄 알고 별로 생각 안했었는데 저런 원리가 숨어있었군요...정말 신기한데요..앞뒤로 막 누르면 안에서 섞이지 않을까요? 성분을 무시할 정도로 여러방향으로 힘을 가해도...ㅡㅡ;;;;근데 그림으로 설명한건 이해가 되는데 왜 치약은 아직도 이해가 잘 안되지..나 바본가...

200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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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점   별 5점

맞아요.ㅋㅋ

200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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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잇는 놈
  • 평점   별 5점

같은 압력을 가해줄 때 왜 면적에 비례하게 힘이 커지나용 그리고 피스톤과의 거리가 반비례로 짧아진다고 햇는데 기체 상태 일때에도 적용 되는 건가요 궁금합니다.

200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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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점   별 5점

우앗~아침에 궁금했었는데
무심코 지나쳤던 걸 마침 발견했네요!!
그런데 파스칼의 원리는 좀 어려워요..ㅠ
제가 수준이 딸려서ㅡ;;
어쨌든 감사합니다~

200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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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유미
  • 평점   별 5점

오오. 이거 어디선가 봤었던 내용인데 도저히 기억이 안나서 궁금했었더라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아...!!

200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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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가요
  • 평점   별 5점

퍼가요~

200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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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ni
  • 평점   별 5점

좋은이야기네요. ㅎㅎ

200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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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헝헝
  • 평점   별 5점

일상생활에서 궁금했었던 것이였는데~ 이런 원리가 숨어있었군요

200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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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
  • 평점   별 5점

저두요><
평소 궁금해하기만 하고 어디 찾아볼 생각은 않았었는데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네요! 고맙습니다:)

200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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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이
  • 평점   별 5점

무심코넘어가던부분인데,이렇게과학적인원리를아니깐정말신기하고재밌어요.유익한정보감사합니다~

200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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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질
  • 평점   별 5점

퍼갈께요

200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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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 평점   별 5점

진짜 신기해요^^

200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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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on D
  • 평점   별 5점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2008-06-14

답글 0

은영
  • 평점   별 5점

이거 많이 궁금했었는데, ㅎ 좋은 글이네요 ㅎ

200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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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별맘
  • 평점   별 5점

초등학교 2학년이 저런 설명을 이해하다니 놀랍군요..

200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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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넘
  • 평점   별 5점

어렵네요!!! 섞이지 않는 서로 다른 치약이 서로를 밀어내면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나요?

200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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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 평점   별 5점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

2008-06-13

답글 0

^^
  • 평점   별 5점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2008-06-13

답글 0

우와
  • 평점   별 5점

어렵지 않으면서 실생활속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어서 재미있기까지 하네요!

200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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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
  • 평점   별 3점

내용 자체는 유익하고 재미있게 썼는데.... 우리 말을 좀 조심스럽게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성분이 틀리면 그 것은 불량품입니다. 성분이 다르다고 해야죠.

200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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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 평점   별 5점

재밌게 읽었습니다. 근데 이런 칼럼에서는 왜 꼭 아빠가 설명하고 엄마가 알아듣는 건지. 좀 아쉽네요.

200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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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옷~
  • 평점   별 5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200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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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철
  • 평점   별 4점

생활속에 발견이네요. ^^ 신기합니다.

2008-06-13

답글 0

쿠헤헤
  • 평점   별 5점

저도 정말 궁금했던 내용을 알게 되어서 기분이 좋네요..ㅎㅎ

200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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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 평점   별 5점

이거 궁금해서 전에 치약을 닫은채로 마구 섞었더니 유색과 흰색의 중간색이 나왔던 생각이 나는군요,,, 안에 반반씩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런 원리인지는 몰랐습니다.. 재미있네요 ㅎ

2008-06-13

답글 0

^^
  • 평점   별 5점

그런데 오늘은 오타가 눈에 띄네요~<두 가지 색의 치약은 서로 성분이 틀리고> 틀리고가 아니라 다르고 라고 써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언제나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200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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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네
  • 평점   별 5점

근데 저런 엄마아빠가 어딨어. 교사나 교수 엄마아빠가 아닌이상ㅋㅋㅋㅋㅋ"아 쓸데없는거 묻지말고 얼른 학교나가!"이러지

2008-06-13

답글 0

안호상
  • 평점   별 5점

파스칼의 원리에 대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놓은 글로 생각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과학이라는 학문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이야기 했으면 좋겠습니다.

2008-06-13

답글 0

권민석
  • 평점   별 5점

오늘 것 완전 좋았어요

2008-06-13

답글 0

요즘초딩
  • 평점   별 5점

둘별맘 말씀데로...초등학교 2학년생이 이걸 단번에 이해하다니...ㅋㅋㅋ 놀랍네요...ㅎㅎㅎ 정말 과학은 어려워~~~ ^^

200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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