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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문화는 원래 하나였다!
<KISTI의 과학향기> 제8호 2003년 07월 30일
과학과 문화는 별개인가 불가분의 관계인가? 마치 별개처럼 보일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실은 그렇지 않다. 불가분의 관계에도 불구하고 서로 등을 돌린 채 있기 때문에 별개처럼 보일 뿐이다. 문화와 과학이 근본적으로 뒤엉켜있음을 증명하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다. 인쇄술과 컴퓨터의 발달이 출판문화를 어떻게 얼마나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던가? 자동차와 비행기가 인류문화를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영화와 예술은 어떠한가? 또 주거문화의 곳곳은 어떠한가? 이렇게 과학은 생활과 문화 그 자체로 엉켜있다. 그런데 이렇듯 만연한 문화에서 과학은 왜 드러나지 않는 것일까? 과학이 문화를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를 수단으로 사용하는 과학은 있는가? 희박하다. 바로 여기서 과학과 문화의 괴리가 발생한다. 과학은 그저 연구실 안에 갇힌 별종이고, 문화는 마치 과학 없이도 되는 양 과학을 외면한다. 과학과 문화의 융합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다양한 접근이 있지만 한가지 예를 든다면 과학과 예술의 연합이다. 몇 년 전 런던의 도심의 대로변에서 인간게놈 프로젝트를 소재로 한 거대한 예술작품이 6개월 동안 설치된 적이 있다. 생물학자와 미술가가 함께 창작한 “생물학의 지질학”이라는 작품은 거대한 유전자 사슬, 인간 세포, 식물세포, 뇌, 정자, 난자, 뿌리 그리고 원생동물을 묘사하고 있다. 113미터 높이에 폭 3미터인 이 작품은, 제목이 암시하듯, 생물학을 지질학적인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즉 땅 밑에 무엇이 있는가가 아니라 피부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를 심사숙고하도록 표현하고 있다. 땅 속에 층이 있듯이 피부 밑에도 층이 있다는 사실에 착안했고, 저 깊숙한 생명 암호에 이르기까지 한 층 한 층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백남준씨가 첨단 과학의 산물이나 생활도구를 소재로 전위예술을 구사하지만, 이번 게놈예술은 과학적 내용이나 지식을 예술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 크게 다르다.
대중이 그 낱낱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지라도 이렇듯 과학이 예술을 그 표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과학과 예술(문화)의 근본적이고 우호적인 융합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원근/ 한국과학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
그런데 실은 그렇지 않다. 불가분의 관계에도 불구하고 서로 등을 돌린 채 있기 때문에 별개처럼 보일 뿐이다. 문화와 과학이 근본적으로 뒤엉켜있음을 증명하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다. 인쇄술과 컴퓨터의 발달이 출판문화를 어떻게 얼마나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던가? 자동차와 비행기가 인류문화를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영화와 예술은 어떠한가? 또 주거문화의 곳곳은 어떠한가? 이렇게 과학은 생활과 문화 그 자체로 엉켜있다. 그런데 이렇듯 만연한 문화에서 과학은 왜 드러나지 않는 것일까? 과학이 문화를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를 수단으로 사용하는 과학은 있는가? 희박하다. 바로 여기서 과학과 문화의 괴리가 발생한다. 과학은 그저 연구실 안에 갇힌 별종이고, 문화는 마치 과학 없이도 되는 양 과학을 외면한다. 과학과 문화의 융합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다양한 접근이 있지만 한가지 예를 든다면 과학과 예술의 연합이다. 몇 년 전 런던의 도심의 대로변에서 인간게놈 프로젝트를 소재로 한 거대한 예술작품이 6개월 동안 설치된 적이 있다. 생물학자와 미술가가 함께 창작한 “생물학의 지질학”이라는 작품은 거대한 유전자 사슬, 인간 세포, 식물세포, 뇌, 정자, 난자, 뿌리 그리고 원생동물을 묘사하고 있다. 113미터 높이에 폭 3미터인 이 작품은, 제목이 암시하듯, 생물학을 지질학적인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즉 땅 밑에 무엇이 있는가가 아니라 피부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를 심사숙고하도록 표현하고 있다. 땅 속에 층이 있듯이 피부 밑에도 층이 있다는 사실에 착안했고, 저 깊숙한 생명 암호에 이르기까지 한 층 한 층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백남준씨가 첨단 과학의 산물이나 생활도구를 소재로 전위예술을 구사하지만, 이번 게놈예술은 과학적 내용이나 지식을 예술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 크게 다르다.
대중이 그 낱낱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지라도 이렇듯 과학이 예술을 그 표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과학과 예술(문화)의 근본적이고 우호적인 융합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원근/ 한국과학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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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활곳곳에 과학이 숨어있다는걸 알게 해주네요. 문학에도, 생활에도,범죄현장에도 ^^
2009-04-01
답글 0
항상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
2009-04-01
답글 0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역시 과학향기 짱!
2003-08-29
답글 0
안녕하세요
Kisti의 과학향기입니다.
예리한 지적감사드립니다. 문화와 과학에 대한 생각은 개개인의 관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비춰질 수 있다는 점 인정합니다.
또한, 예시들이 좀더 다양하게 다뤄졌다면 주제를 더 이해하기가
좋으셨을 것을 지면관계상 충분히 피력하지 못해 안타까운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부분들은 앞으로 계속 보완해 나갈 생각입니다.
계속해서 좋은 의견 많이 부탁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과학의 숲을 만나는 즐거움
-Kisti의 과학향기-
2003-07-30
답글 0
별로 같지 않은뎅..
과학이라고 일컫는 것들..처음에는 과학이지만..
나중에 시간지나서 대중화,사용화 되서 널리 이용되어질때만
과학이 문화지요...
대중화가 안되면..문화라고 하기엔 역부족 아닐까여....
2003-07-30
답글 0
의견) 하나의 소재로서 '과학'을 다루고 .....===>필자)하나의 소재로 과학을 다루고 있는 것을 필자는 그냥 문화(일반적으로 일컷는 문화)라고 말하였습니다. 여기에 반해서 과학이 주체가 되어 예술(문화)를 수단으로 삼는 방식 즉 주체와 객체의 변화가 곧 과학과 예술(문화)의 새로운 또는 적극적인 융합이라는 것이지요.
의견) 마찬가지로 어떤 기술적 발명물로 인해 문화적 영역이 영향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필자) 이는 서로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표현한 것으로 논리를 진행하는 과정이지 결론적 표현이 아닙니다.
의견) 두 분야의 활동이 근본적으로 속성이 다르지 않으며, 그러한 활동이 서로 얽혀 있다는(본문의 표현대로라면) 것 아닐까요? ===> 필자)맛습니다 맛고요
필자) 이 이외의 여러가지 예를 점차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가지 예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고맙습니다.
필자 올림
2003-07-30
답글 0
과학이 대중화 되었다고 문화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문화의 모습을 갖추어야 문화가 되겠죠.
그리고 제가 읽기로는, 필자가 말하는 요지는 = 아마도 과학과 문화를 유기체적인 하나로 말하는 것이지 전혀 별개의 객체로써 같다는 의미로 표현하고 있지는 않군요.
2003-07-30
답글 0
하나의 소재로서 '과학'을 다루고 있다는 점만보고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이야기하기에는 비약이 아닌 듯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기술적 발명물로 인해 문화적 영역이 영향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과학과 문화가 마치 근본적으로 하나였다는 것 역시 지나친 비약인 듯 싶습니다. 과학과 문화(과학과 예술)의 융합 혹은 그 둘이 '하나'라는 말의 의미는, 별개로 보이는 두 분야의 활동이 근본적으로 속성이 다르지 않으며, 그러한 활동이 서로 얽혀 있다는(본문의 표현대로라면) 것 아닐까요?
2003-07-30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