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내 컴퓨터가 실내공기를 오염시킨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763호 2022년 06월 27일공장 굴뚝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과열된 컴퓨터에서도 배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UNIST 도시환경공학과 최성득 교수 연구팀은 컴퓨터에서도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가 나와 실내공기를 오염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석유, 석탄, 나무 등을 태울 때 발생해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유해대기오염물질’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새집증후군을 연구하던 중 전산실의 PAHs의 농도가 다른 실내공간에 비해 2~4배 정도 높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번 연구에 착수했다. 실내공기와 컴퓨터 내부 공기를 채취하여 PAHs 농도를 분석한 결과, 실내공간 크기가 작고 컴퓨터가 많을수록 PAHs 농도가 높았다. 특히 사용 기간이 짧은 컴퓨터일수록 많은 양의 PAHs를 배출했는데, 이는 입주 초기에 실내에서 냄새가 많이 나는 새집증후군과 유사하다.
또 컴퓨터 부품에서 PAHs를 직접 추출한 결과, 실험에 사용한 모든 컴퓨터 부품에서 PAHs가 검출됐다. 회로기판과 전선 피복 등의 컴퓨터 부품을 밀폐 용기에 담은 뒤 60℃로 가열한 실험에서도 가열 시간이 길수록 PAHs 농도가 높게 나왔다.
최성득 교수는 “컴퓨터 외에도 여러 전자제품에서 PAHs가 배출될 가능성이 크며 실제 레이저 프린터에서 PAHs가 배출된다는 해외 사례 보고도 있다”며 “밀폐된 공간에서는 PAHs를 비롯한 다양한 유해대기오염물질에 많이 노출될 수 있으므로 환기를 자주하고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로 기존 통념과 달리 실내에서도 전자제품에 의해 PAHs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돼, 다양한 실내공기 오염원을 찾고 그 위해성을 분석하는 연구가 더 중요해졌다. 연구팀은 컴퓨터 부품의 성분 등을 추가적으로 분석해 정확한 오염원을 찾고, 중장기적인 건강 위해도를 분석하는 후속 연구를 준비 중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건설환경 분야 권위 학술지인 ‘건축물과 환경(Building and Environment)’ 6월 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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