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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질환을 정복한다 - 시냅스
<KISTI의 과학향기> 제286호 2005년 05월 09일
뇌신경세포 이어주는 ‘시냅스’ 밝혀내야 뇌질환 정복가능
김은준 KAIST 교수, 시냅스 관련 10여개 단백질 규명
치매나 자폐증과 같은 뇌질환은 그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질환이 뇌의 특정 부위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뇌 연구를 진행해 왔다.
수백 년 전 유럽에서는 정신질환의 원인을 밝혀내고자 직접 환자 두개골의 일부를 자른 뒤 머리 속을 들여다보는 일도 있었지만 현재에는 세계 각 국에서 뇌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10~20년 내 각종 뇌질환의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시냅스생성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김은준 KAIST 생명과학과 교수가 뇌 연구에 가장 선봉에 서 있는데, 김은준 교수는 뇌 속의 신경세포와 그들 간 신호전달과 관련해 연구 중이다. 신경세포 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이들 간 네트워크가 잘 연결되어 있지 못하면 언어장애나 치매, 자폐증 등 뇌와 관련된 질환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뇌 속의 신경세포는 짧은 게 1cm미만부터 긴 것은 10cm에 달할 정도로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그 개수는 대략 1,000억 개가 넘을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또한 신경세포의 생김새는 마치 생물체처럼 머리-몸통-꼬리 3부분으로 돼 있다. 다만 머리와 몸통은 전자현미경으로 봐야 겨우 보이는 마이크론 크기(㎛)의 원형이고, 사실상 가느다란 실처럼 생긴 ‘꼬리 부분’이 신경세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신경세포의 머리부분은 수상돌기라 부르는데 이 수상돌기는 다른 신경세포로부터 신호를 전달 받는 안테나 역할을 담당한다. 수상돌기를 확대해보면 나뭇가지처럼 여기저기로 가지가 뻗어나 있고 각 가지에는 장미꽃처럼 가시가 붙어있다.
그리고 신경세포의 꼬리부분은 축색돌기라 부르는데 이곳이 바로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진 정보가 밖으로 배출되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축색돌기의 맨 끝 부분이 주변 신경세포의 수상돌기(머리부분) 가시와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맞닿은 부위를 시냅스라 하는데 하나의 신경세포는 다른 신경세포들과 적게는 1,000개에서 많게는 10만개까지 시냅스를 형성하며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폭이 0.5-1마이크론 밖에 안 되는 조그만 공간의 시냅스를 통해 신호전달이 되는 작용기전은 이렇다. 외부 자극을 받으면 축색돌기 특정부분에 신경전달물질이 모인다. 신경전달물질은 축색돌기 끝으로 전달되고 시냅스를 거쳐 건너편 신경세포 수상돌기로 전달된다. 이때 신호를 전달받은 신경세포는 주변 신경세포에 다시 이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을 한다. 이때 시냅스 주변의 수많은 단백질들이 관여한다. 김 교수는 이 단백질들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단백질 중에서 신경세포접착단백질은 수상돌기와 축색돌기 끝부분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즉 특정신호를 전달하는 데 알맞은 신경세포를 찾아서 다리를 놓아 시냅스 구조를 만들어준다. 만약 이 단백질 기능에 이상이 생겨 엉뚱한 수상돌기와 축색돌기가 연결돼 시냅스가 만들어지면 신경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컴퓨터 오작동과 같은 일이 뇌에서 일어날 것이다. 실제로 ‘뉴로아이긴’이라 불리는 신경세포접착 단백질이 잘못되면 정신지체나 자폐증이 생긴다고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한편 어떤 단백질은 신경세포의 수상돌기가 신호를 전달 받을 가시를 만드는 데에도 관여한다. 신경세포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수상돌기에 가시들이 돋아 있는 게 아니다. 쥐의 신경세포를 보면 태어난 지 2-3주가 지나야 밋밋하던 돌기에 가시가 돋기 시작한다. 가시는 신경세포 수상돌기 속에서 액틴이라는 단백질이 뭉쳐 자라나면서 뻗기 시작한다.
즉 신경세포 수상돌기 가시가 텐트라면 액틴은 텐트 폴대인 셈. 액틴이 부실하다면 수상돌기 가시는 무너져 내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네트워크를 이룬 주변 신경세포로부터 신호를 전달받을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남들이 웃을 때 혼자 웃지 않는다거나 아니면 혼자 웃거나 또는 파킨슨씨병 환자처럼 거동이 불편해지는 등 이상이 나타난다. 또한 외부통증이나 오감을 뇌가 인지하지 못할 수 있으며, 정보인식이나 상황판단이 흐려지게 된다. 그리고 운동신경 조정에도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어릴 때 시냅스 자체가 이상이 생겨 단백질들이 제 기능을 못하면 뇌발달이 저해돼 언어장애, 정신지체, 자폐증상 등이 생긴다고 한다.
또한 시냅스가 손상되면 이와 연결된 신경세포가 약해지고, 신경세포가 약해지면 또다시 주변 시냅스가 약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또 정신분열증 환자나 정상적으로 노화를 겪는 사람들에게도 뇌 속의 시냅스가 최대 50%까지도 줄어든다.
하지만 학자들은 시냅스와 관련된 단백질이 몇 종류가 있는지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규명된 단백질은 100여종. 그 중 김 교수가 10여종을 규명해냈다.
김은종 교수가 발견한 10여종의 단백질들은 시냅스 형성 및 유지와 관련된 단백질들로 대표적인 단백질로는 ‘SHANK(섕크)’와 ‘PSD95(Post-Synaptic Density 95)’등이 있다.
‘SHANK’의 경우 정신 지체 및 언어 장애와 관련이 있으며 ‘PSD95’의 경우 기억 및 학습 능력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시냅스와 관련된 수많은 비밀의 단백질들..
그 비밀의 단백질에 대한 정체가 모두 밝혀질 때 정체불명의 뇌질환은 그 베일을 벗게 되고 이는 곧 치료약 개발로 이어져 뇌질환 정복의 꿈은 이루게 될 것이다. (글: 서현교 - 과학칼럼니스트)
김은준 KAIST 교수, 시냅스 관련 10여개 단백질 규명
치매나 자폐증과 같은 뇌질환은 그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질환이 뇌의 특정 부위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뇌 연구를 진행해 왔다.
수백 년 전 유럽에서는 정신질환의 원인을 밝혀내고자 직접 환자 두개골의 일부를 자른 뒤 머리 속을 들여다보는 일도 있었지만 현재에는 세계 각 국에서 뇌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10~20년 내 각종 뇌질환의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시냅스생성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김은준 KAIST 생명과학과 교수가 뇌 연구에 가장 선봉에 서 있는데, 김은준 교수는 뇌 속의 신경세포와 그들 간 신호전달과 관련해 연구 중이다. 신경세포 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이들 간 네트워크가 잘 연결되어 있지 못하면 언어장애나 치매, 자폐증 등 뇌와 관련된 질환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뇌 속의 신경세포는 짧은 게 1cm미만부터 긴 것은 10cm에 달할 정도로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그 개수는 대략 1,000억 개가 넘을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또한 신경세포의 생김새는 마치 생물체처럼 머리-몸통-꼬리 3부분으로 돼 있다. 다만 머리와 몸통은 전자현미경으로 봐야 겨우 보이는 마이크론 크기(㎛)의 원형이고, 사실상 가느다란 실처럼 생긴 ‘꼬리 부분’이 신경세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신경세포의 머리부분은 수상돌기라 부르는데 이 수상돌기는 다른 신경세포로부터 신호를 전달 받는 안테나 역할을 담당한다. 수상돌기를 확대해보면 나뭇가지처럼 여기저기로 가지가 뻗어나 있고 각 가지에는 장미꽃처럼 가시가 붙어있다.
그리고 신경세포의 꼬리부분은 축색돌기라 부르는데 이곳이 바로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진 정보가 밖으로 배출되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축색돌기의 맨 끝 부분이 주변 신경세포의 수상돌기(머리부분) 가시와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맞닿은 부위를 시냅스라 하는데 하나의 신경세포는 다른 신경세포들과 적게는 1,000개에서 많게는 10만개까지 시냅스를 형성하며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폭이 0.5-1마이크론 밖에 안 되는 조그만 공간의 시냅스를 통해 신호전달이 되는 작용기전은 이렇다. 외부 자극을 받으면 축색돌기 특정부분에 신경전달물질이 모인다. 신경전달물질은 축색돌기 끝으로 전달되고 시냅스를 거쳐 건너편 신경세포 수상돌기로 전달된다. 이때 신호를 전달받은 신경세포는 주변 신경세포에 다시 이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을 한다. 이때 시냅스 주변의 수많은 단백질들이 관여한다. 김 교수는 이 단백질들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단백질 중에서 신경세포접착단백질은 수상돌기와 축색돌기 끝부분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즉 특정신호를 전달하는 데 알맞은 신경세포를 찾아서 다리를 놓아 시냅스 구조를 만들어준다. 만약 이 단백질 기능에 이상이 생겨 엉뚱한 수상돌기와 축색돌기가 연결돼 시냅스가 만들어지면 신경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컴퓨터 오작동과 같은 일이 뇌에서 일어날 것이다. 실제로 ‘뉴로아이긴’이라 불리는 신경세포접착 단백질이 잘못되면 정신지체나 자폐증이 생긴다고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한편 어떤 단백질은 신경세포의 수상돌기가 신호를 전달 받을 가시를 만드는 데에도 관여한다. 신경세포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수상돌기에 가시들이 돋아 있는 게 아니다. 쥐의 신경세포를 보면 태어난 지 2-3주가 지나야 밋밋하던 돌기에 가시가 돋기 시작한다. 가시는 신경세포 수상돌기 속에서 액틴이라는 단백질이 뭉쳐 자라나면서 뻗기 시작한다.
즉 신경세포 수상돌기 가시가 텐트라면 액틴은 텐트 폴대인 셈. 액틴이 부실하다면 수상돌기 가시는 무너져 내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네트워크를 이룬 주변 신경세포로부터 신호를 전달받을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남들이 웃을 때 혼자 웃지 않는다거나 아니면 혼자 웃거나 또는 파킨슨씨병 환자처럼 거동이 불편해지는 등 이상이 나타난다. 또한 외부통증이나 오감을 뇌가 인지하지 못할 수 있으며, 정보인식이나 상황판단이 흐려지게 된다. 그리고 운동신경 조정에도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어릴 때 시냅스 자체가 이상이 생겨 단백질들이 제 기능을 못하면 뇌발달이 저해돼 언어장애, 정신지체, 자폐증상 등이 생긴다고 한다.
또한 시냅스가 손상되면 이와 연결된 신경세포가 약해지고, 신경세포가 약해지면 또다시 주변 시냅스가 약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또 정신분열증 환자나 정상적으로 노화를 겪는 사람들에게도 뇌 속의 시냅스가 최대 50%까지도 줄어든다.
하지만 학자들은 시냅스와 관련된 단백질이 몇 종류가 있는지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규명된 단백질은 100여종. 그 중 김 교수가 10여종을 규명해냈다.
김은종 교수가 발견한 10여종의 단백질들은 시냅스 형성 및 유지와 관련된 단백질들로 대표적인 단백질로는 ‘SHANK(섕크)’와 ‘PSD95(Post-Synaptic Density 95)’등이 있다.
‘SHANK’의 경우 정신 지체 및 언어 장애와 관련이 있으며 ‘PSD95’의 경우 기억 및 학습 능력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시냅스와 관련된 수많은 비밀의 단백질들..
그 비밀의 단백질에 대한 정체가 모두 밝혀질 때 정체불명의 뇌질환은 그 베일을 벗게 되고 이는 곧 치료약 개발로 이어져 뇌질환 정복의 꿈은 이루게 될 것이다. (글: 서현교 -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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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향기를 통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지식을 얻어가네요 고맙습니다~!^^
2009-04-05
답글 0
항상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
2009-04-01
답글 0
인간의 과학탐구가 인간의 뇌 활동을 이렇게 까지 자세하게 연구하고 있다는 것에 참으로 놀라울 따름 입니다.
2005-05-09
답글 0
좋은 지식으로 잘 기억해 놓겠습니다.
2005-05-09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