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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뇌파로 강아지와 대화를?!
<KISTI의 과학향기> 제933호 2009년 06월 26일
“꺄아악!! 너무 귀여워!!”
몽실몽실한 엉덩이를 흔들며 귀엽게 뛰어다니는 하얀 말티즈 강아지를 본 태연은 경악에 가까운 환호성을 질러댄다. 몇 년을 조르고 졸라 드디어 집에서 강아지를 키울 수 있게 된 것이다.
몽실몽실한 엉덩이 때문에 몽몽이란 이름이 붙은 강아지는 아직 어려 대소변을 못 가리기 때문에 태연이 직접 걸레를 들고 뒤를 쫓아다니며 집안을 청소하기 바빴다. 강아지가 할짝할짝 우유를 먹고 있으면 자신도 옆에서 우유를 마시고 강아지가 트림해야 된다며 어르고 달래는 모습은 영락없는 몽몽이 누나였다. 불과 3일 전에는 말이다.
태연의 환호성은 3일 만에 투정으로 바뀌었다.
“아빠, 얘 바보에요. TV에서 보면 앉아, 일어나 같은 명령은 기본이고 주인 심부름까지 하는 개들이 수두룩한데 몽몽이는 제가 이름을 불러도 모른다니까요. 이것 보세요. 몽몽아!”
태연이가 부르자 강아지는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다른 곳으로 휙 가버린다.
“하하~ 우리 태연이가 몽몽이랑 얘기를 하고 싶은 거로구나. 조금만 기다리렴. BMI 기술 덕분에 이제 머지않아 애완견과 대화를 나누는 시대가 시작될 테니까 말야.”
“어머, 그게 무슨 기술인데요?”
“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Brain Machine Interface, BMI)라고 불리는 기술인데 쉽게 말하자면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로 컴퓨터나 기계를 작동시키는 기술이란다. 예를 들어 뇌가 팔 다리에 지시를 해서 TV를 켜도록 하는 게 아니라 TV가 켜지도록 직접 명령을 내려서 켜는 거지.”
“와, 몸을 안 움직여도 생각만 하면 기계를 움직일 수 있는 거에요?”
“그렇지. BMI 기술이 가장 먼저 도입되고 있는 분야는 의학이란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들이 생각만으로 기계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지. 생각으로 컴퓨터 키보드를 조작하는 뇌파타자기는 벌써 시제품이 출시돼 있는 상태야.”
“키보드가 필요 없어지겠네요.”
“또 얼마 전 일본에서는 뇌파를 감지할 수 있는 특수 헬멧을 쓰고 로봇을 직접 조종하는 기술도 개발됐단다. 장애인들이 생각만으로 로봇도우미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거지.”
“정말요? 그럼 전신마비 환자의 팔이나 다리에 기계를 붙여놓고 그걸 뇌파로 조종하면 환자가 기계에 의지해서 자유롭게 걷거나 팔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 지는 거에요?”
“우리 태연이가 정말 응용력과 상상력이 좋구나. 물론 언젠가는 가능해질 거야.”
이때 통통거리며 뛰어와 태연에게 안기는 몽몽이.
“아참, 깜빡했다. 그럼 BMI 기술로 몽몽이랑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 건데요?”
“참, 몽몽이 얘기를 하고 있었지. 말은 못하지만 강아지도 주인이 어떤 질문을 하면 특정한 뇌파를 내보낸단다. 강아지 뇌에 BMI 장치를 이식하면 그 뇌파를 컴퓨터가 분석해 음성으로 만들 수 있지.”
“에이. 거짓말. 그건 응용력과 상상력을 너무 발휘하신 것 같은데요.”
“아냐. 실제로 작년 말 한림대 의대 신형철 교수 연구팀은 닥스훈트종 강아지 ‘아라’와 대화를 나누는데 이미 성공을 했단다. ‘이름이 뭐니?’ 하고 물으면 ‘아라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물론 좋고 싫은 기분도 다 표현하고 심지어 뇌파로 TV를 켜는 것까지 성공했지. 아라에 이어 ‘맥스’라는 강아지도 BMI장치를 이식해 사람과 대화가 가능해 졌어. 언젠가는 애완동물과 사람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진짜 친구가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싶단다.”
몽몽이를 쳐다보는 태연. 몽몽이의 까만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몽몽이랑 대화를 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몽몽이를 데리고 신 교수님을 찾아가자. 몽몽이를 수술대에 꽉꽉 묶어두고, 마취주사를 놓고, 수술해서 뇌에다가 컴퓨터칩을 심으면, 몽몽이랑 대화를….”
“씨잉~. 아빠 미워! 몽몽이는 수술 안 해! 아직 어려서 말을 모르는 거야. 그렇지 몽몽아? 도망가!”
태연이는 몽몽이와 함께 방으로 도망간 뒤 방문을 닫아버렸다.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지난 3월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의대에서 열린 교수세미나에서 공개된,
말하는 강아지 맥스의 모습. 동아사이언스 자료영상>
몽실몽실한 엉덩이를 흔들며 귀엽게 뛰어다니는 하얀 말티즈 강아지를 본 태연은 경악에 가까운 환호성을 질러댄다. 몇 년을 조르고 졸라 드디어 집에서 강아지를 키울 수 있게 된 것이다.
몽실몽실한 엉덩이 때문에 몽몽이란 이름이 붙은 강아지는 아직 어려 대소변을 못 가리기 때문에 태연이 직접 걸레를 들고 뒤를 쫓아다니며 집안을 청소하기 바빴다. 강아지가 할짝할짝 우유를 먹고 있으면 자신도 옆에서 우유를 마시고 강아지가 트림해야 된다며 어르고 달래는 모습은 영락없는 몽몽이 누나였다. 불과 3일 전에는 말이다.
태연의 환호성은 3일 만에 투정으로 바뀌었다.
“아빠, 얘 바보에요. TV에서 보면 앉아, 일어나 같은 명령은 기본이고 주인 심부름까지 하는 개들이 수두룩한데 몽몽이는 제가 이름을 불러도 모른다니까요. 이것 보세요. 몽몽아!”
태연이가 부르자 강아지는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다른 곳으로 휙 가버린다.
“하하~ 우리 태연이가 몽몽이랑 얘기를 하고 싶은 거로구나. 조금만 기다리렴. BMI 기술 덕분에 이제 머지않아 애완견과 대화를 나누는 시대가 시작될 테니까 말야.”
“어머, 그게 무슨 기술인데요?”
“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Brain Machine Interface, BMI)라고 불리는 기술인데 쉽게 말하자면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로 컴퓨터나 기계를 작동시키는 기술이란다. 예를 들어 뇌가 팔 다리에 지시를 해서 TV를 켜도록 하는 게 아니라 TV가 켜지도록 직접 명령을 내려서 켜는 거지.”
“와, 몸을 안 움직여도 생각만 하면 기계를 움직일 수 있는 거에요?”
“그렇지. BMI 기술이 가장 먼저 도입되고 있는 분야는 의학이란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들이 생각만으로 기계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지. 생각으로 컴퓨터 키보드를 조작하는 뇌파타자기는 벌써 시제품이 출시돼 있는 상태야.”
“키보드가 필요 없어지겠네요.”
“또 얼마 전 일본에서는 뇌파를 감지할 수 있는 특수 헬멧을 쓰고 로봇을 직접 조종하는 기술도 개발됐단다. 장애인들이 생각만으로 로봇도우미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거지.”
“정말요? 그럼 전신마비 환자의 팔이나 다리에 기계를 붙여놓고 그걸 뇌파로 조종하면 환자가 기계에 의지해서 자유롭게 걷거나 팔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 지는 거에요?”
“우리 태연이가 정말 응용력과 상상력이 좋구나. 물론 언젠가는 가능해질 거야.”
이때 통통거리며 뛰어와 태연에게 안기는 몽몽이.
“아참, 깜빡했다. 그럼 BMI 기술로 몽몽이랑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 건데요?”
![]() |
<말하는 강아지 맥스. 요크셔테리어 종 수컷 강아지로 ‘뇌-기계 인터페이스(BMI)’장치를 통해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 동아사이언스 자료사진> |
“참, 몽몽이 얘기를 하고 있었지. 말은 못하지만 강아지도 주인이 어떤 질문을 하면 특정한 뇌파를 내보낸단다. 강아지 뇌에 BMI 장치를 이식하면 그 뇌파를 컴퓨터가 분석해 음성으로 만들 수 있지.”
“에이. 거짓말. 그건 응용력과 상상력을 너무 발휘하신 것 같은데요.”
“아냐. 실제로 작년 말 한림대 의대 신형철 교수 연구팀은 닥스훈트종 강아지 ‘아라’와 대화를 나누는데 이미 성공을 했단다. ‘이름이 뭐니?’ 하고 물으면 ‘아라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물론 좋고 싫은 기분도 다 표현하고 심지어 뇌파로 TV를 켜는 것까지 성공했지. 아라에 이어 ‘맥스’라는 강아지도 BMI장치를 이식해 사람과 대화가 가능해 졌어. 언젠가는 애완동물과 사람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진짜 친구가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싶단다.”
몽몽이를 쳐다보는 태연. 몽몽이의 까만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몽몽이랑 대화를 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몽몽이를 데리고 신 교수님을 찾아가자. 몽몽이를 수술대에 꽉꽉 묶어두고, 마취주사를 놓고, 수술해서 뇌에다가 컴퓨터칩을 심으면, 몽몽이랑 대화를….”
“씨잉~. 아빠 미워! 몽몽이는 수술 안 해! 아직 어려서 말을 모르는 거야. 그렇지 몽몽아? 도망가!”
태연이는 몽몽이와 함께 방으로 도망간 뒤 방문을 닫아버렸다.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지난 3월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의대에서 열린 교수세미나에서 공개된,
말하는 강아지 맥스의 모습. 동아사이언스 자료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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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 걍 믿으세여~ 설마 가짜겠어여~(진짜 가짜일수도...)^^;; 편하게 사는게 최고여~
2012-07-31
답글 0
차후에는 강아지 몸에 배터리를 넣어서 내부에서 충전 가능하게 한다고 하는데... 좀 씁쓸하네요..
2009-07-13
답글 0
ㅋㅋ.. 드래곤볼에서 본 게 현실이 될 수도 있군요...
2009-07-06
답글 0
이건 강아지가 말을 알아듣는다는 근거도 없이 하는 거 같은데
2009-06-30
답글 0
님님... 내가 이걸 좀 관심있어서 들여다 봤는요, 사람의 목소리를 들은 개는 특정한 뇌파가 생기고, 그 뇌파에 따라서 미리 녹음해 놓은 목소리를 선택해서 틀어주는 거에요. 그러니까 개의 생각과는 다를 수가 있지요. 하지만 어쨌든 뇌파로 답을 선택한거니 대단하지요. 분석할 수 있는 뇌파가 많아지고, 거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답도 많아지면 점점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 질거같네요~~ ^^
2009-06-29
답글 0
연구를 동물을상대로 실험하셨네요 우선 사람을 상대로 하는 기술이 공개될 것입니다. 공개자료 방송 매스컴자료 준비중입니다.생각하는대로 휴대폰에 문자입력이 가능하고 거의 식물인간도 환자가족과 대화도 가능하고 장애인도 몸이 불편한 기구를 자유롤게 움직일 수있는 장치도 가능하지요.모든 기술을 외국연구로 가끔소개하시는것을 보았는데 우리대학에서 제가 세계 첨단을 달리고 있답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특히 언어장애인부터 지원합니다. 수화를 없어지는 일이 발생하고 운전하면서도 쉽게
전화를걸고 문자메세지 보내고 검색하고 편리하게 될 것입니다
원리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평평하고 네모지다. 천원지방의 원리지요
세계인이 모두 함께사용하는 디지탈언어문자를 개발하였지요
그래서 세계모든 언어문자는 한개가 되버리겠지요
장애인 세계모든사람이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있고 기계도 알아들을 수있으니 지구촌언어지요 이를 보여주겠다는 것입니다. 더이상 연구할 것도 없는 단계입니다.
2009-06-29
답글 0
개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근거가 없네요.(약간은 알아들으려나...) 개가 사람말도 이해를 못하는데 뇌파로 답을 보낸다니 저 동영상 뭔가 수상함
2009-06-29
답글 0
와...텔레파시다...
2009-06-27
답글 0
글쎄요...아직까지는 실제로 동영상을 보면서도 뭔가 어설프다는 느낌을 받네요...암튼 과학의 발전이 대단...!!!
2009-06-27
답글 0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이제 동물을 이해하기 쉽겠네요.
2009-06-26
답글 0
읽을때 마다 신기한게 과학의 힘이라니까 오늘도 아주 신통한것을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06-26
답글 0
신기합니다만 왠지 슬퍼지네요
2009-06-26
답글 0
저 동물과의 대화는 뇌파의 파장을 통해 답을 선택했다는 것이지 동물의 생각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강이지 없어도 되는 것 같아 보이는 것이 당연하지요. 중요한 것은 뇌파를 인식해 그걸 대화에 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것 같아요.
2009-06-26
답글 0
ㅋㅋ왕왕재미나게읽었어요
2009-06-26
답글 0
ㅎㅎㅎ 동물과 대화를 할 수 있다니... 동물의 뇌파를 사람의 주관적 해석으로 분석하여 대화한다는 것이 재미있는 발상이내요.ㅎ 그렇다면 사람의 뇌파도 분석해서 기계를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건데...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장애우들에게 정말 좋은 소식이네요.
2009-06-26
답글 0
동영상 ㅋㅋㅋㅋㅋㅋ 저건 강아지 없어도 될거 같은데. ㅎㅎㅎ
2009-06-26
답글 0
고양이나 개하고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새로운 지식에 감사를 드립니다.
2009-06-26
답글 0
만화랑 동영상... 점점 화려해지는 과학향기. 이런걸 어디가서 보나!
2009-06-26
답글 0
질문은 영어로 대답은 한국어로 ㅋ.. 동시통역해도 되겠는데요?
2009-06-26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