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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바보상자, 너무 똑똑해진 거 아냐?!
<KISTI의 과학향기> 제1397호 2011년 07월 25일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여름방학! 하루 종일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던 태연은 아빠 앞에 자랑스럽게 방학계획표를 내보인다. 하루에 8시간을 TV 시청에 할애한 어매이징한 계획표에 아빠의 입이 떡~ 벌어진다.
“허걱!! 밥 먹고 TV보고 밥 먹고 TV보고 다시 밥 먹고 잠자는, 아주 심플한 계획표를 짠 것이로구나!!”
“네네~~ 바로 그거예요. 이번 여름방학 탐구주제가 TV거든요. 그러니까 하루 종일 열심히 TV를 보며 탐구를 하려고요. 라라라~~.”
“그, 그렇구나…. 그럼 TV의 뭘 탐구할 건데? TV의 역사, TV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과정, PD나 아나운서의 역할, TV에 새롭게 도입된 첨단기술 등등 가운데 어떤 거?”
“에이, 그렇게 어려운 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전 그냥 TV를 보면 좋구나~ 그런 걸 탐구할꺼걸랑요~~~.”
아빠는 태연의 무모할 정도로 단순무식한 계획에 뒷목을 잡는다.
“태연아, TV를 탐구하는 건 아주 좋은 주제야. 그렇지만 뭔가 더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하지 않겠니? 음…, 신개념 TV의 등장 어때? 아빠가 찐하게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저야 물론 좋죠!! 방학 숙제를 날로 먹는 건데요. 그래서요, 아빠! 신개념 TV에 어떤 게 있는데요?”
“우선 스마트 TV부터 알아볼까? 스마트 TV는 인터넷과 연결돼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내려 받아 보거나 검색을 할 수 있고 각종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할 수 있는 TV를 말한단다. 다시 말해 TV를 방송시청 뿐만 아니라 인터넷 활용에도 사용하는 거지. 최근 등장한 스마트TV는 일정 기간 동안 소비자의 시청 패턴을 분석해서 소비자의 성향을 감지한 뒤에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을 추천해주는 등 개인맞춤형 기능까지 하고 있어. 또 TV로 개인홈페이지를 이용하거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단다.”
“와, 짱이다! 그럼 TV 보다가 연예인 검색하고 싶으면 컴퓨터 앞으로 가고 다시 TV 앞으로 오고, 그렇게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없겠네요?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TV가 알아서 모아 보여주고! 진짜 스마트, 다시 말해 똑똑한걸요? TV가 바보상자라는 건 이제 바보들이나 하는 말이겠어요!”
“너,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니? 암튼 그 다음으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3D TV를 탐구해 봐도 좋을 거야. 우리 몸의 두 개의 눈은 각기 다른 각도에서 물체를 보게 된단다. 이렇게 두 눈에 들어온 영상신호가 합쳐져서 3차원(3D)적인 원근과 깊이(입체감)를 인지하게 되지. 그런데 TV는 2차원(2D) 평면에서 영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보는 각도가 달라져도 두 눈에 전달되는 영상은 항상 같단다. 따라서 입체감을 느낄 수 없지.”
“그럼 양쪽 눈에 각기 다른 각도의 영상을 보여주면 되겠네요. 그럼 TV가 입체로 보일 거 아니에요.”
“바로 그거야! 오랜만에 똑똑한 얘기를 하는구나. 현장감 넘치는 입체영상을 보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양쪽 눈이 각기 다른 각도로 평면 TV를 인식할까’를 고민했단다. 그래서 편광 안경(Polarized glasses) 방식과 셔터 안경(Shutter glasses) 방식의 3D TV를 출시하게 됐지.”
“참내, 뭐가 그렇게 복잡해요. 간단한 방법이 있구만. 자, 눈동자를 가운데로 모아보세요. 사시처럼요. 그럼 초점이 흐리멍덩해지면서 뭐든 입체로 보인다니까요. 깔깔~. 아빠도 여러 명으로 보여요. 완전 매직아이다!”
“태연아, 장난 그만하고 진지하게 좀 들어봐. TV 화면은 수많은 가로줄로 이뤄져 있단다. 이걸 주사선(走査線)이라고 하는데, 이 줄들이 빈틈없이 모여서 하나의 화면을 만들게 돼. 편광 안경 방식은 이 주사선을 짝수선과 홀수선으로 나눈 다음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해당하는 영상신호를 동시에 내보내는 방법이야. 그리고 TV 전면에 양쪽 신호를 분리해 출력할 수 있는 필터를 부착한단다. 그리고 시청자는 두 가지의 영상 신호 가운데 서로 다른 한 가지씩만 통과시키는 2개의 편광 렌즈로 구성된 안경을 착용하게 되지. 그러면 각각의 눈에 다른 영상이 전달되기 때문에 입체적인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거란다.”
“그럼, 셔터 안경 방식은요?”
“셔터 안경 방식은 주사선을 나누지 않아. 그 대신 왼쪽과 오른쪽 눈에 해당하는 영상을 아주 빠른 속도로 번갈아가며 출력하는 방법을 이용한단다. 이에 맞춰 시청자가 쓴 안경의 렌즈 셔터도 번갈아가며 열고 닫히기를 반복하는 거지. 이 방법은 TV 자체보다 안경이 입체감을 주는데 더 많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TV의 값은 싸지만 반대로 안경 값은 비싸단다.”
“값이야 비싸든 말든 무슨 상관이에요~. 어쨌든 TV가 점점 더 재밌고 버라이어티해진다는 거잖아요. 이래서 내가 과학자들을 좋아한다니까! 오늘부터 하루에 딱 10시간씩 TV를 보겠어요~.”
“음…, 그런데 태연아. 너에게 슬픈 소식도 하나 전해야만 하겠구나. 미국 하버드대학교 공공보건연구소가 최근에 아주 마음 아픈 연구결과를 발표했어요. 하루 2시간 이상 TV를 볼 경우 제2형 당뇨병과 심장질환 발병률이 높아지고, 매일 3시간 이상 시청하면 조기사망률이 증가하며, 시청시간이 2시간 더 늘어날 때마다 당뇨병은 20%, 심혈관질환은 15%, 조기사망률은 13%씩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구나.”
“허걱! 그런 말도 안 되는…!! 할 수 없죠 뭐. 그럼 TV 대신 컴퓨터 게임을 탐구할게요. 하루에 딱 10시간씩만 게임을 하면 득도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거예요. 그렇죠 아빠?”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허걱!! 밥 먹고 TV보고 밥 먹고 TV보고 다시 밥 먹고 잠자는, 아주 심플한 계획표를 짠 것이로구나!!”
“네네~~ 바로 그거예요. 이번 여름방학 탐구주제가 TV거든요. 그러니까 하루 종일 열심히 TV를 보며 탐구를 하려고요. 라라라~~.”
“그, 그렇구나…. 그럼 TV의 뭘 탐구할 건데? TV의 역사, TV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과정, PD나 아나운서의 역할, TV에 새롭게 도입된 첨단기술 등등 가운데 어떤 거?”
“에이, 그렇게 어려운 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전 그냥 TV를 보면 좋구나~ 그런 걸 탐구할꺼걸랑요~~~.”
아빠는 태연의 무모할 정도로 단순무식한 계획에 뒷목을 잡는다.
“태연아, TV를 탐구하는 건 아주 좋은 주제야. 그렇지만 뭔가 더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하지 않겠니? 음…, 신개념 TV의 등장 어때? 아빠가 찐하게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저야 물론 좋죠!! 방학 숙제를 날로 먹는 건데요. 그래서요, 아빠! 신개념 TV에 어떤 게 있는데요?”
“우선 스마트 TV부터 알아볼까? 스마트 TV는 인터넷과 연결돼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내려 받아 보거나 검색을 할 수 있고 각종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할 수 있는 TV를 말한단다. 다시 말해 TV를 방송시청 뿐만 아니라 인터넷 활용에도 사용하는 거지. 최근 등장한 스마트TV는 일정 기간 동안 소비자의 시청 패턴을 분석해서 소비자의 성향을 감지한 뒤에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을 추천해주는 등 개인맞춤형 기능까지 하고 있어. 또 TV로 개인홈페이지를 이용하거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단다.”
“와, 짱이다! 그럼 TV 보다가 연예인 검색하고 싶으면 컴퓨터 앞으로 가고 다시 TV 앞으로 오고, 그렇게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없겠네요?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TV가 알아서 모아 보여주고! 진짜 스마트, 다시 말해 똑똑한걸요? TV가 바보상자라는 건 이제 바보들이나 하는 말이겠어요!”
“너,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니? 암튼 그 다음으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3D TV를 탐구해 봐도 좋을 거야. 우리 몸의 두 개의 눈은 각기 다른 각도에서 물체를 보게 된단다. 이렇게 두 눈에 들어온 영상신호가 합쳐져서 3차원(3D)적인 원근과 깊이(입체감)를 인지하게 되지. 그런데 TV는 2차원(2D) 평면에서 영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보는 각도가 달라져도 두 눈에 전달되는 영상은 항상 같단다. 따라서 입체감을 느낄 수 없지.”
“그럼 양쪽 눈에 각기 다른 각도의 영상을 보여주면 되겠네요. 그럼 TV가 입체로 보일 거 아니에요.”
“바로 그거야! 오랜만에 똑똑한 얘기를 하는구나. 현장감 넘치는 입체영상을 보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양쪽 눈이 각기 다른 각도로 평면 TV를 인식할까’를 고민했단다. 그래서 편광 안경(Polarized glasses) 방식과 셔터 안경(Shutter glasses) 방식의 3D TV를 출시하게 됐지.”
“참내, 뭐가 그렇게 복잡해요. 간단한 방법이 있구만. 자, 눈동자를 가운데로 모아보세요. 사시처럼요. 그럼 초점이 흐리멍덩해지면서 뭐든 입체로 보인다니까요. 깔깔~. 아빠도 여러 명으로 보여요. 완전 매직아이다!”
“태연아, 장난 그만하고 진지하게 좀 들어봐. TV 화면은 수많은 가로줄로 이뤄져 있단다. 이걸 주사선(走査線)이라고 하는데, 이 줄들이 빈틈없이 모여서 하나의 화면을 만들게 돼. 편광 안경 방식은 이 주사선을 짝수선과 홀수선으로 나눈 다음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해당하는 영상신호를 동시에 내보내는 방법이야. 그리고 TV 전면에 양쪽 신호를 분리해 출력할 수 있는 필터를 부착한단다. 그리고 시청자는 두 가지의 영상 신호 가운데 서로 다른 한 가지씩만 통과시키는 2개의 편광 렌즈로 구성된 안경을 착용하게 되지. 그러면 각각의 눈에 다른 영상이 전달되기 때문에 입체적인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거란다.”
“그럼, 셔터 안경 방식은요?”
“셔터 안경 방식은 주사선을 나누지 않아. 그 대신 왼쪽과 오른쪽 눈에 해당하는 영상을 아주 빠른 속도로 번갈아가며 출력하는 방법을 이용한단다. 이에 맞춰 시청자가 쓴 안경의 렌즈 셔터도 번갈아가며 열고 닫히기를 반복하는 거지. 이 방법은 TV 자체보다 안경이 입체감을 주는데 더 많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TV의 값은 싸지만 반대로 안경 값은 비싸단다.”
“값이야 비싸든 말든 무슨 상관이에요~. 어쨌든 TV가 점점 더 재밌고 버라이어티해진다는 거잖아요. 이래서 내가 과학자들을 좋아한다니까! 오늘부터 하루에 딱 10시간씩 TV를 보겠어요~.”
“음…, 그런데 태연아. 너에게 슬픈 소식도 하나 전해야만 하겠구나. 미국 하버드대학교 공공보건연구소가 최근에 아주 마음 아픈 연구결과를 발표했어요. 하루 2시간 이상 TV를 볼 경우 제2형 당뇨병과 심장질환 발병률이 높아지고, 매일 3시간 이상 시청하면 조기사망률이 증가하며, 시청시간이 2시간 더 늘어날 때마다 당뇨병은 20%, 심혈관질환은 15%, 조기사망률은 13%씩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구나.”
“허걱! 그런 말도 안 되는…!! 할 수 없죠 뭐. 그럼 TV 대신 컴퓨터 게임을 탐구할게요. 하루에 딱 10시간씩만 게임을 하면 득도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거예요. 그렇죠 아빠?”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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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무릎을 굽힌후 앉으면.. 불편하지..
201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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