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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시즌, 시차적응 해결할 방법 없을까?
<KISTI의 과학향기> 제460호 2006년 06월 19일
지난 달 28일 월드컵 대표선수들이 월드컵 출전에 앞서 첫 훈련을 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레인저스 훈련장. 23명의 축구 선수대표 선수들은 열심히 공을 차면서 이마에 땀을 흘렸으나, 몸놀림은 평소 같지 않았다. 바로 16시간의 긴 비행과 7시간*의 시차로 인한 때문이다. 특히 박지성, 이영표, 안정환 등 유럽파 선수들은 며칠 사이로 유럽에서 한국으로, 다시 한국에서 유럽으로 옮기며 시차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월드컵을 보기 위해 독일로 날아간 응원단 역시 피로를 호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국과 독일의 시차는 약 7시간*. 밤낮이 바뀐 이들은 현지 시간에 적응할 때까지 소위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멍해지는 두통 및 식욕·체력 저하 증세를 겪게 된다. 왜 그럴까?
이처럼 장거리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겪는 증세를 의학용어로 제트레그(Jet lag) 또는 시차증, 시차증후군이라 부른다. 즉 여행자가 보통 5-6시간 이상의 시차가 나는 지역으로 장거리 여행 시 현지 시간과 신체가 인식하고 있는 시간 사이의 부조화로 인해 발생하는 증세다. 밤낮이 바뀌어 한참 잠이 들어있을 시간에 신체를 움직임으로서 피로감이 겹쳐져 여러 증상이 나타나고 밤에는 머리는 멍하면서 잠을 못자는 수면 장애가 따라온다.
사실 우리 몸에는 아침에 자연스럽게 눈을 뜨고 밤에는 대낮처럼 불을 밝혀도 잠이 오게 하는 생체시계가 작동하고 있다. 바로 대뇌 아래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마스터 신경세포(Master nerve cell)’는 주기적으로 각각 다른 양의 PDF라는 분비물(신호)을 내보내는 데 이 신호를 받는 주변 신경세포들은 PDF가 많으면 아침으로 PDF가 적으면 저녁으로 인식한다. 생체시계 신경세포들이 이같은 교신으로 밤에 졸리도록 하고, 아침에 일정시간 되면 깨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생체시계 신경세포들은 사람이 시차가 나는 곳으로 이동을 하면 현지 시간에 맞추게 되는 데 현지시간에 완전 적응할 때까지 우리 몸은 체온, 심박수, 호르몬 분비, 전해질 농도 등의 변화가 나타나는 생리적인 무질서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이런 변화로 인해 밤에는 피곤해도 잠이 오지 않고, 업무나 운동에서 집중력과 판단력 저하, 졸음·두통·체력저하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다행히 이런 과정 속에서도 우리 몸이 현지 시간에 조금씩 적응을 하는 데,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보통 하루에 1시간씩 현지 시간에 맞춰 간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월드컵이 개최되는 독일과 7시간의 차이(서머타임 기준)가 나기 때문에 7일 정도가 지나면 우리 선수들은 완전히 현지 시간에 적응하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대표팀 감독·코치들은 스코틀랜드에서 선수들이 시차를 되도록 빨리 극복하기 위해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그곳 시간에 맞춰 ‘강훈’이라는 특효약을 쓴 것이다. 강한 육체적 운동에 따른 피곤함으로 저녁에 일찍 잠을 자도록 하려는 목적이다.
이런 시차 적응 역시 월드컵 선수들이나 여행객뿐만 아니라 새벽에 월드컵을 시청하려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일종의 과제다. 새벽 4시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밤을 새던지 평소보다 일찍 잠을 청한 후 그 시간에 맞춰 일어나야 한다.
이처럼 밤잠을 자지 못한 경우에도 되도록 원래 기상 시간에 일어나고 정 피곤하면 쉬는 시간을 이용해 30분 내로 짧게 낮잠을 자는 게 다음날 생활 리듬을 위해서 좋다. 의사들은 빛은 장거리 여행자의 경우 생체시계를 앞당겨 현지 시간 적응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시차 극복을 빨리 하기 위해서는 도착 후 햇볕을 많이 쐐주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물론 새벽에 월드컵을 시청한 국민들도 마찬가지 이유로 햇볕을 쏘이며 산책하는 게 좋다.
한편 우리 축구경기가 열리는 새벽 4시는 평소 수면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시청자들이 졸음을 쫓으며 경기를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잠을 깨우는 체조로 근육의 길이는 변하지 않지만 근육에 힘이 들어가 단단해지는 정적수축 운동이 적절하다고 말한다. 최근 영화배우 문근영이 모 CF에서 선보인 국민체조에서 다리를 조금 벌리고 두 팔을 옆으로 쫙 뻗는 동작도 이 운동에 해당된다. 이 운동을 하면 심장에서 뿜어내는 혈액량이 증가돼 혈액순환양이 많아지고 뇌기능이 활발해져 결국 졸음이 달아나는 원리다.
이번 월드컵 축기경기에서 16강을 넘어 오래도록 응원의 열기를 불태우려면 과학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시차 적응으로 새벽 단잠을 깬 국민들은 이런 정적수축 운동을 통해 졸음을 쫓으며 2시간 동안 “대~한민국~”을 열심히 외쳐보면 어떨까? (글 : 서현교 과학칼럼니스트)
*주 : 한국과 독일, 스코틀랜드의 시차는 8시간이나 서머타임 시행 시 7시간이 됨.
월드컵을 보기 위해 독일로 날아간 응원단 역시 피로를 호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국과 독일의 시차는 약 7시간*. 밤낮이 바뀐 이들은 현지 시간에 적응할 때까지 소위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멍해지는 두통 및 식욕·체력 저하 증세를 겪게 된다. 왜 그럴까?
이처럼 장거리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겪는 증세를 의학용어로 제트레그(Jet lag) 또는 시차증, 시차증후군이라 부른다. 즉 여행자가 보통 5-6시간 이상의 시차가 나는 지역으로 장거리 여행 시 현지 시간과 신체가 인식하고 있는 시간 사이의 부조화로 인해 발생하는 증세다. 밤낮이 바뀌어 한참 잠이 들어있을 시간에 신체를 움직임으로서 피로감이 겹쳐져 여러 증상이 나타나고 밤에는 머리는 멍하면서 잠을 못자는 수면 장애가 따라온다.
사실 우리 몸에는 아침에 자연스럽게 눈을 뜨고 밤에는 대낮처럼 불을 밝혀도 잠이 오게 하는 생체시계가 작동하고 있다. 바로 대뇌 아래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마스터 신경세포(Master nerve cell)’는 주기적으로 각각 다른 양의 PDF라는 분비물(신호)을 내보내는 데 이 신호를 받는 주변 신경세포들은 PDF가 많으면 아침으로 PDF가 적으면 저녁으로 인식한다. 생체시계 신경세포들이 이같은 교신으로 밤에 졸리도록 하고, 아침에 일정시간 되면 깨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생체시계 신경세포들은 사람이 시차가 나는 곳으로 이동을 하면 현지 시간에 맞추게 되는 데 현지시간에 완전 적응할 때까지 우리 몸은 체온, 심박수, 호르몬 분비, 전해질 농도 등의 변화가 나타나는 생리적인 무질서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이런 변화로 인해 밤에는 피곤해도 잠이 오지 않고, 업무나 운동에서 집중력과 판단력 저하, 졸음·두통·체력저하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다행히 이런 과정 속에서도 우리 몸이 현지 시간에 조금씩 적응을 하는 데,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보통 하루에 1시간씩 현지 시간에 맞춰 간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월드컵이 개최되는 독일과 7시간의 차이(서머타임 기준)가 나기 때문에 7일 정도가 지나면 우리 선수들은 완전히 현지 시간에 적응하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대표팀 감독·코치들은 스코틀랜드에서 선수들이 시차를 되도록 빨리 극복하기 위해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그곳 시간에 맞춰 ‘강훈’이라는 특효약을 쓴 것이다. 강한 육체적 운동에 따른 피곤함으로 저녁에 일찍 잠을 자도록 하려는 목적이다.
이런 시차 적응 역시 월드컵 선수들이나 여행객뿐만 아니라 새벽에 월드컵을 시청하려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일종의 과제다. 새벽 4시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밤을 새던지 평소보다 일찍 잠을 청한 후 그 시간에 맞춰 일어나야 한다.
이처럼 밤잠을 자지 못한 경우에도 되도록 원래 기상 시간에 일어나고 정 피곤하면 쉬는 시간을 이용해 30분 내로 짧게 낮잠을 자는 게 다음날 생활 리듬을 위해서 좋다. 의사들은 빛은 장거리 여행자의 경우 생체시계를 앞당겨 현지 시간 적응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시차 극복을 빨리 하기 위해서는 도착 후 햇볕을 많이 쐐주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물론 새벽에 월드컵을 시청한 국민들도 마찬가지 이유로 햇볕을 쏘이며 산책하는 게 좋다.
한편 우리 축구경기가 열리는 새벽 4시는 평소 수면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시청자들이 졸음을 쫓으며 경기를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잠을 깨우는 체조로 근육의 길이는 변하지 않지만 근육에 힘이 들어가 단단해지는 정적수축 운동이 적절하다고 말한다. 최근 영화배우 문근영이 모 CF에서 선보인 국민체조에서 다리를 조금 벌리고 두 팔을 옆으로 쫙 뻗는 동작도 이 운동에 해당된다. 이 운동을 하면 심장에서 뿜어내는 혈액량이 증가돼 혈액순환양이 많아지고 뇌기능이 활발해져 결국 졸음이 달아나는 원리다.
이번 월드컵 축기경기에서 16강을 넘어 오래도록 응원의 열기를 불태우려면 과학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시차 적응으로 새벽 단잠을 깬 국민들은 이런 정적수축 운동을 통해 졸음을 쫓으며 2시간 동안 “대~한민국~”을 열심히 외쳐보면 어떨까? (글 : 서현교 과학칼럼니스트)
*주 : 한국과 독일, 스코틀랜드의 시차는 8시간이나 서머타임 시행 시 7시간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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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월드컵은 시차가 얼마나 나려나요~ㅎ 남아프리카공화국이면 위도상 거의 지구반대편일텐데...
2009-04-05
답글 0
과학향기 입니다.
지적에 감사합니다.
원래 한국과 독일, 스코틀랜드의 시차는 8시간이 맞습니다. 하지만 현재 유럽의 대부분 지역은 서머타임제도가 시행 중이기 때문에 진우영님께서 지적하신대로 7시간 시차가 됩니다. 글쓰신 분이 그 부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수정을 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과학의 숲을 보는 즐거움
KISTI 과학향기
2006-06-21
답글 0
어차피 전 딱 1시간만 일찍 일어나면 돼서... ^^
2006-06-20
답글 0
시차가 7시간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닌가요?...
2006-06-20
답글 0
아... 오늘 내가 멍한 이유가 시차 때문...
토요일에는 푹 자면 괜찮겠죠...ㅎㅎ...
2006-06-19
답글 0
저도 졸려 죽을 거 같아요- ㅋㅋ
2006-06-19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