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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에 젖지 않고 100% 생분해되는 친환경 종이 빨대 개발
<KISTI의 과학향기> 제3814호 2022년 12월 19일국내 연구팀이 해양과 토양에서 100% 생분해되면서 쉽게 눅눅해지지 않는 친환경 종이 빨대를 개발했다. 이 빨대는 대량 생산하기도 쉬워 향후 식당이나 카페 내 플라스틱 빨대 규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 11월 24일부터 환경법에 따라 식당과 카페 매장 안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금지됐다. 종이 빨대를 사용할 수 있지만, 현재 종이 빨대는 완전히 종이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100% 종이로만 만들어진 빨대는 액체에 닿을 때 눅눅해져 빨대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다. 그래서 표면을 코팅해야 하는데, 코팅 물질은 주로 폴리에틸렌(PE)이나 아크릴 수지다. 사용 후 폐기 시 코팅된 폴리에틸렌이 분해되지 않고 작은 입자로 떨어져 나와 미세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다.
또 사용할 때도 기존 종이 빨대는 불편한 점이 많다. 음료에 오래 두면 눅눅해지고, 탄산음료를 마실 때 종이 빨대의 표면 특성 때문에 거품이 다량 발생하기도 한다. 현재 종이 빨대의 대체제로는 폴리락틱산(PLA) 빨대, 쌀 빨대가 있다. 그러나 폴리락틱산(PLA) 일명 옥수수 플라스틱 빨대는 해양에서 잘 분해되지 않고, 쌀 빨대는 분해는 잘 되나 대량 생산이 어려워 가격이 비싸고 단면이 날카롭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한국화학연구원과 박제영 서강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100% 생분해되면서 기존 종이 빨대보다 우수한 기능을 하고 대량 생산이 쉬운 친환경 종이 빨대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대표적 생분해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를 합성한 후, 여기에 셀룰로오스 나노크리스탈(셀룰로오스를 나노입자로 만들어 표면적을 넓힌 소재)을 첨가해 코팅 물질을 만들었다. 셀룰로오스 나노크리스탈은 종이와 잘 붙어, 종이 빨대를 코팅할 때 종이 표면과 생분해 플라스틱을 단단히 붙여주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개발한 빨대를 물이나 차, 우유나 기름이 포함된 음료, 탄산음료 등 다양한 음료에서 시험했다. 그 결과 오랜 시간 사용해도 눅눅해지거나 구부러지지 않았다. 또 이 빨대는 바다에서도 분해가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포항시 북구 흥애읍 오도리 인근 해안의 수심 1.5-2m 깊이에 빨대를 담가 해양환경에서 분해를 시험했다. 일반 플라스틱 빨대와 옥수수 플라스틱 빨대는 120일 동안 전혀 분해되지 않은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빨대는 60일 동안 무게가 50% 이상 감소했고 120일 후에는 완전히 사라졌다.
연구를 이끈 오동엽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본 기술은 플라스틱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작은 사례”라며 “사용하기 편한 일회용 플라스틱들부터 다양한 친환경 소재로 차근차근 바꾼다면, 미래 환경은 우리가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11월 21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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