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과학향기 for Kids] 동물들은 가족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KISTI의 과학향기> 제3100호   2024년 09월 30일
가까운 가족, 친구, 그리고 사랑하는 반려동물과의 영원한 이별은 언제나 서글픕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수만 년 전부터 사랑하는 이와의 추억을 되새기거나, 다른 사람들과 슬픔을 나누기 위해 장례식을 치릅니다. 그런데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을 슬퍼한다고 해요. 과연 어떤 동물들이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슬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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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사람들은 세상을 떠난 이를 기억하고, 슬픔을 나누기 위해 장례식을 치른다. ⓒshutterstock
 
반려동물도 이별에 슬퍼한다
 
우선 사람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인 개는 가족의 죽음을 슬퍼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함께 살던 다른 개의 죽음을 경험한 개의 86%가 이별 후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였다고 합니다. 보호자에게 더욱 어리광을 부리거나, 잠을 자지 않거나 밥을 먹지 않았죠. 이러한 행동은 평균 6개월 정도 이어졌지만, 심한 경우 1년 이상 계속됐습니다.
 
고양이는 어떨까요? 일반적으로 고양이는 외로움을 덜 탄다고 알려진 만큼,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고양이도 함께 살던 개나 고양이가 죽으면 우울해하며, 잠을 자지 않거나 밥을 먹지 않는다고 해요. 또 죽은 동물을 찾아다니는 경우도 관찰됐습니다. 그렇다면, 개와 고양이는 죽음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고 있을까요? 과학자들은 개와 고양이가 죽음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친구나 가족이 사라진 슬픔에 우울해한다고 추정하고 있어요. 특히 보호자가 슬퍼할수록 더더욱 불안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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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가장 대표적인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는 함께 살던 반려동물의 죽음을 슬퍼한다. ⓒshutterstock
 
야생동물들도 장례를 치른다
 
그렇다면 야생동물은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일까요? 몇몇 사회적 동물들은 가족이나 동료가 세상을 떠나면 장례식을 치르기도 한답니다. 예를 들어, 20년 전에 이별한 친구도 기억하는 돌고래는 가족이 세상을 떠나면 온몸으로 슬픔을 표현합니다. 2015년 포르투갈에선 어미 대서양일락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자신의 등과 머리에 떠받치고 1시간 넘게 헤엄치는 모습이 발견됐습니다. 올해 6월 제주도 앞바다에서도 비슷한 행동을 하는 남방큰돌고래가 목격됐어요. 이는 다친 돌고래가 편히 숨 쉴 수 있게 도와주는 행동이지만, 이미 사망한 돌고래에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돌고래들의 행동을 세상을 떠난 돌고래를 기억하며 슬퍼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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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죽은 새끼 돌고래를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돌고래 ⓒ핫핑크돌핀스
 
무리를 이루며 서로를 챙겨주는 코끼리 역시 장례를 치르는 동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코끼리는 가족뿐만 아니라, 같은 무리에 속한 코끼리가 세상을 떠나도 그 곁을 지킵니다. 하지만 종에 따라 장례 방식이 조금 다르답니다. 아프리카코끼리는 동료가 죽으면 밤새 곁을 지킵니다. 그리고 동료가 죽은 지 꽤 긴 시간이 흐른 후에도 죽은 동료를 찾아간답니다. 반면 아시아코끼리는 죽은 동료를 땅에 묻은 후, 일부러 동료의 무덤을 피해 다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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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아시아코끼리는 가족이 세상을 떠나면 땅속에 묻는다. ⓒ서벵골산림국
 
마지막으로 사람과 닮은 점이 많은 영장류는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일까요?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차크마개코원숭이 어미는 자식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데리고 다니며 상처를 핥아주거나, 털을 골라줍니다. ‘아이가 죽은 걸 모르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어미 원숭이가 가족을 잃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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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죽은 새끼를 끌고 다니는 어미 차크마개코원숭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대학교
 
한편, 사람처럼 꼬리가 없고 도구를 사용할 만큼 영리한 유인원 중 하나인 침팬지 역시 장례를 치릅니다. 침팬지들은 죽은 침팬지 주위에 둘러앉아, 죽은 침팬지를 깨끗이 닦아줍니다. 도구를 활용해 이빨 사이사이를 정성스레 닦아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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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 죽은 수컷 침팬지 토마스의 양어머니인 노엘이 토마스의 몸을 구석구석 닦아주고 있다. ⓒscientific reports
 
예상보다 많은 동물이 다양한 방식으로 죽음을 슬퍼하고 장례식을 치릅니다. 과학자들은 동물들의 장례식을 같은 위험에 빠지지 않으려고 분석하는 행동으로 봅니다. 또한 끈끈한 관계를 맺는 사회적 동물들은 장례식을 통해 유대감을 나누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동물들의 삶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단 것을 알 수 있어요. 앞으로도 동물들의 삶을 파헤쳐 보기 위해, 더 많은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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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과서 연계 - 이번 과학향기 에피소드는 어떤 교과 단원과 관련돼 있을까? 

3학년 1학기 과학 - 동물의 한살이
3학년 2학기 과학 - 동물의 생활
 
글 : 남예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 일러스트 : EZ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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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o
  • 평점   별 5점

잘 봤습니다. 동물도 크게 다르지 않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24-10-04

답글 0

짱가
  • 평점   별 5점

유튜브등의 영상에서 보면
어미개가 애기 개가 죽었을때
땅에 묻어주는거 봤어요...
신기하면서도 감동적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2024-09-30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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