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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혈액형이 있을까?
<KISTI의 과학향기> 제141호 2004년 06월 04일
만약 큰 수술을 해야 할 때 혈액이 부족해 수혈이 필요하다면 어떻게 할까? 당연히 환자의 혈액형에 맞는 혈액을 수혈해야 한다고 누구나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19세기만 해도 수혈은 환자의 목숨을 걸고 해야 할 위험한 의료행위 였다.17세기 초 ‘윌리엄 하베이(William Harvey)’에 의해 혈액 순환에 대한 개념이 정립된 이후 17세기 후반에는 동물의 피를 사람에게 수혈하는 치료법이 시도되었으며 19세기 초에는 산후 출혈이 심한 산모에게 혈액 제공자가 직접 수혈을 시도하는 ‘직접수혈요법’이 시도 되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원인을 알 수 없었던 치명적인 수혈 부작용으로 인해 48번의 수혈 중 18번의 수혈이 죽음에까지 이르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이는 ‘동종응집소(Isoagglutinin)’에 의해 적혈구의 응고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 혈액형의 구분이 발견되기 전까지 수혈은 매우 위험한 치료 방법이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ABO식 혈액형 구분의 방법은 1901년 비엔나 대학의 조수였던 칼 란트 슈타이너(Karl Landsteiner)박사가 건강한 사람의 혈액도 서로 다른 혈액과 혼합하게 되면 응고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에 착안해 발견하였다. ‘란트 슈타이너’박사는 이 방법을 통해 사람의 혈액형을 A형, B형 그리고 C형(후에 ‘Zero’ 라는 의미로 O형으로 이름을 고침)으로 명명하였고 이후 네 번째 혈액형인 AB형은 1902년 그의 제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후 20세기 들어 혈청학의 발전을 통해 1950년대까지 MNSs, P, Rh, Lutheran, Kell, Lewis, Duffy 및 Kidd 등의 적혈구 혈액형 항원을 찾아내 혈액형을 구분할 수 있는 혈액형 군을 발견하였으며 현재에는 23개의 혈액형군(Blood Group System-혈액형을 구분하는 방법)과 약 250개 이상의 혈액형 항원이 발견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사람의 혈액형과 같이 동물에게도 혈액형의 구분이 있을까?
물론 동물들도 사람과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사람의 혈액보다 더 다양한 여러 종류의 혈액형이 존재한다.
소의 경우에는 A, B, C, F-V, J, L, M, N, S, Z, R’-S’, T’ 등 12가지 혈액형이 있으며 말은 7가지, 면양은 8가지, 닭은 13가지 그리고 돼지는 무려 15가지의 혈액형을 가지고 있다.
원숭이의 경우 사람과 유사한 A, B, AB, O형이 있으며 침팬치는 B형 인자가 없어 A형과 O형 뿐이 없다. 고릴라 같은 경우는 B형만 있으며 오랑우탄은 A, B, AB형만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중 사람과 가장 친숙한 개 같은 경우는 혈액형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는데 개의 경우에는 A, B, C, D, F, Tr, J, K, L, M, N 등 11개의 혈액형군이 있다.
이중 Tr항원은 사람의 ABO 혈액형과 마찬가지로 그 항원을 가지지 않은 개에서는 항 ?Tr 항체가 존재해 Tr 항원이 음성인 개에게 양성 혈액을 주사하면 수혈의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래서 미국의 경우엔 개에 대해서도 Tr 항원의 검사를 실시한 다음 수혈하려고 준비할 정도로 연구가 상당히 진전되어 있다.
동물의 경우 혈액형이 틀리더라도 사람처럼 혈액의 응집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같은 혈액형이나 응집이 일어나지 않은 혈액형을 꼭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처음 수혈할 때는 거부 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상관 없지만 두 번째 수혈 할 때는 항체가 이미 만들어져서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연달아 수혈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지속적으로 혈액을 수혈해야 할 상황이라면 해당 혈액형과 동일한 혈액을 수혈하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는 혈액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수혈과 같은 방법이 유일했지만 앞으로는 이를 대체할 인공혈액을 통한 혈액의 수혈이 보편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혈액은 혈액형에 상관없이 수혈이 가능해 지금과 같이 복잡한 혈액형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인공혈액의 연구가 하루빨리 완료되 혈액을 구하지 못해 죽는 사람이 없어지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원해 본다.
(과학향기 편집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ABO식 혈액형 구분의 방법은 1901년 비엔나 대학의 조수였던 칼 란트 슈타이너(Karl Landsteiner)박사가 건강한 사람의 혈액도 서로 다른 혈액과 혼합하게 되면 응고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에 착안해 발견하였다. ‘란트 슈타이너’박사는 이 방법을 통해 사람의 혈액형을 A형, B형 그리고 C형(후에 ‘Zero’ 라는 의미로 O형으로 이름을 고침)으로 명명하였고 이후 네 번째 혈액형인 AB형은 1902년 그의 제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후 20세기 들어 혈청학의 발전을 통해 1950년대까지 MNSs, P, Rh, Lutheran, Kell, Lewis, Duffy 및 Kidd 등의 적혈구 혈액형 항원을 찾아내 혈액형을 구분할 수 있는 혈액형 군을 발견하였으며 현재에는 23개의 혈액형군(Blood Group System-혈액형을 구분하는 방법)과 약 250개 이상의 혈액형 항원이 발견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사람의 혈액형과 같이 동물에게도 혈액형의 구분이 있을까?
물론 동물들도 사람과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사람의 혈액보다 더 다양한 여러 종류의 혈액형이 존재한다.
소의 경우에는 A, B, C, F-V, J, L, M, N, S, Z, R’-S’, T’ 등 12가지 혈액형이 있으며 말은 7가지, 면양은 8가지, 닭은 13가지 그리고 돼지는 무려 15가지의 혈액형을 가지고 있다.
원숭이의 경우 사람과 유사한 A, B, AB, O형이 있으며 침팬치는 B형 인자가 없어 A형과 O형 뿐이 없다. 고릴라 같은 경우는 B형만 있으며 오랑우탄은 A, B, AB형만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중 사람과 가장 친숙한 개 같은 경우는 혈액형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는데 개의 경우에는 A, B, C, D, F, Tr, J, K, L, M, N 등 11개의 혈액형군이 있다.
이중 Tr항원은 사람의 ABO 혈액형과 마찬가지로 그 항원을 가지지 않은 개에서는 항 ?Tr 항체가 존재해 Tr 항원이 음성인 개에게 양성 혈액을 주사하면 수혈의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래서 미국의 경우엔 개에 대해서도 Tr 항원의 검사를 실시한 다음 수혈하려고 준비할 정도로 연구가 상당히 진전되어 있다.
동물의 경우 혈액형이 틀리더라도 사람처럼 혈액의 응집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같은 혈액형이나 응집이 일어나지 않은 혈액형을 꼭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처음 수혈할 때는 거부 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상관 없지만 두 번째 수혈 할 때는 항체가 이미 만들어져서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연달아 수혈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지속적으로 혈액을 수혈해야 할 상황이라면 해당 혈액형과 동일한 혈액을 수혈하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는 혈액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수혈과 같은 방법이 유일했지만 앞으로는 이를 대체할 인공혈액을 통한 혈액의 수혈이 보편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혈액은 혈액형에 상관없이 수혈이 가능해 지금과 같이 복잡한 혈액형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인공혈액의 연구가 하루빨리 완료되 혈액을 구하지 못해 죽는 사람이 없어지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원해 본다.
(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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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에게는 정말 다양한 혈액형이 있군요. 특히 개에게는 인간처럼 수혈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니 재미있군요.
2009-04-14
답글 0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인공혈액이 하루 빨리 개발되어 죽어가는 사람이 없길 바랍니다.
2009-04-13
답글 0
얼마 전 아끼던 애완 고양이를 잃었습니다. 수혈을 해야 할 정도로 빈혈이 심했었는데... 그런 시도도 못해보고 잃었지요.
암튼 그때, 동물에게도 혈액형이 있다면 어쩌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 궁금증이 풀렸네요...
감사합니다.
2004-06-04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