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로봇이 군인이라고???

<KISTI의 과학향기> 제463호   2006년 06월 26일
“知彼知己(지피지기)면 百戰不殆(백전불태)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기원전 6세기 초·제·진나라 등을 굴복시켜 오나라의 왕 합려를 중원의 패자로 등극시킨 손자가 지은 ‘손자병법’에 나오는 내용이다. 손자의 사상은 한 마디로 ‘전쟁하기 전에 먼저 이겨놓고 싸워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는 적의 동태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아는 것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비법이라고 역설하며 실천 방법으로 ‘용간’(用間)을 제시했는데 요즘말로 하면 정찰병 또는 간첩이다.

용간은 적군의 허점이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아군 중 일부가 민간인이나 적군으로 위장해 침투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국지전이 아닌 다국적 전쟁이 벌어지는 요즘 외모나 언어 등이 크게 달라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용간은 의심받지 않으면서 활동할 수 있도록 장비나 비용 등 모든 것에 완벽해야한다. 또 적에게 발각되면 아군의 정보가 그대로 노출될 수 있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로봇이라면 문제없이 활동이 가능하다. 손자는 용간을 활용할 때 비밀엄수를 당부했는데 로봇은 아군의 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을 없애고 적의 정보만 얻을 수 있게 설계가 가능하므로 용간의 최적 조건을 갖춘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 육군에는 정찰용 로봇인 ‘리모아이(Remoeye 006)가 실전에 배치돼 있다. 적외선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밤에도 정찰이 가능하며, 전장과 전폭의 길이가 각각 1.5m와 1.3m로 작아 레이더에 잘 노출되지 않는 무인비행기다. 또한 손으로 종이비행기를 날리듯 던져서 쉽게 이륙시키고 수직 착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리모아이가 가진 비행 장점을 알려면 먼저 비행기가 나는 원리를 아는 게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비행기는 양력을 이용해 난다. 양력은 물이나 공기 속을 운동하는 물체가 진행하는 방향에 수직으로 작용하는 힘으로, 무거운 비행기가 공중에 뜰 수 있게 해준다.

비행기의 날개는 윗부분을 둥글게 만들어 공기의 이동거리가 길고, 아래는 평면으로 짧다. 따라서 아래보다 윗부분에 흐르는 공기의 속도가 빠르고, 압력은 낮아진다. 이런 현상을 베르누이 효과라 하는데, 이 압력차로 생기는 힘인 양력을 이용해 무거운 비행기가 공중에 뜨게 된다. 즉 여객기나 전투기가 빠른 속도로 활주로를 질주해 양력을 얻어 하늘을 나는 것이다.

리모아이는 무게가 2kg으로 가벼워 팔 힘으로 얻은 속력과 자체 프로펠러의 동력을 높여 나는데 리모아이의 양력 속도인 35km/h의 속도를 손쉽게 얻을 수 있어 활주로 없이 이륙이 가능하다. 시속 35km는 100m를 10초에 달리는 속도다. 뿐만 아니라 경비행기급 이상의 조기경보기 등은 정비병을 포함해 운용요원만 30명이 필요하지만 리모아이는 단 1-2명의 인원으로 적진의 동정을 살필 수 있어 경제적이다.

특히 새로 개발되는 고주파 기술이 적용되면 탑재 레이더로 건물 안에 있는 적군의 수를 정확히 알 수 있다. 24기가헤르츠(GHz, 1GHz=109Hz) 이상의 고주파를 발사해 인간 고유의 심장 박동수나 심전도가 다른 동물과 차이 나는 점을 활용해 사람과 개나 고양이 등을 구별한다.

리모아이가 대략적인 정보를 구한 후에 특정 위치에 대한 상세 정보 또는 장기간에 걸친 정보가 필요할 경우가 있다. 이 때는 정지해서 활동할 수 있는 나비나 잠자리 로봇에게 추가 정찰 임무가 맡겨진다. 이때 로봇이 정찰 중에 적군에게 발각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후좌우 소리를 만들어내는 3차원 입체 음향 기술을 이용해 총을 겨눈 병사에게 사방에서 총소리가 나는 듯 착각을 일으켜 손쉽게 교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전에서는 정찰로봇 외에 지뢰를 탐지하고 제거하며 기관총을 장착해 전투를 수행하는 견마형 로봇 등이 참여한다. ‘견마(犬馬)형 로봇’은 개나 말처럼 4~6개의 다리가 달려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울퉁불퉁한 전쟁터에서 꼭 필요한 장애물 통과 능력이 뛰어나다. 견마형 로봇은 미국의 화성탐사 로봇 ‘소저너’나 ‘패스파인더’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바퀴 축이 로봇의 팔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개념이 전혀 다르다.

이처럼 전투 로봇은 전쟁 시 단 한명의 사상자도 없는 효율적인 전투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손자가 병법의 최상이라고 한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전투’를 하는 셈이다. 그러나 더 나은 병법은 로봇을 전투용으로 만들지 않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글: 서금영 과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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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lude
  • 평점   별 1점

구라치지 마세요, 육군에 006 아직 도입 안됐습니다.
그리고 설명하신 기종은 006이 아니라 002를 설명하시는듯 하네요.

200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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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
  • 평점   별 5점

차라리 가위바위보가 낫지 않을까요?;

200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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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
  • 평점   별 5점

3D입체 음향--;

200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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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효순
  • 평점   별 5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200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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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 평점   별 5점

안녕하세요. 독자님.
과학향기입니다.

리모아이는 무인기 제어기술 전문업체 유콘시스템과 충남대, 성우엔지니어링이 공동 개발한 세계 최초로 상업화된 무인 비행로봇입니다.

현재 육군에 배치되어 사용 중이며, 말씀하신 송골매가 어떤 종류의 기종인지는 모르겠으나 리모아이의 활동반경이 10km이고 프로그래밍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감안할 때 같은 기종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네요.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과학의 숲을 보는 즐거움
KISTI 과학향기

2006-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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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 평점   별 5점

그러나 국지전이 아닌 다국적 전쟁이 벌어지는 요즘 외모나 언어 등이 크게 달라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006-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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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 평점   별 5점

이것이 송골매라 불리는 것인가요? 옆 사람 이야기로는 가시거리에서만 조종이 가능하다면서 본 내용과는 달리 별로 효용성 없는 기기라는 평가입니다.

200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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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 평점   별 5점

안싸우는게 최선이다.

200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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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 평점   별 5점

종이비행기처럼 던져서 날릴 수 있는 비행기도 있다니 놀랍네요. 전쟁없는 사회를 꿈꿉니다.

200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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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즈
  • 평점   별 5점

맨 마지막 한마디가 가슴에 와닿네요.
후우..

200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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