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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나비는 한때 나방이었다 …1억 년 전까지는

2023년 0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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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모든 나비는 한때 나방이었다
...
1억 년 전까지는
글 김청한 과학칼럼니스트
디자인 동아S&C
 
2
‘나비’와 ‘나방’
비슷한 이름의 두 곤충은
사람들에게 다른 이미지로 인식된다.
나비는 고상하고 아름답지만,
나방은 징그럽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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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차이점이 있길래
이미지가 이토록 달라진 걸까?
우선, 앉는 자세부터가 다르다.
나비는 다소곳이 날개를 접지만
나방은 날개를 활짝 편 채로 앉는다. 
이런 나방의 날개가
많은 이들에게 공포감을 안겨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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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듬이 역시 차이점 중 하나다.
나비의 긴 더듬이는 뭉툭하지만,
나방의 더듬이는 실 혹은 깃털처럼 생겼다.
무엇보다 밤에 주로 활동하는 나방은
전등 주위에 몰려있거나 집안에 들어오려고 해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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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비와 나방은
이미지와 달리 가까운 친척 관계다.
당장 둘 다 나비목에 속해있으며,
긴 대롱형 주둥이, 완전변태 등 
공통점 역시 상당수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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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둘이 갈라진 시기는 언제일까.
최근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을 중심으로 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90개국 나비 2,244종의 유전자 391개를 분석해
이들의 계통수를 새롭게 구축했다.
참여 과학자만 80여 명에 달하는
광범위한 연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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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1억 140만 년 전 최초의 나비가 나방으로부터 갈라져 나왔다”
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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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나비가 나타난 곳은
북미 중서부 지역이었다.
연구진은 야행성이었던 나방이
주행성 나비로 진화한 원인을
콩과식물의 등장에서 찾았다.
꽃을 피우는 콩과식물에 주목한
일부 나방이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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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3천 만 년 전 등장한 콩과식물은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퍼진 식물군이다.
특히 콩과식물엔 곤충의 접근을 막는
화학물질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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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콩과식물과 나비의 공생관계가
자연스레 성립될 수 있었고
새로운 진화가 이뤄지게 됐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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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야행성인 박쥐의 압박 때문에 나방 일부가 나비로 진화했다”는
기존 가설을 정면으로 뒤엎었다.
콩과식물을 시작으로 
나비는 다양한 식물과 공생해
지구상 최대 곤충 집단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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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나비와 꽃은 서로에게 이득을 주는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
나비는 꽃 속의 꿀을 통해 영양분을 얻고
대신 꽃가루를 옮기며 수분을 돕는다.
연구진은 최초의 나비가 북미 중서부 지역서부터
아프리카, 아시아, 호주 등으로 영역을 넓혀나갔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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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유럽에는 고작 1700만 년 전에야 나비가 등장했는데,
이는 서아시아 지역에서 4500만 년 동안 머물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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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인지 지금까지도 유럽에선
나비 수가 다른 대륙에 비해 적다.
나비의 유럽진출이 
왜 늦어졌는지는 불명이지만
유럽 고유의 나비종 역시
다른 대륙에 비해 현격히 적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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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를 통해
나비 진화에 대한 의문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흔히 보이는 곤충 한 마리에도
1억 년이 넘는 진화의 신비가 담겨 있으니
생명이란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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