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영화 ‘스타워즈’의 타투인 행성, 세상 속으로 나오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28호   2005년 08월 15일
영화 ‘스타워즈’에서 주인공 루크가 살았던 행성, 그 행성의 이름은 타투인(Tatooine). 영화 속 행성의 이름으로 더 유명해진 타투인(Tatooine) 행성은 조지 루카스 감독에 의해 지어진 이름이다. 루카스 감독은 낮은 뜨겁고 밤은 얼음같이 추운 먼지 행성의 촬영장소로 튀니지의 타타우인을 선택하였고 행성의 이름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영화에 등장하는 타투인 행성의 특징은 두 개의 태양이 뜬다는 것이다. 이렇게 쌍으로 존재하는 별을 우리는 쌍둥이별이라는 뜻으로 쌍성(雙星)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쌍성은 그리 놀라운 존재가 아니다. 태양계 인근에도 쌍둥이별과 세쌍둥이별은 아주 흔하다.사실 흔한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외톨이별보다도 훨씬 많다. 그렇다면 타투인 행성이 특별하게 주목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타투인 행성이 단순한 행성이 아니라 지금까지 발견된 행성들 가운데 세쌍둥이 별 즉 세개의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유일한 행성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알려진 행성의 생성에 대한 기존 이론을 뒤집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지난 2년간 하와이 섬의 휴화산 마우나케아에서 세계 최대의 광학망원경인 케크(Keck I, 구경 10m)로 천체를 관찰하던 폴란드 천문학자 마치에이 코나츠키(Maciej Konacki) 박사가 백조자리의 세쌍둥이별 ‘HD188753’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을 발견하여 ‘네이처’지 2005년 7월 14일자를 통해 세상에 알리면서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된 것이다.



지구로부터 HD188753까지의 거리는 149광년. 그리고 그가 발견한 행성은 목성처럼 가스로 되어 있으며 크기는 목성보다 조금 더 크다. 또한 타투인 행성은 태양과 너무 가까이 있고 표면온도는 1,000도에 이른다.



타투인 행성에는 노란 태양, 오렌지색 태양, 그리고 붉은 태양이 뜬다. 이 가운데 노란별이 중심별이며 질량이 태양과 비슷하다. 타투인 행성은 중심별인 노란별을 중심으로 3.35일(80시간)에 한 바퀴씩 공전한다. 정말 빠르다! 나머지 두 별은 156일을 주기로 서로를 공전하면서 동시에 노란 중심별을 중심으로 26년에 한 바퀴씩 돈다. 어휴, 정신없다!

정신이 없는 것은 우리만이 아니다. 태양이 세 개나 있는 타투인 행성은 행성의 탄생을 연구하는 천문학자들도 혼란에 빠트렸다.

우선 첫번째로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은 행성은 오직 하나의 별(항성) 주위를 돈다고 여겨왔으나 타투인 행성은 하나가 아닌 세개의 별 주위를 돌고 있어 기본 이론을 뒤엎었다.



두번째로 지금까지 알려진 행성의 생성 원리를 뒤엎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이론은 별(항성) 주위를 떠도는 가스와 먼지들이 모여 행성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타투인 행성에는 전혀 맞지 않는다.

보통 가스로 이루어진 행성은 그 중심에 무거운 얼음덩어리들이 핵의 역할을 하여 먼지를 뭉치게 해서 행성이 만들어지게 된다.



하지만 가스로 이루어진 타투인 행성은 태양(별, 항성)과 너무 가까이 있을 뿐만 아니라 더구나 태양이 3개씩이나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라면 온도가 너무 높아 얼음핵이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가스로 만들어진 타투인 행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타투인 행성이 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생긴 후 서서히 별 가까이로 끌려왔어야 한다.



하지만 타투인의 경우에는 이런 가설도 쉽게 납득하기는 어렵다. 한개의 별로 인해 끌려 왔다 하더라도 나머지 두 개의 별이 그 과정을 방해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이론으로 타투인 행성이 생성된 과정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에 대해 마치에이 코나츠키 박사는 타투인 행성이 항성(별, 태양)이 되려다 실패한 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 즉, HD188753은 세쌍둥이별이 아니라 네쌍둥이별이 될 뻔 했는데, 타투인이 수소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만한 에너지를 얻지 못해 거대한 행성으로 남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어쨌든 타투인 행성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는 더 많은 행성을 발견해야 한다. 코나츠키 박사는 곧 폴란드로 귀국해서 토루니 천문대에서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곳에서 별과 행성의 생성원리를 뒤집을 새로운 개념이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볼만하지 않을까? 천문대가 있는 ‘토루니’가 바로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의 고향이다. 고향 땅에 묻혀있을 코페르니쿠스가 코나츠키 박사에게 영감을 줄지도 모르니까……. (글: 이정모 - 과학칼럼니스트)



* 항성, 행성, 위성 : 태양은 스스로 빛을 내는 별로서 항성(恒星)이며, 지구는 항성 주변을 도는 행성(行星)이다. 한편 위성(衛星)이란 행성의 주변을 도는 달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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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
  • 평점   별 5점

너무 좋아하는 영화 스타워즈도 역시 과학이 기반되어 만들어진 작품이군요~

200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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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 평점   별 5점

안녕하세요 독자님 과학향기 입니다.

유박사님의 자세한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과학향기는 저희 KISTI에서만 만들어가는것은 아닙니다.
유박사님과 같은 많은 분들의 지식들이 모여 이루어 가는 것이라 생각 합니다. ^^
좋은 지적과 친절한 설명에 감사드리구요~
앞으로도 많은 참여와 조언 부탁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과학의 숲을 보는 즐거움
-Kisti의 과학향기-

2005-08-19

답글 0

엄철호(yanzhehu)
  • 평점   별 5점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정말 무궁무진한 신비로 충만되어 있군요! 나머지 여생을 다 바쳐서라도 우주의 신비를 탐험해 볼 욕망이 생기네요. 보귀한 지식을 전해 주시는 과학향기의 의미 깊은 사업과 노력에 만점을 주고 싶습니다.

2005-08-16

답글 0

notorious
  • 평점   별 5점

아주 멋진 내용입니다. 목성보다 큰 가스 행성이면.. 별이 되지 못했을법 하긴 하죠... 가설의 조건에 맞는 행성을 발견하려면 꽤 오랜 세월이 걸리지 않을까요? ㅎㅎ...

2005-08-15

답글 0

유박사
  • 평점   별 3점

항성은 '항상 제자리에 있는(듯한) 별'
이라는 해석이 가능한데 물론 공간이 팽창한다는 것을 포함하면 절대적으로 제자리에 있을 수 있는 별은 없지만 그러나 자신을 도는 위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가만히 있는 별로 취급해서 구별하는 것이므로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항성이라 하는 것처럼 설명된 주석이 오히려 혼란을 불러 일으킨다.
이 글의 독자층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태양계에 있어서 태양은 위성에 대하여 질량중심이며, 회전중심이 되는 별이라 하고, 최근 발견된 것까지 합쳐 10개의 행성 및 그들의 위성이 각각 다른 질량과 다른 궤도, 다른 속도로 돌고 있지만 이들의 중심이 되어 위성이 원심력에 의하여 이탈하거나 구심력에 의하여 태양에 충돌하거나 태양의 절대적인 위치가 변경되어 위성들 간의 인력균형을 유지하려는 과정에서 서로 충돌하는 것이 방지되고 있다는 정도의 해설이 차라리 학습적이라 할 것이다.

2005-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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