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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사막에서 살아남는 능력자만의 방법
<KISTI의 과학향기> 제2719호 2016년 08월 17일
사막은 지구상에 있는 육지의 10분의 1을 차지할 만큼 광활한 지역이다. 하지만 강수량이 적고 생물체가 살기 어려운 환경 때문에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다. 따라서 사막은 아직도 수수께끼가 많이 남아 있는 미지의 영역이다.
보통 사막이라고 하면 온통 누런빛의 모래 산으로 뒤덮인 모습만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모래 없이 얼음으로 뒤덮인 사막도 있다. 또한 척박한 사막의 환경에서 나름대로 적응하며 사는 생물종 또한 많다. 알면 알수록 신기한 사막의 미스터리를 파헤쳐 보자.
■ 사하라사막은 원래 암석 천지
앞서 살짝 언급했듯이 사막은 무조건 모래로 덮인 곳이 아니다. 지구상에 있는 전체 사막 중에서 모래사막은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사막 중에 가장 큰 사하라사막도 모래사막은 전체의 5분의 1 정도다. 사하라사막은 원래 암석으로 된 건조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암석이 부서져 자갈사막이 되고, 또 자갈이 바람에 의해 깎여 모래가 된 것이다. 지금도 사하라사막의 대부분은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막은 비나 눈, 우박 등 땅에 내리는 물의 양을 뜻하는 강수량이 적은 지역을 말한다. 보통 한 해에 평균 강수량이 25cm 이하인 지역을 사막이라고 한다. 이런 지역 중에는 남극이나 그린란드처럼 일 년 내내 얼음이 얼어 있는 곳도 있다. 이런 곳을 ‘영구빙설사막’이라고 한다.
북극해 주변에 얼어붙어 있는 땅을 ‘툰드라’라고 한다. 툰드라는 일 년 중에 여름에만 얼음이 녹아 있는 지역으로, 그 중에서도 강수량이 적은 지역을 툰드라사막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날씨가 추운 지역의 사막을 합쳐 한랭사막이라고 한다. 실제 한랭사막을 보면 크고 작은 암석과 하얀 눈으로 뒤덮인 땅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다른 행성의 풍경 같은 느낌이 든다.
■ 회전초의 생존 전략은 데굴데굴 구르기
식물이 살기 위해서는 물, 햇빛, 흙, 영양분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막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서 식물이 자라기 힘들다. 그러나 이런 사막에서도 나름의 생존 전략을 터득한 식물들이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다.

사막을 걷다 보면 실 뭉치처럼 둥그런 물체가 바람에 날려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놀랍게도 이 정체는 바로 살아 있는 식물인 ‘회전초’다. 회전초는 물이 부족하면 온몸이 바싹 말라버린다. 그리고 뿌리 또는 줄기가 끊어져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털 뭉치처럼 변해 버린 회전초를 보면 말라 죽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게 모두 회전초의 생존 전략이다. 굴러다니면서 사방에 씨앗을 뿌리며 자신의 종자를 퍼뜨리는 것이다. 더욱 신기한 것은 이렇게 한량처럼 떠돌아다니다가 비가 오거나 물이 있는 곳에 가면 다시 땅에 뿌리를 내리고 녹색 줄기를 뻗으며 잘 자란다.
이밖에도 사막에 사는 식물에는 공통점이 있다. 줄기나 뿌리가 두껍다는 점이다. 사막의 대표적인 식물인 선인장도 줄기가 아주 두껍게 생겼다. 이건 줄기가 최대한 많은 물을 머금으면서도 햇빛에 노출되는 면적을 줄이기 위해서다.
물을 많이 머금기 위해서는 얇은 줄기가 여러 개 있어야 하는데, 이때 줄기 표면들이 햇빛에 닿으면 식물 속 수분이 빠르게 증발해 버린다. 결국 표면적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줄기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두꺼워진 것이다. 이파리 역시 표면적을 줄이기 위해 가시 모양으로 변했다.
■ 사막의 동물은 모두 능력자들!
사막은 낮 기온이 50℃에 이를 만큼 날씨가 무덥다 반면 밤에는 열이 금세 식어 기온이 0℃에 가깝게 떨어진다. 사막에 사는 동물들은 이런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다.
사막의 귀염둥이 사막여우는 다른 지역에 사는 여우와 달리 눈에 띠는 특징이 있다. 바로 얇고 커다란 귀! 사막여우의 커다란 귀에는 아주 많은 모세혈관이 있다. 체온이 올라가면 혈관이 팽창해서 몸속 열을 최대한 바깥으로 내보낸다. 또한 발에 많은 털이 나 있어서 모래사막에서도 발이 푹푹 빠지지 않고 잘 걸어 다닐 수 있다.
사막의 대표적인 동물 낙타는 사막 생활에 딱 알맞은 몸을 지녔다. 우선 눈에 모래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길고 풍성한 숱의 속눈썹이 나 있다. 같은 이유로 콧구멍을 자유자재로 열고 닫을 수 있는 능력도 있다. 또한 혹에 있는 지방으로 에너지와 수분을 만들어낼 수 있어서 물이 부족한 사막에서도 잘 견딜 수 있다. 마지막으로 넓적한 발바닥은 사막에서 무거운 짐을 거뜬히 나를 수 있게 도와준다.
사막 생물들의 놀라운 생존 능력을 연구에 활용한 사례도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공학응용과학대학의 박규철 박사 연구팀은 사막 딱정벌레 등껍질과 선인장 가시, 벌레잡이통풀의 표면 구조에 주목했다. 모두 건조한 사막 환경에서 물을 잘 모은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사막 딱정벌레는 등껍질에 지름 0.5mm의 미세한 돌기들이 나 있다. 사막에 안개가 끼면 딱정벌레의 돌기에 안개가 달라붙어 큰 물방울로 모인다. 딱정벌레는 이 물을 입으로 내려 보내 마신다. 선인장 가시 표면에 있는 ‘V’ 모양 무늬들은 물길을 만들어 가시에 맺힌 물방울이 선인장 표면으로 흐르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벌레잡이통풀의 표면은 물방울이 잘 미끄러지도록 코팅되어 있다.
연구팀은 이 생물들의 특징을 이용해 가장 효율적으로 물을 모을 수 있는 구조를 개발했다. 이 구조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기존에 효율이 가장 좋은 표면 구조에 비해 10배 이상 더 많은 물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 표면 구조는 제습기 부품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 : 이혜림 과학칼럼니스트
보통 사막이라고 하면 온통 누런빛의 모래 산으로 뒤덮인 모습만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모래 없이 얼음으로 뒤덮인 사막도 있다. 또한 척박한 사막의 환경에서 나름대로 적응하며 사는 생물종 또한 많다. 알면 알수록 신기한 사막의 미스터리를 파헤쳐 보자.
■ 사하라사막은 원래 암석 천지
앞서 살짝 언급했듯이 사막은 무조건 모래로 덮인 곳이 아니다. 지구상에 있는 전체 사막 중에서 모래사막은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사막 중에 가장 큰 사하라사막도 모래사막은 전체의 5분의 1 정도다. 사하라사막은 원래 암석으로 된 건조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암석이 부서져 자갈사막이 되고, 또 자갈이 바람에 의해 깎여 모래가 된 것이다. 지금도 사하라사막의 대부분은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막은 비나 눈, 우박 등 땅에 내리는 물의 양을 뜻하는 강수량이 적은 지역을 말한다. 보통 한 해에 평균 강수량이 25cm 이하인 지역을 사막이라고 한다. 이런 지역 중에는 남극이나 그린란드처럼 일 년 내내 얼음이 얼어 있는 곳도 있다. 이런 곳을 ‘영구빙설사막’이라고 한다.
북극해 주변에 얼어붙어 있는 땅을 ‘툰드라’라고 한다. 툰드라는 일 년 중에 여름에만 얼음이 녹아 있는 지역으로, 그 중에서도 강수량이 적은 지역을 툰드라사막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날씨가 추운 지역의 사막을 합쳐 한랭사막이라고 한다. 실제 한랭사막을 보면 크고 작은 암석과 하얀 눈으로 뒤덮인 땅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다른 행성의 풍경 같은 느낌이 든다.
■ 회전초의 생존 전략은 데굴데굴 구르기
식물이 살기 위해서는 물, 햇빛, 흙, 영양분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막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서 식물이 자라기 힘들다. 그러나 이런 사막에서도 나름의 생존 전략을 터득한 식물들이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다.

사진. 회전초(출처: flickr/EdmondMeinfelder)
사막을 걷다 보면 실 뭉치처럼 둥그런 물체가 바람에 날려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놀랍게도 이 정체는 바로 살아 있는 식물인 ‘회전초’다. 회전초는 물이 부족하면 온몸이 바싹 말라버린다. 그리고 뿌리 또는 줄기가 끊어져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털 뭉치처럼 변해 버린 회전초를 보면 말라 죽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게 모두 회전초의 생존 전략이다. 굴러다니면서 사방에 씨앗을 뿌리며 자신의 종자를 퍼뜨리는 것이다. 더욱 신기한 것은 이렇게 한량처럼 떠돌아다니다가 비가 오거나 물이 있는 곳에 가면 다시 땅에 뿌리를 내리고 녹색 줄기를 뻗으며 잘 자란다.
이밖에도 사막에 사는 식물에는 공통점이 있다. 줄기나 뿌리가 두껍다는 점이다. 사막의 대표적인 식물인 선인장도 줄기가 아주 두껍게 생겼다. 이건 줄기가 최대한 많은 물을 머금으면서도 햇빛에 노출되는 면적을 줄이기 위해서다.
물을 많이 머금기 위해서는 얇은 줄기가 여러 개 있어야 하는데, 이때 줄기 표면들이 햇빛에 닿으면 식물 속 수분이 빠르게 증발해 버린다. 결국 표면적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줄기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두꺼워진 것이다. 이파리 역시 표면적을 줄이기 위해 가시 모양으로 변했다.
■ 사막의 동물은 모두 능력자들!
사막은 낮 기온이 50℃에 이를 만큼 날씨가 무덥다 반면 밤에는 열이 금세 식어 기온이 0℃에 가깝게 떨어진다. 사막에 사는 동물들은 이런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다.
사막의 귀염둥이 사막여우는 다른 지역에 사는 여우와 달리 눈에 띠는 특징이 있다. 바로 얇고 커다란 귀! 사막여우의 커다란 귀에는 아주 많은 모세혈관이 있다. 체온이 올라가면 혈관이 팽창해서 몸속 열을 최대한 바깥으로 내보낸다. 또한 발에 많은 털이 나 있어서 모래사막에서도 발이 푹푹 빠지지 않고 잘 걸어 다닐 수 있다.
사막의 대표적인 동물 낙타는 사막 생활에 딱 알맞은 몸을 지녔다. 우선 눈에 모래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길고 풍성한 숱의 속눈썹이 나 있다. 같은 이유로 콧구멍을 자유자재로 열고 닫을 수 있는 능력도 있다. 또한 혹에 있는 지방으로 에너지와 수분을 만들어낼 수 있어서 물이 부족한 사막에서도 잘 견딜 수 있다. 마지막으로 넓적한 발바닥은 사막에서 무거운 짐을 거뜬히 나를 수 있게 도와준다.
사막 생물들의 놀라운 생존 능력을 연구에 활용한 사례도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공학응용과학대학의 박규철 박사 연구팀은 사막 딱정벌레 등껍질과 선인장 가시, 벌레잡이통풀의 표면 구조에 주목했다. 모두 건조한 사막 환경에서 물을 잘 모은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사막 딱정벌레는 등껍질에 지름 0.5mm의 미세한 돌기들이 나 있다. 사막에 안개가 끼면 딱정벌레의 돌기에 안개가 달라붙어 큰 물방울로 모인다. 딱정벌레는 이 물을 입으로 내려 보내 마신다. 선인장 가시 표면에 있는 ‘V’ 모양 무늬들은 물길을 만들어 가시에 맺힌 물방울이 선인장 표면으로 흐르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벌레잡이통풀의 표면은 물방울이 잘 미끄러지도록 코팅되어 있다.
연구팀은 이 생물들의 특징을 이용해 가장 효율적으로 물을 모을 수 있는 구조를 개발했다. 이 구조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기존에 효율이 가장 좋은 표면 구조에 비해 10배 이상 더 많은 물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 표면 구조는 제습기 부품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 : 이혜림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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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뿌리나 줄기는 '두껍다. 얇다'라 하지않고, '굵다. 가늘다'라고 써야 하는 것 아닙니까?
과학 관련 글이라고 우리말, 글을 틀리게 쓰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고쳐 주시기 바랍니다.
2016-08-30
답글 0
....오호라~ 그렇군여 ㅡ 잘 보고 갑니다^^
2016-08-23
답글 0
잘 보았습니다. 아주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그러한 생존전략이 사막의 동식물들에게는 있었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2016-08-17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