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한국형 고속철도 350km 속도의 비밀

<KISTI의 과학향기> 제55호   2003년 11월 17일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것은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면 기차,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 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 동요의 한 가락으로, 요즘은 초등학교 5학년 국어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노래다. 여기서 기차는 빠르기보다는 생긴 모양이 길어 특이한 교통수단으로 인식된 것을 알 수 있다.비행기의 이륙속도인 시속 300㎞ 이상의 고속철도가 생활화되면 기차에 대한 이런 생각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전국적으로 일일 출퇴근이 가능해져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는 물론 인구분산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서울서 부산까지 가는 열차 중 가장 빠르다는 새마을호의 소요 시간은 4시간 10분으로, 평균 속도는 150km/h 정도다. 시속 300㎞의 속도를 내는 고속철도의 경우 1시간 반을 단축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수입한 경부고속철(KTX: Korea Train eXpress)에 첨단 기술을 더한 한국형 고속전철은 이보다 빠른 350km/h의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한다. 같은 바퀴식 철도인데 속도 차이는 거의 두 배다.



한국형 고속전철을 포함해 고속철도가 300㎞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선로의 평탄화, 직선화, 주행저항 감소기술, 자가진단장치, 열차자동제어기술 등의 첨단기술 때문이다.

일례로 내년 4월 개통을 목표로 건설 중인 KTX의 선로는 곡선 없이 일자로 펴서 만들고 있으며, 언덕을 거의 두지 않고 있다. 일자 형태의 선로를 고집하다 보니 산악 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1/3 가량의 철도 선로를 터널 구간으로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고속철도는 앞에서 끌어주는 동력차에 장착된 엔진의 성능이 기존 열차에 비해 뛰어나며, 공기의 저항을 감안한 설계에 역점을 둔다. 지상을 달리는 운송수단이 고속으로 주행할 때는 총 주행 저항의 약 80% 이상을 공기저항이 차지하기 때문에 주행저항 감소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형 고속전철은 특히 고속 주행시 발생하는 공기저항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열차 앞부분에서 지붕까지 단일 곡선을 유지하는 유선형 설계로 디자인 됐다. 또한 터널 내부를 주행할 경우 개활지에서보다 50%까지 혹은 그 이상으로 공기저항이 순간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객차 1량당 18.7m의 차체를 통알루미늄으로 제작해 연강으로 설계된 KTX보다 무게를 낮춘 점 또한 속도 증가의 요인이다.



한국형 고속전철의 시제 차량은 2개의 동력차와 5개의 객차로 구성됐으며, 얼마 전 천안과 문곡간 시험 운행에서 시속 300㎞를 돌파함으로써 국산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일부 단순 부품을 제외한 디자인, 설계 등이 순수 국내 기술에 의해 제작돼 국산화율을 92%까지 높였기 때문이다. 한국형 고속전철은 앞으로 약 4년간에 걸쳐 안전성과 내구성 등 보완 실험을 거친 뒤 2007년쯤에 상용화될 전망이다.



인류의 발명품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바퀴는 육상 교통의 발달을 가져와 산업혁명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바퀴를 단 운송수단 중 최고속도의 고속철도 개통으로 변화될 우 리의 생활상을 미리 생각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 아닐까 한다.(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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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란
  • 평점   별 5점

디자인에 과학을 입혔군요. ^^

2009-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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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
  • 평점   별 5점

일상생활에서 꼭 알아야하는 정보를 또 하나 배워가는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200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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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 평점   별 5점

항상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2009-03-30

답글 0

서지문
  • 평점   별 5점

쉽고 재미있게 일상생활주변의 현상들의 과학적 원리를 설명해 주셔서 정말 유익합니다. 도입부부터 읽고싶어지도록 만드는 집필자에게 박수와 성원을 보냅니다.

200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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