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생체에 삽입하는 전자신분증, ‘베리칩’이란?

<KISTI의 과학향기> 제1849호   2013년 04월 22일
최근 미국이나 영국에서 사람의 몸속에 ‘베리칩(Verichip)’이라는 전자칩을 심는 일이 크게 늘어나면서 논쟁이 일고 있다. 그동안 애완용 동물이나 가축들의 관리를 위해 전자 인식표로 사용되던 이 칩을 이제 인간의 몸속에도 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0년 3월 미국의회에서 건강보험제도를 추진하기 위해 전 국민에게 베리칩을 강제 이식하게 하는 건강보험개혁법을 통과시켰다는 소문이 돌며 베리칩에 대한 찬반논란이 더욱 커졌다. 내용인 즉슨, 2013년까지 베리칩 이식 준비기간을 갖고 2016년까지 유예기간을 걸쳐 2017년 1월 1일부터 전면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 내용은 아직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사람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베리칩에 대한 찬반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베리칩의 개념부터 알아야 한다. 베리칩은 ‘확인용 칩(verification chip)’의 약어로 무선주파수 발생기인 RFID 칩의 일종이다. 쌀알 크기 정도로 주사기를 통해 간단하게 인체에 주입할 수 있으며, 별도의 제거 수술을 받지 않는 한 몸속에 영원히 남게 된다. 이 칩에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 정보, 또는 고유 번호가 저장돼 있다.

이 칩은 무선으로 외부와 통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개인 정보가 저장된 외부의 데이터베이스와 연결되는 순간 개인의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베리칩 하나면 개인의 신분에 관한 신상정보뿐 아니라 계좌 등 금융거래 정보, 유전자와 같은 생체 정보, 질환 및 진료 기록과 같은 의료 정보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GPS와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든 개인의 위치 추적도 가능하다. 이런 연유로 이 칩은 인간의 몸에 이식돼 개인의 신분확인, 건강관리, 자산관리 등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가령 미 CIA에 근무하는 김 씨는 보안지역을 통과할 때 더 이상 신분증이나 지문, 홍체 인식 없이도 자연스럽게 통과할 수 있다. 보안지역에 설치된 스캐너가 김 씨의 몸속에 있는 베리칩으로부터 무선 전자신호를 받아 자동으로 김 씨의 신분을 확인해 주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에서 쇼핑하기를 좋아하면서 줄서기는 몹시 귀찮아하던 박 씨는 더 이상 계산대 앞에 길게 줄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됐다. 계산대 옆 출구를 나서는 순간 그곳에 설치된 스캐너가 박 씨의 신분을 확인함과 동시에 박 씨가 구매한 물품들에 심어진 RFID칩으로부터 같은 방식으로 물품 정보를 확인해 곧바로 자동 전자결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평소 혈압과 심장질환으로 병원 출입이 잦은 노인 이 씨는 진료를 받기 위해 거쳐야 할 복잡한 등록 절차 없이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씨 몸에 내장된 베리칩을 스캔하면 유전정보를 포함한 생체정보와 그동안의 진료 기록들을 즉각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상 술자리가 많은 중견기업의 CEO인 최 씨는 최근 모 클럽의 VIP고객으로 등록했다. 그 클럽의 VIP고객은 입장에서부터 제공 서비스 계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몸속의 베리칩을 통해 자동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처럼 생활의 편의성 때문에 이 칩을 이식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동전의 양면 중 한 면이다. 동전의 다른 면에서 본다면 이것은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와 전자 감시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 우선 개인의 고유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누구든 타인의 몸속에 심어있는 베리칩을 동의 없이 몰래 스캔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개인의 중요한 모든 정보가 쉽게 유출될 수 있다. 이렇게 유출된 정보는 개인의 경제적 손실은 물론 차별을 강요하는 등 인간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 가령 개인의 건강이나 병력 기록을 포함한 신상 정보의 유출은 개인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이다.

개인의 사생활 역시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 RFID칩은 본질적으로 식별장치이지만 GPS와 연결되는 경우 추적도 가능하다. 이럴 경우 이 장치를 인식할 수 있는 리더기 또는 스캐너가 설치된 곳을 지날 때면, 개인의 행적은 소리 없이 추적되고 기록으로 남는다. 이러한 정보들이 어떤 이유로든 특정 집단의 서버로 모이게 된다면 ‘빅 브라더’의 등장과 함께 개인에 대한 일상적인 감시도 가능해 질 것이다. 베리칩을 몸속에 이식한 사람이 누구든 언제 어디에 있었고 그곳에서 무엇을 했는지 개인 정보를 수집해 감시할 수 있다.

베리칩 이식은 현재 개인의 자율적인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언젠가 정부나 기업이 특정한 목적을 위해 강제로 추진할 수도 있다. 가령 기업의 경우 생산성 향상과 생산관리의 효율성 증대를 목적으로 자료 조사 차원에서 근로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이 칩을 통해 수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나 국가도 마찬가지다.

베리칩이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 줄 것도 사실이고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명분이든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보 수집과 일상적인 감시는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글 : 이중원 서울시립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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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 평점   별 5점

점점 과학기술이 무서워지네요. 이 기술을 막는다고 해도 언젠가는 다시 나올 것이니.

201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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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
  • 평점   별 5점

이제는 큰 바다와 하늘이 뜨거운 불에 없어지고,밑에 숨어 사는 물고기 한마리와 코로 숨쉬는 동물이 한마리도 남지 않고,기록되었으되 노아의 때 세상은 물의 넘침으로 멸망하였으되,이제 하늘과 땅은 동일한 말씀으로 불사르기 위하여 간수하신바 되어 경건치 아니한 사람들의 심판과 멸망의 날까지 보존하여 두신 것이니라.
사랑하는 자들아! 주께서는 하루가 천년 같고,천년이 하루 같은 이 한가지를 잊지말라!그러나 주의 날이 도적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체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
그 날에 하늘이 불에 타서 풀어지고,체질이 뜨거운 불에 녹아지려니와,예루살렘을 친 백성에게 여호와께서 내리실 재앙이 이러하니 곧,섰을 때에 그 살이 썩으며,그 눈이 구멍 속에서 썩으며, 그 혀가 입속에서 썩을것이요.

201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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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
  • 평점   별 5점

기록되었으되 주 여호와께서 명하여 불로 징벌하시니 불이 큰 바다를 삼키고,육지까지 먹으려 하는지라.
그래서 제 소원은 섬과 함께 사라지고 싶어요.

201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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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001317
  • 평점   별 5점

만일,아내의심리가나빠남편을보기만해면바가지부터긁는다면남편으로써는마음의안식처의가정이지옥으로느껴질
이다직장에나가거나자영사업을하거나남편에게는아내의의견이필요한원인이여기에있는것이다(예로부터/부부가
잘만남이백까지복의근원있읍니다

201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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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환
  • 평점   별 5점

과학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지만 악용되는 것은 안 좋은 일입니다. 마땅히 비판과 평가를 거친 후 검토하여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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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점   별 5점

짐승의표 666바코드가 눈앞에 까지 왔습니다
소리소문없이 은밀하게 우리 곁으로 다가와 마치 좋은것인냥
가장하여 우리를 잠식해 가지요

201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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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평점   별 5점

짐승의표를 일반인한테 주입해서 사생활 침해,인간의 존엄성 훼손 등을 하지말고 강력범죄자나 성범죄자한테 주입해서 관리 할때 쓰여야할듯

201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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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수
  • 평점   별 5점

이글을 보는 순간 저도 성경 말씀이 생각나는군요~
인간의 편리함이 인간의 족쇠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되지않을까요?

201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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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욱
  • 평점   별 5점

....666바코드의 현실이 눈앞에 ㅠㅠ

201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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