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중국의 '우주 굴기' 톈궁 7년 만에 추락!

<KISTI의 과학향기> 제3119호   2018년 04월 02일
톈궁은 왜, 언제 떨어지나?
 
인공위성 하나가 온 지구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중국의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다.
 
‘기계ㆍ기술적 결함’으로 통제불능에 빠진 톈궁 1호는 점차 궤도가 낮아져, 대기권 재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4월 1일 전후 어느 시점에 대기권 재진입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되며, 대부분의 선체는 대기와의 마찰로 불탈 것으로 보이지만, 잔해가 지상의 인구 밀집지역에 떨어지면 대참사를 빚을 수도 있다. 지구 행성의 주민들이 톈궁의 추락을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톈궁 1호가 통제불능 상태가 됐는데도 2016년 6월 미국의 아마추어 천문가가 관측을 통해 밝히기 전까지 중국측은 입을 닫고 있어 세계의 원성을 샀을 뿐 아니라 지구촌 민폐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늘의 궁전’이라는 뜻의 톈궁 1호는 국제우주정거장처럼 지구 주위를 선회하는 영구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이라는 원대한 꿈을 품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첫 실험용 우주정거장이다. 무게 8.5톤, 길이 10.5m, 지름 3.4m로 버스 크기만 한 톈궁은 2011년 9월 발사되었다. 이로써 중국은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 우주정거장 발사국이 되어 ‘우주 굴기’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7년 만에 추락하는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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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중국이 야심차게 쏘아 올린 톈궁 1호의 3D 모델링. (출처: shutterstock)
 
톈궁 1호 무인 우주실험실은 2011년 9월 고도 350km의 지구 저궤도에 진입한 후, 2011년 11월 선저우(神舟) 8호 우주선과 최초로 도킹에 성공한 이래 2012년 선저우 9, 2013년 선저우 10의 방문을 받는 등 임무를 수행했다.
 
보통 지구 저궤도(Low Earth Orbit, LEO)는 고도 200~2000km까지의 인공위성 궤도를 말하는 것으로, 희박한 대기의 영향으로 인공위성의 속도가 차츰 느려지므로 주기적으로 추진력을 가하지 않으면 궤도가 붕괴되어 결국 추락하게 된다.
 
중국은 2016년 9월에 발사된 톈궁 2호를 궤도에 올림으로써 두 번째 소형 우주정거장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그해 말 선저우 11 미션에서 우주정거장에 도킹했다.
 
우주정거장은 무슨 일을 하나?
 
우주정거장은 행성이나 위성의 궤도를 도면서 사람이 우주공간에 장기간 머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구조물로, 추진장치와 착륙설비가 없다는 점에서 우주선과 구분되며, 국제우주정거장(ISS)처럼 승무원이 상주하는 유인, 톈궁 같은 무인 우주정거장이 있다. 현재까지는 지구 저궤도 정거장만이 실현되었다.
 
우주정거장의 주된 목적은 인류가 우주로 진출하는 전진기지의 역할과 무중력 상태에서 하는 과학실험을 들 수 있다. 우주의 무중력 상태를 이해하는 것은 인류가 심우주로 진출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예컨대 장기간의 우주비행이 인체에 주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그러하다. ISS에서는 이 두 가지가 집중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른 우주화물선들이 정기적으로 우주정거장에 승무원과 화물을 실어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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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우주정거장을 유지 보수하는 우주인. (출처: shutterstock)
 
극미중력에서의 과학연구가 가지는 이점이 확산됨에 따라 민간부문에서 점차 관심이 높아져 미국의 민간 우주 벤처인 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와 액시엄 스페이스는 지구 저궤도에서 상업용 우주정거장을 건설, 운영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극미중력 연구 플랫폼이 차츰 민간부문으로 이전하게 된다. 국가 우주기구들이 지구 저궤도의 우주정거장을 상업용으로 전환하려는 것은 제한된 자원을 태양계 탐사의 다음 단계에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탐험의 한계를 뛰어넘고 우주로 진출하려는 야망은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선두주자로 달리고 있으며, 아마존닷컴 창립자 제프 베조스도 자신의 로켓 회사인 블루 오리진(Blue Origin)에서 달을 비롯한 드넓은 태양계로 인간 존재를 확장시키기 위한 일련의 새로운 로켓을 개발 중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우주정거장은 국제우주정거장과 톈궁 2호뿐이며, 이전에는 살류트 시리즈, 스카이랩, 미르 등이 있었다. 소유즈 11호로부터 살류트 1호에 이르기까지 모든 우주 체류 기록은 우주정거장에서 수립되었으며, 1994년에서 1995년까지 437.7일간 미르에 체류한 발레리 폴랴코프가 가장 오래 체류한 우주인이다.
 
톈궁 파편을 피하려면
 
일반적으로 임무를 완수한 인공위성은 지상관제에 따라 대기권에 재진입한 뒤 완전연소된다. 하지만 미처 타지 않은 잔해들이 지상으로 추락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1979년 77톤에 달하는 미국의 위성 잔해가 호주 마을로 떨어졌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다만 호주에서 미국 측에 폐기물 무단 투기로 400달러의 벌금을 매겼던 적이 있다.
 
대기권 재진입을 눈앞에 둔 톈궁의 추락 예상지역은 남위 43도에서 북위 43도 사이다. 한반도와 아시아ㆍ북미ㆍ유럽의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톈궁은 추락하면서 대부분 불탈 것으로 보이지만 10~40%의 잔해가 지상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있다. 만약 이 잔해들이 바다가 아닌 육지 쪽으로 떨어진다면 자칫 초대형 사고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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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통제불능으로 추락하는 톈궁의 상상도. 전문가들은 톈궁 잔해로 인명 피해가 발생할 확률은 극히 낮다고 분석한다. (출처: shutterstock)
 
전문가들은 정확한 추락 시점과 장소는 모르지만 인명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너선 맥도월 하버드대 천체물리학 교수는 “세계인구의 절반은 육지의 10%에 살고 있으며 이 면적은 지구표면의 2.9%에 불과하다”면서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조언한다.
 
확률로 보면, 톈궁 잔해가 당신을 칠 확률은 사람이 벼락에 맞을 확률인 140만 분의 1에 훨씬 못 미치는 1조분의 1에 불과하며, 한반도에 떨어질 확률은 3600분의 1이다. 단, 잔해가 부근에 떨어지더라도 가까이 접근하거나 만져서는 안 된다. 유독물질을 호흡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NASA는 우주 파편을 피해 도망가다 다칠 확률이 더 높다면서 집안에 있을 것을 당부한다. 지금까지 운석 등에 맞아 다친 사람들은 있으나 목숨을 잃은 사례는 없다. 단, 20세기 초 이집트의 길 가던 개가 우주에서 떨어진 운석에 맞아 개죽음당한 사례가 한 건 있을 뿐이다. 어쨌든 우리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대신 마른하늘에 우주 파편을 걱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톈궁 1호는 한국시간 2일 오전 11시 26분을 전후한 4시간, 즉 2일 오전 7시 26분과 오후 3시 26분 사이에 지구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침내 톈궁 1호가 4월 2일 오전 9시 16분경 추락했다는 소식이 외신으로 들어왔다. 미국 합동우주작전본부(JSPoC)에 따르면 추락 장소는 남태평양 칠레 앞바다의 해역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확한 위치는 남위 13.6도, 동경 195.7도 지점이다. 다행히 잔해가 해역에 추락하면서 피해는 없었고 잔해물도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톈궁 1호 잔해 추락이 확인됨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주위험경보 경계 단계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6년 6월 미국 아마추어 천문가에 의해 톈궁이 통제불능임이 알려진 이후 1년 넘게 지구촌 민폐가 되었던 톈궁 추락사태는 일단락되었다. 이번 중국 톈궁 추락의 특이점은 지구 행성인들의 원성을 샀지만, 역설적이게도 우주에 관한  일반의 관심을 부쩍 높여준 이벤트 역할도 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우주는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이다.
 
글: 이광식 과학칼럼니스트/ 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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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yhun89
  • 평점   별 5점

만일의 사태에는 대비하여야 하겠습니다. 좋은 정보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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