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기후 변화의 경고, 한반도에 초강력 가을 태풍 잦아진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793호   2022년 10월 03일
 
지난 9월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영남 지역은 막대한 피해를 봤다. 경북 포항은 시간당 110.5mm에 이르는 기록적인 양의 폭우가 내려 침수와 정전,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이를 다 복구하기도 전에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북상했다. 직접 영향권에 있던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는 순간 시속 120k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었고, 가로수와 간판 등 각종 구조물이 파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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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태풍 힌남노. (출처: 위키미디어) 
 
올해만 한반도에 벌써 2개의 가을 태풍이 왔고, 두 태풍 모두 ‘초강력’까지 발달했다. 초강력 강도는 태풍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54m/s(194km/h)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한국 기상청의 태풍 강도 분류 중 가장 강력한 규모로, 이 정도의 태풍이면 바람에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리고 불행히도, 앞으로도 한반도에 이런 초강력 태풍이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기후 변화로 강력한 열대저기압 2배 더 자주 발생할 것
올해 4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가 이끈 국제공동연구팀은 기후 변화로 이번 세기 중반까지 강력한 열대저기압(열대저기압은 발생지역에 따라 태풍, 허리케인, 사이클론으로 불린다) 이 두 배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과거 데이터와 지구 기후모델을 결합해, 수만 개의 미래 열대저기압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기후 변화로 약한 열대저기압의 발생 빈도는 줄어들지만, 3등급(최대 풍속 50~58m/s, 한국의 경우 초강력급) 이상의 강력한 열대저기압은 두 배 더 발생하며, 최대 풍속이 2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연구팀은 강한 열대성저기압이 증가함에 따라 전 세계 인구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도 예측했다. 예측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열대저기압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한국의 경우 1980~2017년과 비교해 2050년까지 강력한 열대저기압의 영향을 받는 인구가 9.4배 늘어난다고 예측했다. 절대적인 수치로 따지면 5,940만 명의 인구가 태풍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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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연구팀은 강력한 열대저기압에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상위 10개 국가를 예측했다. 한국은 4위를 기록했다. (출처: Science Advances)

이뿐만 아니라 연구팀은 캄보디아, 라오스, 태평양 섬 국가 등도 강력한 열대저기압의 위험 지역에 속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국가들은 대부분 저소득 국가이며, 오늘날 열대저기압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이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해수면 온도가 증가하면 태풍은 더 강력해진다
그렇다면 기후 변화는 왜 강력한 태풍을 몰고 오는 걸까.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태풍은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를 에너지원으로 공급받는다. 수온이 높아지면 그만큼 증발하는 수증기량이 많아져 태풍은 더 강력해지고, 소멸 속도도 느려진다.
 
예전에는 한반도의 해수면 온도가 낮아 태풍이 근처로 오면 힘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기후 변화는 한반도의 해수면 온도마저 높이고 있다. 올해 한반도 남해상 해수면 온도는 26~28℃로, 평년보다 1℃ 이상 높았다. 힌남노가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한반도까지 북상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한반도 주변의 해수면 온도는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8월 31일 기상청이 발표한 한반도 주변 해역의 미래 전망에 따르면,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에 상관없이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1.0~1.2℃ 오를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태풍이 한반도까지 오면서 세력을 계속 유지하거나, 더 강력해질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는 것이다. 해수면 높이도 10~11cm 높아질 것으로 예측돼, 태풍이 접근하면 해일로 인한 피해도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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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기상청은 탄소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한반도 근처의 해수면은 근미래(2021~2040년)에 1.0~1.2℃ 상승하고, 먼미래(2081~2100년)에는 최대 4.5℃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강수량도 평균 0.6~7.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출처: 기상청)
 

해수면 온도를 낮추면 태풍 약화 가능할까
전 세계적으로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자, 일부 사람들은 지구공학을 이용해 태풍의 세기를 약하게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지구공학은 인위적으로 날씨 및 기후를 의도적으로 바꾸는 방안을 연구하는 분야다. 가장 인기 있는 아이디어는 인공 해양 냉각 방법이다. 태풍이 상륙하기 전에 바다의 온도를 낮춰 태풍의 세기를 약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겠다는 민간 기업이 있다. 노르웨이의 스타트업 ‘오션텀(ocean THERM)’은 1500m 길이의 구멍 뚫린 파이프를 바다에 설치해, 차가운 심해수로 따뜻한 해수면을 식혀 허리케인을 약화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 컴퓨터 모델링과 파일럿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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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노르웨이 스타트업 오션텀은 바다에 파이프를 설치해, 차가운 심해수를 끌어올려 해수면을 식히는 방법으로 허리케인을 약화하는 아이디어를 실행 중이다. (출처: 오션텀 홈페이지 캡쳐)

만약 이 아이디어처럼 인류에게 방대한 자원과, 대규모로 해수를 냉각시키는 기술이 있다면 태풍이 상륙하기 전에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미국 마이애미대 연구팀은 지난 9월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대 26만㎢ 해역의 해수면 온도를 2℃까지 낮추면 허리케인의 강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에 발표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해수면 온도를 낮춰도 허리케인의 강도는 15%밖에 줄어들지 않았다. 꽤 많이 약화된 것이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막대한 자원이 든다는 것이 문제다. 연구팀은 2019년 미국에서 사용된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100배가 넘는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현실적이고 비효율적인 해결책이라는 뜻이다.
 
사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 변화를 최대한 막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최대한 피해를 덜 입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제로 태풍의 강도를 줄인다고 해서 피해가 적어지는 것도 아니”라며, “침수나 강풍에 대비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을 강화하고, 임박한 태풍에 대한 예측과 예보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 오혜진 과학칼럼니스트/ 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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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환[사도 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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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면. 감사합니다...!

202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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