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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압박으로 토고전을 뚫어라!
<KISTI의 과학향기> 제456호 2006년 06월 09일
한국 대표팀이 치르는 축구경기는 붉은색 천지다. 대표팀이 입은 유니폼에도 붉은색이 들어가고 우리 팀의 응원단도 붉은색으로 치장한다. 한국팀의 서포터스 이름이 오죽하면 ‘붉은 악마’이겠는가. 길거리 응원을 벌이는 거리가 온통 붉은 물결을 이루는 것은 물론이다. 과연 붉은색이 태극전사에게 승리를 부를까.
붉은색 유니폼을 입으면 승리한다는 속설이 있긴 하지만, 이 주장은 논란이 많았다. 오히려 상대방이 붉은색 유니폼을 보고 흥분해 힘을 얻는다는 반박도 있었다. 그러나 영국의 듀헴대 러셀 힐 교수팀이 이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해 5월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붉은색 유니폼을 입으면 승리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경기 중에 벌어졌던 권투, 태권도, 레슬링 등 격투기 종목을 분석했다. 경기자들은 파란색이나 붉은색 유니폼 가운데 하나를 입는다. 분석 결과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이길 확률이 55%로 절반을 넘었다.
흥미롭게도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승리할 확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태권도였다. 태권도는 하얀 도복 위에 파란색이나 붉은색 보호대를 입는다. 경기자의 실력이 엇비슷하면 붉은색의 효과는 더 커진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의 승률이 60%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격투기 종목뿐 아니라 몸싸움이 격렬한 경기인 축구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유럽축구대회인 유로2004에 참가한 각국 대표팀의 승률을 조사했다. 축구선수들은 두어 가지 색의 유니폼을 번갈아 입는다. 조사 결과 붉은색 유니폼을 입었을 때 승률이 높았고 아울러 골도 더 많이 넣었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으면 왜 승리할 확률이 높아지는 걸까. 과학자들은 붉은색이 동물 사이에서 위협을 주는 색이기 때문에 ‘전투적’ 스포츠에서 승리를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비비원숭이는 다른 수컷을 위협할 때 얼굴이 붉어지고 군함조 수컷도 붉은색 턱밑주머니를 부풀려 다른 수컷을 위협한다. 사람도 붉은색을 보면 상대의 공격성에 기가 죽을 수 있다는 말이다. 태극전사가 입는 붉은색 유니폼이 상대팀의 기를 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으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더 많이 분비돼 공격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동물의 경우 지배력, 자신감, 공격성과 관련된다. 그럼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보면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공격적으로 바뀌고 상대는 이 공격성에 주눅이 든다는 뜻이다.
한국팀이 독일월드컵에서 승리하려면 붉은색 유니폼에 걸맞는 전술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가 아드보카트 감독이 강조하는 압박축구다. 압박축구는 상대선수가 공을 마음대로 다룰 수 없도록 좁은 공간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방어하는 전술이다. 압박축구가 유리한 이유를 과학적으로 살펴보자.
가로 100m, 세로 64m인 축구장에서 두 팀의 선수가 골고루 섞여 있다고 하면 운동장 전체 면적(100m×64m)에서 양 팀 선수(2×11명)가 차지하는 비율은 (2×11명)/(100m×64m)이다. 한 선수가 사방팔방으로 움직일 때 선수들 간의 평균거리를 반지름으로 하는 원 안에서 움직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선수들 간의 평균거리*는 9.62m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제 상대선수 한명이 공을 잡은 경우 우리 팀 선수가 가장 가까이 있다고 가정한다. 상대선수가 자유롭게 공을 다룰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이 시간은 우리 선수가 공을 막으러 가는 시간과 같다. 다시 말하면 선수들 간 평균거리(9.62m)를 우리 선수의 속력으로 나눈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선수가 초속 4m로 달려들면 공을 가진 상대선수가 공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평균 여유시간은 2.4초다.
만일 우리 팀 선수들이 경기장 절반을 사용하면서 오프사이드 전술을 활용해 초속 5m로 압박한다면 어떨까. 선수들 간의 평균거리는 더 짧아지고 상대선수가 공을 가질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든다. 계산해 보면 상대선수가 공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시간이 1.4초밖에 되지 않는다.
압박축구는 개인기가 좋은 팀을 만났을 때 상대선수가 공을 오래 잡고 있지 못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진 전술이다. 물론 우리 선수들이 상대를 효과적으로 압박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다. 한국팀이 체력 훈련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압박축구를 제대로 구사하기 위해서다. 모든 선수가 박지성 선수처럼 강철 체력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상대 선수를 괴롭힌다면 ‘우승 후보’ 프랑스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태극전사들이 상대선수들을 거칠게 몰아붙이며 압박하는 게 한국팀의 필승전략이다. 우리 모두 대~한민국. (글 : 이충환 과학전문 기자)
*1명/(π×평균거리²)=(2×11명)/(100m×64m)이므로 선수들간의 평균 거리 = √(100m×64m)/(3.14×2×11)
붉은색 유니폼을 입으면 승리한다는 속설이 있긴 하지만, 이 주장은 논란이 많았다. 오히려 상대방이 붉은색 유니폼을 보고 흥분해 힘을 얻는다는 반박도 있었다. 그러나 영국의 듀헴대 러셀 힐 교수팀이 이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해 5월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붉은색 유니폼을 입으면 승리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경기 중에 벌어졌던 권투, 태권도, 레슬링 등 격투기 종목을 분석했다. 경기자들은 파란색이나 붉은색 유니폼 가운데 하나를 입는다. 분석 결과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이길 확률이 55%로 절반을 넘었다.
흥미롭게도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승리할 확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태권도였다. 태권도는 하얀 도복 위에 파란색이나 붉은색 보호대를 입는다. 경기자의 실력이 엇비슷하면 붉은색의 효과는 더 커진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의 승률이 60%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격투기 종목뿐 아니라 몸싸움이 격렬한 경기인 축구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유럽축구대회인 유로2004에 참가한 각국 대표팀의 승률을 조사했다. 축구선수들은 두어 가지 색의 유니폼을 번갈아 입는다. 조사 결과 붉은색 유니폼을 입었을 때 승률이 높았고 아울러 골도 더 많이 넣었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으면 왜 승리할 확률이 높아지는 걸까. 과학자들은 붉은색이 동물 사이에서 위협을 주는 색이기 때문에 ‘전투적’ 스포츠에서 승리를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비비원숭이는 다른 수컷을 위협할 때 얼굴이 붉어지고 군함조 수컷도 붉은색 턱밑주머니를 부풀려 다른 수컷을 위협한다. 사람도 붉은색을 보면 상대의 공격성에 기가 죽을 수 있다는 말이다. 태극전사가 입는 붉은색 유니폼이 상대팀의 기를 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으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더 많이 분비돼 공격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동물의 경우 지배력, 자신감, 공격성과 관련된다. 그럼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보면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공격적으로 바뀌고 상대는 이 공격성에 주눅이 든다는 뜻이다.
한국팀이 독일월드컵에서 승리하려면 붉은색 유니폼에 걸맞는 전술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가 아드보카트 감독이 강조하는 압박축구다. 압박축구는 상대선수가 공을 마음대로 다룰 수 없도록 좁은 공간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방어하는 전술이다. 압박축구가 유리한 이유를 과학적으로 살펴보자.
가로 100m, 세로 64m인 축구장에서 두 팀의 선수가 골고루 섞여 있다고 하면 운동장 전체 면적(100m×64m)에서 양 팀 선수(2×11명)가 차지하는 비율은 (2×11명)/(100m×64m)이다. 한 선수가 사방팔방으로 움직일 때 선수들 간의 평균거리를 반지름으로 하는 원 안에서 움직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선수들 간의 평균거리*는 9.62m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제 상대선수 한명이 공을 잡은 경우 우리 팀 선수가 가장 가까이 있다고 가정한다. 상대선수가 자유롭게 공을 다룰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이 시간은 우리 선수가 공을 막으러 가는 시간과 같다. 다시 말하면 선수들 간 평균거리(9.62m)를 우리 선수의 속력으로 나눈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선수가 초속 4m로 달려들면 공을 가진 상대선수가 공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평균 여유시간은 2.4초다.
만일 우리 팀 선수들이 경기장 절반을 사용하면서 오프사이드 전술을 활용해 초속 5m로 압박한다면 어떨까. 선수들 간의 평균거리는 더 짧아지고 상대선수가 공을 가질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든다. 계산해 보면 상대선수가 공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시간이 1.4초밖에 되지 않는다.
압박축구는 개인기가 좋은 팀을 만났을 때 상대선수가 공을 오래 잡고 있지 못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진 전술이다. 물론 우리 선수들이 상대를 효과적으로 압박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다. 한국팀이 체력 훈련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압박축구를 제대로 구사하기 위해서다. 모든 선수가 박지성 선수처럼 강철 체력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상대 선수를 괴롭힌다면 ‘우승 후보’ 프랑스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태극전사들이 상대선수들을 거칠게 몰아붙이며 압박하는 게 한국팀의 필승전략이다. 우리 모두 대~한민국. (글 : 이충환 과학전문 기자)
*1명/(π×평균거리²)=(2×11명)/(100m×64m)이므로 선수들간의 평균 거리 = √(100m×64m)/(3.1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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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기사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앞으로 운동경기를 할때는 붉은색 유니폼으로 입어야겠어요. ㅎㅎ
2009-04-15
답글 0
붉은 옷과 압박으로 토고를 뚫었네요~
다만 막판에 공돌리기는 좀 보기 싫었다는...
영국과 이탈리아 등 유럽 몇몇 치사한 나라나 하는 행위인줄 알았는데...쩝...
2006-06-14
답글 0
붉은 색으로 압박하면 이길 가능성이 아주 높아지겠네요.
우리팀 힘내서 좋은 성적 내주세요~
파이팅입니다~
2006-06-12
답글 0
그러네여 싸울때 붉은색을 입고 가야할것같음..
2006-06-10
답글 0
우리 대표팀은 아래 위 붉은 유니폼을 입으면 진다는 속설이 있던데..
2006-06-10
답글 0
오호. 정말 흥미로운 지식이네요.
앞으로 싸울 일 있으면 붉은 옷을 입고 나가야할듯.
2006-06-09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