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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인들의 희망, 김 서림을 원천 차단하는 코팅 기술
<KISTI의 과학향기> 제3821호 2023년 01월 09일사진1. 안경에 김이 서리면 불편한 데다 눈앞의 장애물을 못 볼 수 있다. (출처: shutterstock)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마스크를 쓰는 안경인들은 괴롭다. 숨을 내쉴 때마다 안경알에 뿌옇게 김이 서려 도저히 걸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따금 천을 꺼내 안경을 닦아봐도 그때뿐, 야속하게도 김은 금방 다시 서린다.
마스크를 쓰고 길을 걸을 때도, 외부에서 실내로 들어설 때도 하물며 라면을 먹을 때도 안경인을 괴롭히는 김 서림, 과학이 해결할 수는 없을까? 희망을 품자.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김 서림을 방지하는 새로운 코팅 기술이 개발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김 서림은 결로 현상이다
연구 결과를 알아보기 전, 먼저 왜 안경 같은 플라스틱이나 유리 표면에 김이 서리는지부터 알아보자. 김 서림은 기본적으로 ‘결로 현상’이다. 결로 현상이란 공기 중에 있는 수증기가 차갑고 건조한 외부와 따뜻하고 습한 내부의 온도 차이로 액체로 응결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추운 겨울날 창문에 물이 맺히고, 얼음이 들어간 병을 상온에 두었을 때 물이 맺힌다. 내부의 따뜻한 수증기는 차가운 유리와 맞닿아 급격히 식어 일부는 물이, 다른 일부는 김이 된다. 안경의 김이 서리는 것도 차가워진 안경 렌즈에 따뜻한 우리의 숨결이 닿기 때문이다.
사진2. 따뜻한 공간에 얼음이 둔 컵을 두면, 양쪽의 온도 차 때문에 컵 표면에 물이 맺힌다. (출처: shutterstock)
김이 서리면 왜 잘 안 보이는 걸까? 물 분자들은 서로 뭉쳐서 물방울을 이루는데, 이때 물방울 표면에 있는 물 분자들은 표면적으로 최소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인력이 발생해 동글동글한 구에 가까운 형태가 된다. 이런 물방울들이 빛을 난반사해 대상이 흐리게 보이는 것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김 서림 방지 스프레이는 이 물방울이 생기지 못하게 막는 원리다. 렌즈 표면에 친수성 막을 만들면 이미 물로 된 막이 있어서 물방울들이 미끄러져 맺힐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이 친수성 막은 일시적이라 금방 사라진다.
스스로 열을 내는 금 박막을 입히다
이번에 새롭게 발표된 김 서림 방지 기술은 친수성 막을 형성하는 기존의 방식을 뒤집고 김 서림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자 했다. 디모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포울리카코스 교수팀은 안경 렌즈에 초박막 금을 코팅해 안경 렌즈의 표면 온도를 높여 습기가 응결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3. 김 서림 방지 코팅의 구조. 4nm 두께의 금박 아래위를 각각 3nm 두께인 이산화티타늄이 감싸고 있다. (출처: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홈페이지)
원리는 간단하다. 4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두께의 미세한 금 박막은 햇빛에 있는 적외선만 선택적으로 흡수해 표면을 가열하고 최대 섭씨 8도까지 온도를 높인다. 흐린 날에도 3~4도 증가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적외선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전자기파로 주로 열을 전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금 박막으로 열을 높이는 것은 마치 렌즈에 열선이 있는 것처럼 만드는 것이다. 게다가 열선이 전기가 필요하다면 금 박막은 햇빛만 있으면 된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다. 탄소중립 시대에 걸맞은 친환경 해결책인 셈이다.
금이라 너무 비싸서 상용화하기 어렵지 않을까? 연구팀은 금이 나노미터 단위의 초박막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금이 매우 적게 들어가 “20센트(250원 정도)” 정도만 추가하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가격이 저렴해 안경 이외에도 자동차 유리, 건물 창문에도 두루두루 쓰일 수 있다.
금 박막의 내구성도 높였다. 렌즈에 금 박막만 단독으로 입히지 않고, 절연 물질인 산화티타늄층 사이에 삽입하는 형태를 취했다. 산화티타늄은 금 박막이 마모되거나 빠지는 것을 막는 마감재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가열 효과를 높이는 작용을 한다.
금 박막을 이용한 김 서림 방지는 기존의 김 서림 스프레이가 가진 단점을 모두 해결한다. 먼지가 달라붙지도 않고, 시간이 지나 친수성 막이 없어지거나 더러워져 지속해서 뿌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사진4. 안경에서 금박 코팅을 한 오른쪽은 수증기 응결이 차단돼 투명하다. '햇빛이 드는 낮' 한정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말이다. (출처: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홈페이지)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 박막이 기능하려면 적은 양의 햇빛이라도 필요하다. 연구팀은 저녁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효율을 높이는 추가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상용화가 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것만으로도 안경인들에게는 희소식이다. 마스크가 뉴 노멀이 된 시대에 안경인을 위한 더 많은 과학 연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글: 권오현 과학칼럼니스트/ 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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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gdms wjdeh rkatkgkqslek.
2023-10-30
답글 0
감사합니다.환영합니다.조속히 시중화가 되었으면 고맙겠습니다.
2023-01-09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