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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눈은 녹색을 좋아한다 - 비상구 불빛
<KISTI의 과학향기> 제123호 2004년 04월 23일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화장실이 가고 싶어 급하게 문을 찾아 주위를 살펴본 적이 가끔 있을 것이다. 그때 저 멀리 컴컴한 벽에 환하게 ‘이쪽으로 뛰어가세요’라고 표시되어 있는 녹색 비상구 불빛을 발견하면 그나마 안심이 되지만 아무 표시가 없으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그런데 비상구 불빛은 왜 모두 다 녹색으로 되어 있을까?
그 첫번째 이유는 바로 우리 눈의 구조 때문이다.
우리가 색을 볼 수 있는 것은 눈의 망막에 있는 시세포(視細胞, Visual Cell) 때문인데, 시세포는 망막에 물체의 상이 맺혔을 때 그 자극을 받아 시각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한다.
시세포는 원추 모양의 ‘원추세포(圓錐細胞, Cone Cell,)’와 막대 모양의 ‘간상세포(桿狀細胞, Rod Cell)로 되어 있는데, 원추세포는 비교적 밝은 곳에서 물체를 보는 일이나 색을 식별 하는데 관여하고, 간상세포는 어두운 장소에서 물체를 보는데 관여한다.
화재와 같은 위급상황에서는 흔히 정전사고도 함께 일어나므로 우리의 시각은 주로 간상세포가 담당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 간상세포에 ‘로돕신(Rhodopsin 또는 시홍)’이라는 색소물질이 있는데, 로돕신은 다른 빛에 비해 약 500nm(나노미터)의 파장을 가진 녹색광을 가장 잘 흡수한다. 이 때문에 평소에 눈에 잘 띄지 않던 녹색이 어두운 곳에 가면 다른 색에 비해 잘 보이게 된다.
두 번째 이유는 녹색이 붉은색에 비해 안정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심리학적으로 색을 보면 녹색은 안정과 편안함을 유도하지만 붉은색은 정열과 흥분을 일으킨다. 또한 우리의 잠재 의식 속에 붉은색은 정지, 위험, 금지와 같은 이미지를 녹색은 안전, 진행, 구급, 구호와 같은 이미지를 전달한다. 따라서 화재와 같은 위급 상황에서 비상등이 붉은 색이라면 비상구 불빛을 따라 대피하는데 사람들이 불빛을 따라 계속 탈출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멈춰야 하는지 혼란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녹색이라면 안심하고 불빛을 따라 탈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이유는 녹색의 ‘시인성(視認性)’ 때문이다.
시인성은 명시성(明認性)이라고도 하는데 같은 거리에, 동일한 크기의 색이 있을 때 어떤 색이 더 잘 보이는가를 말하는 것인데, 밤과 같이 어두컴컴한 곳에서 시인성이 가장 좋은 색은 녹색이다. 야간에 운전을 하다 보면 자동차 계기판에 있는 게이지나 숫자들이 녹색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야간에 더 잘 보이는 녹색의 시인성 때문이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과학적인 원리가 담겨 있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이렇게 숨겨진 원리들을 하나 하나씩 풀어가다 보면 우리의 과학지식도 점점 더 쌓여 갈 것이다. (글 : 과학향기 편집부)
그 첫번째 이유는 바로 우리 눈의 구조 때문이다.
우리가 색을 볼 수 있는 것은 눈의 망막에 있는 시세포(視細胞, Visual Cell) 때문인데, 시세포는 망막에 물체의 상이 맺혔을 때 그 자극을 받아 시각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한다.
시세포는 원추 모양의 ‘원추세포(圓錐細胞, Cone Cell,)’와 막대 모양의 ‘간상세포(桿狀細胞, Rod Cell)로 되어 있는데, 원추세포는 비교적 밝은 곳에서 물체를 보는 일이나 색을 식별 하는데 관여하고, 간상세포는 어두운 장소에서 물체를 보는데 관여한다.
화재와 같은 위급상황에서는 흔히 정전사고도 함께 일어나므로 우리의 시각은 주로 간상세포가 담당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 간상세포에 ‘로돕신(Rhodopsin 또는 시홍)’이라는 색소물질이 있는데, 로돕신은 다른 빛에 비해 약 500nm(나노미터)의 파장을 가진 녹색광을 가장 잘 흡수한다. 이 때문에 평소에 눈에 잘 띄지 않던 녹색이 어두운 곳에 가면 다른 색에 비해 잘 보이게 된다.
두 번째 이유는 녹색이 붉은색에 비해 안정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심리학적으로 색을 보면 녹색은 안정과 편안함을 유도하지만 붉은색은 정열과 흥분을 일으킨다. 또한 우리의 잠재 의식 속에 붉은색은 정지, 위험, 금지와 같은 이미지를 녹색은 안전, 진행, 구급, 구호와 같은 이미지를 전달한다. 따라서 화재와 같은 위급 상황에서 비상등이 붉은 색이라면 비상구 불빛을 따라 대피하는데 사람들이 불빛을 따라 계속 탈출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멈춰야 하는지 혼란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녹색이라면 안심하고 불빛을 따라 탈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이유는 녹색의 ‘시인성(視認性)’ 때문이다.
시인성은 명시성(明認性)이라고도 하는데 같은 거리에, 동일한 크기의 색이 있을 때 어떤 색이 더 잘 보이는가를 말하는 것인데, 밤과 같이 어두컴컴한 곳에서 시인성이 가장 좋은 색은 녹색이다. 야간에 운전을 하다 보면 자동차 계기판에 있는 게이지나 숫자들이 녹색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야간에 더 잘 보이는 녹색의 시인성 때문이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과학적인 원리가 담겨 있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이렇게 숨겨진 원리들을 하나 하나씩 풀어가다 보면 우리의 과학지식도 점점 더 쌓여 갈 것이다. (글 : 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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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 표시가 녹색인 이유가 있었군요. 시인성도 좋고, 안정감을 주며, 간상세포에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이유때문에 녹색으로 비상구를 표시하는 것이었군요.
2009-04-14
답글 0
좋은 정보의 기사네요. 비상구의 안내 표지가 붉은 색으로 되어 있다면 정말 다급한 순간 멋칫할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2009-04-13
답글 0
우와~ 그렇군요. 음.. 그런데 전 녹색보다 파란색이 더 눈에 띄던데.. 둘다 청색계열이어서 똑같은건가? 하하;;^ㅡ^a
2004-04-25
답글 0
지금은 모두 컬러 모니터를 사용하지만 오래 전 녹색, 황색 모니터를 사용하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동양인의 눈에는 녹색, 서양인의 눈에는 황색 모니터가 잘 맞는다는 말이 있는데 그 차이점도 알아보면 유익할 것 같습니다.
2004-04-23
답글 0
재미있고 유익한 글입니다.
2004-04-23
답글 0
그렇담 터널의 램프는 왜 녹색이 아닌 노랑색일까요?
[일반적으로는 국내에서는 조명등 기구 효율이 가장 좋은 나트륨 램프를 사용하기 때문에 노란색계열(등백색)의 조명등을 설치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주황색으로 본 것은 저압나트륨등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보였던 겁니다.
그러나 이러한 등은 단색파장으로 연색성이 나쁘기 때문에 최근에는 연색성이 좋은 고압나트륨등과 형광등을 혼용하는 추세이며, 색깔은 노란색(등백색)과 푸른색,녹색계열을 띄며 현재 푸른색은 고속도로 터널 등에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자연광에 가까운 백색으로 바뀌어질 예정입니다.][퍼옴]
밝은 곳에서 색상을 구별하는 추체세포가 작동하는 좀 어두운 곳에서는 560nm의 노랑색이, 명암만 구별하는 간체세포가 작동하는 아주 어두운 곳에서는 500nm대역의 녹색에 가장 잘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난리통에 색깔이 주는 안정감의 효과보다는 화재의 붉은색과 보색인 녹색을 사용하여 불에 가려 묻히지 않게 하기 위함이겠지요. www.harmonicolor.com
2004-04-23
답글 0
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2004-04-23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