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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가상현실 기술로 기록 단축한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011호 2017년 09월 25일평창 동계올림픽이 약 반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IT 강국 대한민국에서 진행되는 동계올림픽답게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대회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중 특히 각광받는 기술이 가상현실(VR) 시뮬레이션이다.
이미 스포츠는 가상현실과의 접점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이에 맞춰 이번 동계올림픽에는 스키점프, 스피드 스케이트, 봅슬레이 등을 실제 스포츠처럼 가상 체험하거나 5G를 활용해 360° 가상현실 영상으로 중계하는 식의 각종 가상현실 기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시간, 공간, 계절 한계 극복
가상현실은 우리에게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실제 올림픽의 주인공인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가상현실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기후, 시간, 공간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관련 기술의 개발과 활용이 갈수록 늘고 있다.
그림1. 실감형 스키 시뮬레이터 시스템 개요.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간, 공간, 기후의 제약을 뛰어 넘을 수 있다. 출처: 특허청
특허청에 따르면 동계올림픽 종목과 관련된 시뮬레이션 기술 특허만 2015년 이후 10건 이상 출원됐다.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종목은 스키다. 지난 5년간 관련 특허 출원을 종목별로 살펴보면 스키가 21건으로 최다출원을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스키점프(5건)와 스노보드(4건)가 잇고 있다.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의 효과는 스노보드, 스키, 봅슬레이, 루지와 같이 균형과 방향 조절이 요구되는 종목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선수들은 자신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화면 및 시뮬레이션 기기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가상현실 세계에 몰입함으로써 실제 훈련에 참여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상 스키는 계절에 관계없이 실내에서 스키 타는 효과를 맛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금속판을 이용해 경사면 효과와 발의 부하 강도를 탐지한 뒤 이를 실시간으로 선수에게 전달한다. 또한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스키 활강 코스에 따라 최적의 활강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의 활강 훈련장비, 실제 슬로프에서 취하는 스키 자세를 가상현실 시뮬레이터 상에서 비교 분석해 올바른 자세를 취하도록 훈련하는 트레이닝 시스템 등이 훈련에 활용되고 있다.
시속 120km 이상으로 달리는 봅슬레이, 루지 같은 슬라이딩 종목도 예외는 아니다. 가상현실 영상에 따라 주행 자세와 무게 중심을 잡는 훈련 장비, 가상현실을 활용한 동작분석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장비 등이 선수들의 기록 단축을 돕고 있다.
부상 방지 등 다른 장점도 많아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시스템은 단순히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다른 장점을 갖기도 한다. 한국코칭능력개발원의 ‘가상현실 기술의 스포츠 활용’ 보고서에는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훈련이 갖는 장점이 잘 나와 있다. 그중 주목할 만한 장점은 선수들과 가상환경 간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해 선수들의 반응을 신속하게 탐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다양한 시뮬레이션 상황에 맞춰 최고의 효율을 보이는 움직임을 찾아내기가 수월해진다. 실제 훈련과 달리 신체적 활동에 수반되는 위험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아무리 실제 같은 가상현실 장비를 가져다 놓았다 해도 육체를 극한까지 단련해 한계치까지 끌고 가는 스포츠의 세계에서 정말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낼 수 있을까.
정말 효과 있을까? 실제 훈련 같은 근활성 반응
이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 최근 전북대에서 진행됐다. 헬스케어공학과 강승록 교수가 주도한 ‘가상현실 루지 시뮬레이터의 동작과 영상정보별 인체 근육활성도 분석’ 연구에 따르면 실제 시뮬레이션 시스템의 움직임과 영상 변화에 따라 선수들의 근육활성도 수준이 확연히 변화하는 결과를 얻었음을 알 수 있다.
루지는 썰매 위를 선수가 누운 채 경기하는 1인 썰매 종목으로 균형 감각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한 스포츠다. 이 때문에 상황에 따른 근활성 반응은 승부를 가르는 매우 중요한 요건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이 실시간 근육활성도 평가 기술을 이용해 시뮬레이터 시스템의 움직임, 영상정보와 인체 반응을 측정한 결과, 루지 시뮬레이터의 경사 각도가 13° 증가할 때 근육이 약 21.86 ~ 26.21%만큼 더 큰 근활성 반응을 나타내는 의미 있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선수들이 가상이라는 것을 뇌로 인지함에도 불구하고, 시뮬레이터에서 인체에 주어지는 움직임과 영상 정보가 선수들의 감각 기관과 운동 기관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큰 실감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가상현실 잔치는 끝나지 않는다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기술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단순히 선수들의 기록 단축에만 멈추지 않는다. 동계올림픽이라는 잔치가 끝난 뒤에도 이들 기술은 더욱 발전해 우리 곁에 머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중적인 여가 활동 중 하나가 된 스크린 골프는 본래 골프공의 탄도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용으로 개발된 것이다. 훈련용으로 개발된 스윙 분석 시스템, 적외선 센싱 기술, 고속카메라 센싱 기술은 모두 스크린 골프라는 또 하나의 스포츠로 우리의 일상에서 자리 잡았다.
동계올림픽에서 활용되는 각종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기술도 곧 거실이나 게임장에서 만나볼 수 있을지 모른다. 비록 몸은 도시의 빌딩 숲에 매여 있지만 마음만으로는 가상의 동계올림픽 속에서 ‘국가대표’가 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글: 김청한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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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세요. 평창 올림픽이 코앞에 있는 데 무슨 반년 앞이라고 글을 올려 놓습니까? 정신들 차리세요. 글을 올리면서 검토도 않해보구 그냥 올립니까? 이래 가지구 무슨 한국과학 기술정보연구원 입니까? 정신 차리세요.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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