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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냉동식품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KISTI의 과학향기> 제3441호 2019년 10월 16일요즘은 냉동식품의 전성시대다. 마트에 가 보면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식품들이 냉동포장돼 팔리고 있다. 이런 냉동식품의 첫 시작은 누구에게서 비롯했을까?
그 주인공은 1886년 12월 9일,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클래런스 버즈아이(Clarence Birdseye)다. 대학에서 생물을 전공한 그는 미국 농무부의 생물표본 수집 담당직원으로 일했다. 오늘날 ‘냉동식품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알래스카에서 에스키모가 갓 잡은 생선을 바로 얼린 뒤 보관해 몇 달간 요리재료로 쓰는 모습을 본 것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냉동식품 개발에 나섰다.
뉴욕으로 돌아간 그는 알래스카에서 목격한 물고기가 영하의 기온에서 순식간에 냉동됐기 때문에 세포 조직이 손상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당시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아이스크림 공장 한구석을 빌려 연구실을 마련했다. 단돈 7달러를 투자해 장만한 선풍기와 소금물통, 얼음조각 뿐이 없었지만, 꾸준한 연구를 통해 1925년 급속 냉동기계를 발명해냈다. 하지만 초기에는 뛰어난 발명품들이 늘 그러하듯,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버즈아이는 이에 굴하지 않고 연구에 몰두했고, 초기 발명품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완벽한 시스템을 갖춰나갔다. 그는 급속 냉동기계로 특허출원을 마친 후에도 연구를 계속해, 더 성능이 좋은 자동 냉동기계를 발명해냈다. 그리고 이 기계를 홍보하기 위해 직접 ‘제너럴 씨푸드사’를 설립하고 냉동해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1927년부터는 냉동식품의 종류를 확대해, 해산물뿐만 아니라 소고기, 돼지고기, 과일, 야채 등도 추가했다.
사진. 오늘날 넘쳐나는 냉동식품은 클래런스 버즈아이의 관찰력과 사업추진력에 기원을 두고 있다. (출처: shutterstock)
1929년에는 포스툼사가 제너럴 씨푸드사를 인수해 ‘제너럴 푸즈사’로 상호를 변경하고 냉동식품 브랜드 이름으로 ‘버즈아이’를 상표 등록했다. 버즈아이는 그의 냉동기술과 관련된 모든 특허권을 제너럴 푸드사에 2,200만 달러(한화 약 253억 5,500만원)에 팔고 다시 연구에 몰두했다.
그가 발표한 특허권 중 1930년 특허를 출원한 ‘식품 처리 방법’의 발명 용도는 다음과 같다.
‘신선한 식품을 포장 및 냉동하는 방법으로 장기간 음식을 보존해 사용하기 위해, 해동했을 때 원래의 향과 감촉 및 색깔을 유지한다’
버즈아이가 개발한 급속냉동식품은 ‘식탁의 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오늘날 기여하는 바가 크다. 육류, 생선류를 비롯한 각종 식재료들을 계절에 관계없이 먹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선도’까지 유지한 채 말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에게도 이것은 희소식을 넘어 구원의 메시지였다. 일과 더불어 가사노동을 해야 했던 주부들은 요리 시간을 줄여주는 냉동식품 덕에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를 비롯한 동네 슈퍼마켓마다 대형 냉동고가 비치되면서 냉동식품의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졌다.
급속냉동법은 단시간 내에 식품을 얼리는 것으로, 섭씨 영하 40도 이하의 저온이 사용된다. 식품을 급속냉동 시키면 세포나 식품조직에 아주 작은 얼음 결정만 생성되기 때문에 세포나 조직이 파괴되거나 세포벽이 손상되지 않는다. 따라서 식품 조직이 거의 완전하게 유지되어 해동만 잘 하면 식품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는 1956년 70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250여 건의 특허를 더 남겼다. 부(富)와 명예에 연연하지 않고 죽는 날까지 연구에만 몰두했던 버즈아이, 그는 가족들이 1년 365일 항상 신선한 음식을 먹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급속냉동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우리는 무심코 그 고마움과 편리함을 지나쳐버리지만, 급속냉동식품은 바로 그의 순수한 열망과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탄생될 수 있었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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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야기 전하여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좋은 하루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201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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