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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를 떠다니는 가스 공장?- ‘LNG-RV’
<KISTI의 과학향기> 제415호 2006년 03월 06일
작년 가을, 미국 남부와 멕시코 만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수많은 희생자를 냈고 피해 지방은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전쟁터 같은 혼돈에 빠졌었다. 하지만 허리케인이 몰아치는 가운데서도 꿋꿋이 피해지역에 천연가스를 공급한 배가 한 척 있었으니 일명 LNG-RV였다. 육상 정유시설과 천연가스 기화 시설의 가동이 모두 중단 되었을 때, 피해지역에 가스를 공급한 LNG-RV는 우리나라의 한 조선소가 세계 최초로 탄생시킨 새로운 개념의 선박이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 같은 곳에서는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므로 에너지의 확보와 수송이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앞으로는 시베리아를 가로지르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서 천연가스를 운반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지만 현재로선 유조선, LNG운반선, LPG운반선 등의 선박들이 에너지 수송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중에서 LNG 운반선은 액화천연가스(LNG : Liquefied Natural Gas)를 운반하는 선박인데 우리가 흔히 쓰는 도시가스가 바로 LNG에서 얻어지는 천연가스(NG)이다.
천연가스(NG)는 북유럽, 미국, 아프리카, 중동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땅 속, 바다 속 깊은 곳에서 뽑아낸 것으로, 수 천 킬로미터 아래의 깊은 곳에서 가스를 뽑아내는 일도 어렵지만, 우리가 사용할 많은 양의 가스를 운반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배의 크기도 어마어마하게 커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천연가스(NG)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탄은 온도를 낮춰서 액화시키면 그 부피가 1/600 정도로 줄어들기 때문에 천연가스를 옮길 때는 천연가스(NG)를 액화(Liquefied) 시켜서 LNG로 만든 후 LNG운반선으로 수송한다. 하지만 상온에서 기체인 천연가스(NG)를 액체 상태(LNG)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163도 정도의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 곳에나 LNG선을 정박시키고 바가지로 퍼내서 옮길 수는 없다. 일반 배들과는 구별되는 LNG선만을 위한 특수한 하역장치, LNG를 저장할 수 있는 대규모 육상저장 기지, LNG를 다시 천연가스(NG)로 만드는 재기화장치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육상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복잡하고, 많은 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LNG-RV가 등장했다. LNG-RV는 배 자체에 재기화장치(Regasification)가 설치되어 있어서 LNG를 목적지로 이송한 후에는 배에서 자체적으로 LNG를 다시 천연가스(NG)로 바꾸기 때문에 해저터미널만 연결하면 천연가스를 육상으로 바로 공급할 수 있다. LNG를 하역하기 위한 하역장치, 재기화 장치 등의 육상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 배와 달리 육상지역에서 100여 마일 떨어진 해상 터미널에 선박을 접안하고 별다른 중간장치 없이 기화된 천연가스를 바로 공급하기 때문에 테러 등의 위협으로부터도 안전하다.
이러한 장점들을 갖고 있는 LNG-RV에 대한 이론적인 개념은 미국에서 처음 제시되었지만 실제로 이런 배를 만든 것은 국내의 대우조선해양이 처음이었다. 육상의 재기화장치를 조그마한(?) 배에 설치하고, 해저터미널과 배를 연결하는 것 등 여러 문제로 인해 그전까지는 아무도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대우조선해양에서는 육상기지의 재기화장치와는 다른 소형의 새로운 재기화장치를 개발하고 이를 배의 갑판 앞부분에 설치함으로써 LNG-RV를 현실화했다.
또 해저터미널과 배를 연결하기 위해 인공위성의 GPS신호와 수중음향장치를 이용하여 해저터미널의 위치를 추적하고 선체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MAPS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물 속 깊이 잠긴 해저터미널을 정확히 찾아내고, 우주에서 우주정거장과 우주선이 도킹하듯이 배바닥과 부표를 오차없이 연결하도록 했다. 연결 후에는 계류장치를 이용해서 위치를 유지함으로써 ‘카트리나’의 충격 속에서도 재기화된 천연가스를 육지에 공급할 수 있었다. 이밖에도 수많은 기술이 집적되어서야 바다에서 직접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꿈 같은 배가 만들어졌다.
국내 극장에서도 개봉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아무리 멋진 성이라도 모든 건축물은 고정되어 있는데 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기존의 집에 대한 개념을 깨뜨리고 멋지게 걸어 다닌다. LNG-RV는 기존의 LNG운반선처럼 세계 곳곳을 누비며 LNG를 운반하기도 하지만 기존의 LNG운반선에 대한 개념을 멋지게 깨뜨리고 배에서 직접 육지로 천연가스를 공급한다. LNG-RV는 대한민국의 기술력이 탄생시킨 바다 위를 떠다니는 공장이다. (글 : 유병용 - <과학으로 만드는 배> 저자)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 같은 곳에서는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므로 에너지의 확보와 수송이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앞으로는 시베리아를 가로지르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서 천연가스를 운반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지만 현재로선 유조선, LNG운반선, LPG운반선 등의 선박들이 에너지 수송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중에서 LNG 운반선은 액화천연가스(LNG : Liquefied Natural Gas)를 운반하는 선박인데 우리가 흔히 쓰는 도시가스가 바로 LNG에서 얻어지는 천연가스(NG)이다.
천연가스(NG)는 북유럽, 미국, 아프리카, 중동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땅 속, 바다 속 깊은 곳에서 뽑아낸 것으로, 수 천 킬로미터 아래의 깊은 곳에서 가스를 뽑아내는 일도 어렵지만, 우리가 사용할 많은 양의 가스를 운반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배의 크기도 어마어마하게 커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천연가스(NG)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탄은 온도를 낮춰서 액화시키면 그 부피가 1/600 정도로 줄어들기 때문에 천연가스를 옮길 때는 천연가스(NG)를 액화(Liquefied) 시켜서 LNG로 만든 후 LNG운반선으로 수송한다. 하지만 상온에서 기체인 천연가스(NG)를 액체 상태(LNG)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163도 정도의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 곳에나 LNG선을 정박시키고 바가지로 퍼내서 옮길 수는 없다. 일반 배들과는 구별되는 LNG선만을 위한 특수한 하역장치, LNG를 저장할 수 있는 대규모 육상저장 기지, LNG를 다시 천연가스(NG)로 만드는 재기화장치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육상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복잡하고, 많은 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LNG-RV가 등장했다. LNG-RV는 배 자체에 재기화장치(Regasification)가 설치되어 있어서 LNG를 목적지로 이송한 후에는 배에서 자체적으로 LNG를 다시 천연가스(NG)로 바꾸기 때문에 해저터미널만 연결하면 천연가스를 육상으로 바로 공급할 수 있다. LNG를 하역하기 위한 하역장치, 재기화 장치 등의 육상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 배와 달리 육상지역에서 100여 마일 떨어진 해상 터미널에 선박을 접안하고 별다른 중간장치 없이 기화된 천연가스를 바로 공급하기 때문에 테러 등의 위협으로부터도 안전하다.
이러한 장점들을 갖고 있는 LNG-RV에 대한 이론적인 개념은 미국에서 처음 제시되었지만 실제로 이런 배를 만든 것은 국내의 대우조선해양이 처음이었다. 육상의 재기화장치를 조그마한(?) 배에 설치하고, 해저터미널과 배를 연결하는 것 등 여러 문제로 인해 그전까지는 아무도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대우조선해양에서는 육상기지의 재기화장치와는 다른 소형의 새로운 재기화장치를 개발하고 이를 배의 갑판 앞부분에 설치함으로써 LNG-RV를 현실화했다.
또 해저터미널과 배를 연결하기 위해 인공위성의 GPS신호와 수중음향장치를 이용하여 해저터미널의 위치를 추적하고 선체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MAPS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물 속 깊이 잠긴 해저터미널을 정확히 찾아내고, 우주에서 우주정거장과 우주선이 도킹하듯이 배바닥과 부표를 오차없이 연결하도록 했다. 연결 후에는 계류장치를 이용해서 위치를 유지함으로써 ‘카트리나’의 충격 속에서도 재기화된 천연가스를 육지에 공급할 수 있었다. 이밖에도 수많은 기술이 집적되어서야 바다에서 직접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꿈 같은 배가 만들어졌다.
국내 극장에서도 개봉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아무리 멋진 성이라도 모든 건축물은 고정되어 있는데 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기존의 집에 대한 개념을 깨뜨리고 멋지게 걸어 다닌다. LNG-RV는 기존의 LNG운반선처럼 세계 곳곳을 누비며 LNG를 운반하기도 하지만 기존의 LNG운반선에 대한 개념을 멋지게 깨뜨리고 배에서 직접 육지로 천연가스를 공급한다. LNG-RV는 대한민국의 기술력이 탄생시킨 바다 위를 떠다니는 공장이다. (글 : 유병용 - <과학으로 만드는 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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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시 블루 오션에서 찾은 블루오션 마켓이군요!
2009-04-05
답글 0
전에 TV 로 본내용....
그러나 이렇게 글로 보는게 더 편하네요 ㅋ
전 아직 구세대인가봐요(16살인데....)
2006-05-05
답글 0
LNG-RV의 RV는 Regasification Vessel 즉 재기화선박의 약자입니다.
2006-04-10
답글 0
자랑스러운 대한의 작품이네요
2006-03-17
답글 0
lng-rv의 rv는 무슨 약자예요?
2006-03-16
답글 0
좋은 기사 감사하구요, 대단해요~^^
2006-03-08
답글 0
1마일은 1.6킬로미터 맞지요?
2006-03-07
답글 0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나라 사람들은 뭔가 있어
2006-03-07
답글 0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100여마일'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쉽게 느낄 수 있도록 km 단위로 환산해 주시면 더 좋을 듯 합니다.
2006-03-07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