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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배에 숨은 날개를 찾아라~
<KISTI의 과학향기> 제379호 2005년 12월 12일
배에 날개가 숨어있다고? 공상과학 만화처럼 위급한 상황에서 갑자기 날개가 나타나 배가 하늘로 날아가는 것도 아닐 텐데, 배에 날개가 숨어있다니 이건 또 무슨 황당한 말일까? 이 허무맹랑한 말을 따지기 전에 우선 날개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하지 않을까?
날개는 말 그대로 무언가를 날게 하는 장치이다. 그리고 물체가 움직이는 방향에 수직으로 작용해서 날개를 하늘 위로 띄우는 힘을 양력이라 부른다. 양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체역학적인 복잡한 현상을 이해해야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날개의 윗면과 아랫면에서 압력차이가 생길 때 양력이 발생한다. 날개의 아랫면은 압력이 높은데, 날개의 윗면은 압력이 낮다면 높은 압력에서 낮은 압력으로 밀어주는 힘인 양력이 생기고 양력을 받은 날개는 위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날개의 원리가 배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있다는 것일까? 우선 배 뒤쪽에 달린 ‘타’를 보면 날개 원리를 이용해 배를 조종할 수 있게 한다. 물고기가 꼬리지느러미를 틀어서 진행방향을 바꾸듯이 배는 이 타를 돌려서 진행방향을 바꾼다. 선장이 ‘타’를 돌리면 ‘타’가 물이 들어오는 방향과 일정한 각도를 갖게 되기 때문에 물이 들어오는 방향에 수직인 양력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배를 돌릴 수 있는 것이다.
‘타’ 중에는 비행기 날개처럼 플랩을 달고 있는 ‘플랩타’도 있다. 여행 중이나 영화 속에서 비행기 날개를 유심히 살펴봤다면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날개 뒤에서 널빤지 같은 것이 나오는 모습을 봤을 텐데 이 널빤지의 이름이 플랩이다. 플랩이 날개 밖으로 나오면 날개 면적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고 플랩부분의 받음각이 커지기 때문에 비행기 이착륙시에 필요한, 큰 양력을 얻을 수 있다. ‘플랩타’도 비행기 날개처럼 타 끝부분에 플랩이 설치되어 있어서 타를 회전시킬 때 플랩부분이 타보다 더 꺾여 보다 큰 양력을 얻을 수 있다.
두 번째로 소개할 날개는 ‘핀 안정기’인데 파도 속에서 배가 흔들리는 것을 막아주는 데 유용하다. 아무리 멋진 배라고 한들 심하게 흔들리면 여러 모로 괴롭다. 승무원들은 멀미에 시달려야 하고 화물들은 흔들거리며 군함은 함포나 미사일을 정확히 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핀 안정기는 이러한 흔들림을 줄여주는 장치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흔들림을 줄이기 위해서는 배가 오른쪽으로 기울 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기울 땐 왼쪽에서 배를 밀어주면 될 것이다. 핀 안정기는 이렇게 배를 반대로 밀어주는 힘으로 양력을 이용한다. 배 양쪽에 물고기 가슴지느러미 같이 달려있는 조그마한 장치가 핀 안정기인데 날개를 돌리면서 양력의 크기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만약에 배가 오른쪽으로 기울면 오른쪽 날개는 위를 향하고 왼쪽날개는 아래를 향하도록 핀 안정기가 작동한다. 그러면 오른쪽 날개는 위로 밀어주는 양력, 왼쪽 날개는 아래로 밀어주는 양력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배는 다시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타는 배를 조종하기 위해서 쓰이고 핀 안정기는 흔들림 방지를 위해서 쓰이는 날개지만, 수중익선은 단순히 배를 제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 하늘로 배를 띄우기 위해서 날개를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배는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라 불리는 부력에 의해 물 위에 뜨는데 부력의 크기는 물에 잠긴 부분의 부피가 증가할수록 커진다. 따라서 큰 배를 물위에 띄우기 위해서는 물에 잠긴 부분의 부피도 그만큼 커야 한다. 하지만, 물에 잠긴 부분의 부피가 증가하면 배가 고속으로 움직일 때 물에 의한 저항이 커져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가 힘들어 진다. 수중익선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의 바닥에 진짜 날개를 달았다. 수중익선도 저속으로 달리거나 정지해 있을 때는 부력으로만 물에 뜨지만, 속도가 증가하면 날개의 양력이 커져서 배가 물위로 뜨게 된다. 속도가 빨라져서 양력이 충분히 커지면 배는 완전히 물 밖으로 나오고 날개만이 물 속에 잠기기 때문에 그 만큼 물에 닿는 면적이 현저히 줄어 물에 의한 저항이 줄어들고 고속운항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하늘을 나는 배인 위그선처럼 눈에 잘 띄는 커다란 날개를 갖고 있는 배도 있지만, 여기서는 일부러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날개가 숨어 있는 배들을 소개하였다. 비행기의 전유물로만 생각해왔던 날개의 원리가 배 속에 숨어서 배를 조종하고 흔들림을 막아주고 배를 하늘로 띄우듯이 배 속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과학들이 숨어있는 것이다. 좀 더 흥미를 갖고 배를 쳐다본다면 우리는 여기서 조선공학은 물론이고 물리, 화학, 기계공학, 전자공학 등이 얼마나 멋지게 섞여 있는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다음에는 삼동선, 쌍동선 등 색다른 배를 통해서 배에 한 발짝 다가서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글 : 유병용/<과학으로 만드는 배> 저자)
날개는 말 그대로 무언가를 날게 하는 장치이다. 그리고 물체가 움직이는 방향에 수직으로 작용해서 날개를 하늘 위로 띄우는 힘을 양력이라 부른다. 양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체역학적인 복잡한 현상을 이해해야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날개의 윗면과 아랫면에서 압력차이가 생길 때 양력이 발생한다. 날개의 아랫면은 압력이 높은데, 날개의 윗면은 압력이 낮다면 높은 압력에서 낮은 압력으로 밀어주는 힘인 양력이 생기고 양력을 받은 날개는 위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날개의 원리가 배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있다는 것일까? 우선 배 뒤쪽에 달린 ‘타’를 보면 날개 원리를 이용해 배를 조종할 수 있게 한다. 물고기가 꼬리지느러미를 틀어서 진행방향을 바꾸듯이 배는 이 타를 돌려서 진행방향을 바꾼다. 선장이 ‘타’를 돌리면 ‘타’가 물이 들어오는 방향과 일정한 각도를 갖게 되기 때문에 물이 들어오는 방향에 수직인 양력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배를 돌릴 수 있는 것이다.
‘타’ 중에는 비행기 날개처럼 플랩을 달고 있는 ‘플랩타’도 있다. 여행 중이나 영화 속에서 비행기 날개를 유심히 살펴봤다면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날개 뒤에서 널빤지 같은 것이 나오는 모습을 봤을 텐데 이 널빤지의 이름이 플랩이다. 플랩이 날개 밖으로 나오면 날개 면적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고 플랩부분의 받음각이 커지기 때문에 비행기 이착륙시에 필요한, 큰 양력을 얻을 수 있다. ‘플랩타’도 비행기 날개처럼 타 끝부분에 플랩이 설치되어 있어서 타를 회전시킬 때 플랩부분이 타보다 더 꺾여 보다 큰 양력을 얻을 수 있다.
두 번째로 소개할 날개는 ‘핀 안정기’인데 파도 속에서 배가 흔들리는 것을 막아주는 데 유용하다. 아무리 멋진 배라고 한들 심하게 흔들리면 여러 모로 괴롭다. 승무원들은 멀미에 시달려야 하고 화물들은 흔들거리며 군함은 함포나 미사일을 정확히 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핀 안정기는 이러한 흔들림을 줄여주는 장치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흔들림을 줄이기 위해서는 배가 오른쪽으로 기울 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기울 땐 왼쪽에서 배를 밀어주면 될 것이다. 핀 안정기는 이렇게 배를 반대로 밀어주는 힘으로 양력을 이용한다. 배 양쪽에 물고기 가슴지느러미 같이 달려있는 조그마한 장치가 핀 안정기인데 날개를 돌리면서 양력의 크기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만약에 배가 오른쪽으로 기울면 오른쪽 날개는 위를 향하고 왼쪽날개는 아래를 향하도록 핀 안정기가 작동한다. 그러면 오른쪽 날개는 위로 밀어주는 양력, 왼쪽 날개는 아래로 밀어주는 양력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배는 다시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타는 배를 조종하기 위해서 쓰이고 핀 안정기는 흔들림 방지를 위해서 쓰이는 날개지만, 수중익선은 단순히 배를 제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 하늘로 배를 띄우기 위해서 날개를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배는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라 불리는 부력에 의해 물 위에 뜨는데 부력의 크기는 물에 잠긴 부분의 부피가 증가할수록 커진다. 따라서 큰 배를 물위에 띄우기 위해서는 물에 잠긴 부분의 부피도 그만큼 커야 한다. 하지만, 물에 잠긴 부분의 부피가 증가하면 배가 고속으로 움직일 때 물에 의한 저항이 커져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가 힘들어 진다. 수중익선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의 바닥에 진짜 날개를 달았다. 수중익선도 저속으로 달리거나 정지해 있을 때는 부력으로만 물에 뜨지만, 속도가 증가하면 날개의 양력이 커져서 배가 물위로 뜨게 된다. 속도가 빨라져서 양력이 충분히 커지면 배는 완전히 물 밖으로 나오고 날개만이 물 속에 잠기기 때문에 그 만큼 물에 닿는 면적이 현저히 줄어 물에 의한 저항이 줄어들고 고속운항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하늘을 나는 배인 위그선처럼 눈에 잘 띄는 커다란 날개를 갖고 있는 배도 있지만, 여기서는 일부러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날개가 숨어 있는 배들을 소개하였다. 비행기의 전유물로만 생각해왔던 날개의 원리가 배 속에 숨어서 배를 조종하고 흔들림을 막아주고 배를 하늘로 띄우듯이 배 속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과학들이 숨어있는 것이다. 좀 더 흥미를 갖고 배를 쳐다본다면 우리는 여기서 조선공학은 물론이고 물리, 화학, 기계공학, 전자공학 등이 얼마나 멋지게 섞여 있는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다음에는 삼동선, 쌍동선 등 색다른 배를 통해서 배에 한 발짝 다가서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글 : 유병용/<과학으로 만드는 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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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향기를 통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지식을 얻어가네요 고맙습니다~!^^
200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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