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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소금호수 속 스피루리나가 지구 살린다?
<KISTI의 과학향기> 제694호 2007년 12월 17일
2007년 과학기술계 최대 이슈는 ‘지구온난화’였다.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 한국과학언론인회·한국과학기자협회는 설문조사를 통해 지구온난화를 올해 최대 과학이슈로 꼽았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것은 이산화탄소.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여러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스피루리나(spirulina)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스피루리나란 이름은 ‘나선형처럼 꼬인 생물’이란 뜻이다. 실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스피루리나는 지름 8μm(마이크로미터, 1μm=백만분의 일m), 길이 300~500μm의 용수철 모양이다. 분류학상으로 스피루리나는 남조류에 속하는데, 물속에 떠다니는 미세조류의 일종이다. 겉모습은 세균과 비슷하지만 엽록소a를 갖고 있어 고등식물의 성질을 갖고 있다.
처음에 스피루리나는 영양분이 많아 주목받았다. 스피루리나의 구성성분 중 무려 60~70%가 단백질이다. 흔히 단백질이 많다고 여기는 쇠고기가 19%, 콩이 40% 정도인 것과 비교할 때 엄청난 수치다. 이처럼 단백질이 함량이 높은 이유는 스피루리나에게 공기 중의 질소를 붙잡아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의 구성성분인 아미노산을 만들려면 질소가 필수다.
고등식물은 공기 중의 질소를 붙잡는 능력이 없다. 작물을 키울 때 질소 비료를 따로 넣어줘야 하는 이유다. 특이하게도 콩은 고등식물이지만 공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의 도움을 받아 공기 중의 질소를 붙잡을 수 있다. 스피루리나에는 뿌리혹박테리아처럼 공기 중의 질소를 붙잡는 효소가 있다.
스피루리나에는 단백질 외에도 식물성 지방산, 비타민을 비롯해 많은 항산화물질이 있다. 항산화물질을 섭취하면 활성산소의 독성을 줄일 수 있다. UN식량농업기구는 스피루리나의 높은 영양에 주목해 ‘미래 식품’으로 지정했으며 클로렐라에 이어 우주 식량으로 개발 중이다.
최근 스피루리나는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역할로도 주목받고 있다. 흔히 이산화탄소를 줄인다고 하면 울창한 숲을 생각하지만 이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미세조류다. 예를 들어 열대우림 1m2는 연간 15~20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같은 면적의 미세조류는 30~40t을 흡수한다. 스피루리나 같은 미세조류가 온난화의 해결책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과학자들은 스피루리나 같은 남조류가 35억년 전 지구가 이산화탄소로 덮여 다른 생물이 살지 못할 때부터 있었다고 추정한다. 스피루리나는 대기 중에 가득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뿜어냈다. 스피루리나의 활약 덕분에 지구가 지금과 같이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피루리나는 매우 혹독한 환경에서 자란다. 스피루리나는 40℃의 고온, 바닷물보다 6~7배나 더 짠 염분이 높은 호수, pH9~11의 강알칼리성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최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오희목 박사팀은 (주)푸로바이오닉과 공동으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 능력이 13% 향상된 스피루리나를 개발했다. 오 박사팀은 자연 상태의 스피루리나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이산화탄소를 많이 소비하는 스피루리나를 골라냈다. 또 이 개량된 스피루리나를 대량으로 배양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현재 가능한 규모는 7톤 정도. 배양된 스피루리나는 채집해서 기능성 사료로 쓸 수 있다.
아직 이 정도의 규모로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하나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에서 오히려 이산화탄소가 줄어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앞으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이산화탄소 흡수률이 더 향상된 스피루리나를 개발할 예정이다. 개량된 스피루리나는 현재 국내특허에 등록했고 PCT 국제특허에 출원 중이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발생 자체를 줄여야 하지만 이미 대기 중에 흩어진 이산화탄소도 잡아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스피루리나와 같은 미세조류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오래 전 지구에 생명체가 늘어나는데 ‘선발 투수’ 역할을 했던 스피루리나가 이제 온난화 문제에서 지구를 구할 ‘구원 투수’로 다시 등판하게 될 지도 모른다. (글 : 김정훈 과학칼럼니스트)
스피루리나란 이름은 ‘나선형처럼 꼬인 생물’이란 뜻이다. 실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스피루리나는 지름 8μm(마이크로미터, 1μm=백만분의 일m), 길이 300~500μm의 용수철 모양이다. 분류학상으로 스피루리나는 남조류에 속하는데, 물속에 떠다니는 미세조류의 일종이다. 겉모습은 세균과 비슷하지만 엽록소a를 갖고 있어 고등식물의 성질을 갖고 있다.
처음에 스피루리나는 영양분이 많아 주목받았다. 스피루리나의 구성성분 중 무려 60~70%가 단백질이다. 흔히 단백질이 많다고 여기는 쇠고기가 19%, 콩이 40% 정도인 것과 비교할 때 엄청난 수치다. 이처럼 단백질이 함량이 높은 이유는 스피루리나에게 공기 중의 질소를 붙잡아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의 구성성분인 아미노산을 만들려면 질소가 필수다.
고등식물은 공기 중의 질소를 붙잡는 능력이 없다. 작물을 키울 때 질소 비료를 따로 넣어줘야 하는 이유다. 특이하게도 콩은 고등식물이지만 공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의 도움을 받아 공기 중의 질소를 붙잡을 수 있다. 스피루리나에는 뿌리혹박테리아처럼 공기 중의 질소를 붙잡는 효소가 있다.
스피루리나에는 단백질 외에도 식물성 지방산, 비타민을 비롯해 많은 항산화물질이 있다. 항산화물질을 섭취하면 활성산소의 독성을 줄일 수 있다. UN식량농업기구는 스피루리나의 높은 영양에 주목해 ‘미래 식품’으로 지정했으며 클로렐라에 이어 우주 식량으로 개발 중이다.
최근 스피루리나는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역할로도 주목받고 있다. 흔히 이산화탄소를 줄인다고 하면 울창한 숲을 생각하지만 이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미세조류다. 예를 들어 열대우림 1m2는 연간 15~20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같은 면적의 미세조류는 30~40t을 흡수한다. 스피루리나 같은 미세조류가 온난화의 해결책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과학자들은 스피루리나 같은 남조류가 35억년 전 지구가 이산화탄소로 덮여 다른 생물이 살지 못할 때부터 있었다고 추정한다. 스피루리나는 대기 중에 가득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뿜어냈다. 스피루리나의 활약 덕분에 지구가 지금과 같이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피루리나는 매우 혹독한 환경에서 자란다. 스피루리나는 40℃의 고온, 바닷물보다 6~7배나 더 짠 염분이 높은 호수, pH9~11의 강알칼리성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최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오희목 박사팀은 (주)푸로바이오닉과 공동으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 능력이 13% 향상된 스피루리나를 개발했다. 오 박사팀은 자연 상태의 스피루리나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이산화탄소를 많이 소비하는 스피루리나를 골라냈다. 또 이 개량된 스피루리나를 대량으로 배양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현재 가능한 규모는 7톤 정도. 배양된 스피루리나는 채집해서 기능성 사료로 쓸 수 있다.
아직 이 정도의 규모로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하나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에서 오히려 이산화탄소가 줄어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앞으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이산화탄소 흡수률이 더 향상된 스피루리나를 개발할 예정이다. 개량된 스피루리나는 현재 국내특허에 등록했고 PCT 국제특허에 출원 중이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발생 자체를 줄여야 하지만 이미 대기 중에 흩어진 이산화탄소도 잡아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스피루리나와 같은 미세조류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오래 전 지구에 생명체가 늘어나는데 ‘선발 투수’ 역할을 했던 스피루리나가 이제 온난화 문제에서 지구를 구할 ‘구원 투수’로 다시 등판하게 될 지도 모른다. (글 : 김정훈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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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2014-07-27
답글 0
과학 향기를 통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지식을 얻어가네요 고맙습니다~!^^
2009-04-07
답글 0
먹고싶다....
2008-05-04
답글 0
메일함에 쌓여있던 걸 우연히 읽었는데 유익한 기사군요. 그냥 몸에 좋단 말만 듣고 스피루리나정제를 먹었었는데 원리를 알고 나니 더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2007-12-26
답글 0
궁금한게 이써요 ^^호호 건강식품으로 나와 있는 제품이 있어 관심을 가져봤지요 궁금해서 스피루니나 한알을 와인잔큰잔에 물과함께 넣어 봤더니 파란색으로 걸죽하게 수저로 간신히 뜰수 있더라구요 깜짝 놀랐어요 우주 식량으로 개발주이라고 하니 더욱 궁금해 지내요
2007-12-20
답글 0
스푸루리나에게 왠지 기대감도 생기고 고맙기도 하고 그렇네요 ^^
좋은 지식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007-12-18
답글 0
스피루리나를 절대 얕볼 수 없겠군요!!
2007-12-17
답글 0
우와-스피루리나!!제발 지구 온나화문제를 해결해 주기를!!작다고 무시할 수 없는거군요!!
2007-12-17
답글 0
흠... 좋은 미생물이네요...
문제는 구원투수가 승리를 이끌어내야죠.. ? ㅎㅎ
2007-12-17
답글 0
관심 갖고 제안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사 속의 이산화탄소 소비량은 스피리루리나에 대한 수치가 아니라 해양에 사는 일반 미세조류에 대한 수치입니다. 바다는 깊기 때문에 단위 면적으로 비교하면 면적 당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더 큽니다.
스피루리나는 해양에 살지 않아 바다에 사는 미세조류와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다만 푸른 숲 이상으로 미세조류가 이산화탄소를 많이 빨아들인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든 예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과학의 숲을 보는 즐거움
KISTI 과학향기
2007-12-17
답글 0
선발투수로 뽑힌 스피루리나가 구원투수로 나선다는 표현, 정말 알차네여 ㅋㅋㅋㅋㅋㅋㅋ
2007-12-17
답글 0
놀라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냥 단백질 덩어리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스피루리나"가 이렇게 유용가치 높은 생물임은 정말 몰랐습니다.
감탄사뿐입니다.
2007-12-17
답글 0
와~ 그렇군요!!. 온난화에대해 걱정했었는데.. 해결방안이 점점 찾아지고있는것 같내요 ㅎ 하지만 무엇보다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는게 가장 좋겠죠? ㅎ
2007-12-17
답글 0
대단합니다 ,물속의 녹조류 로써 프랑크톤이나 크로렐라 같은 건가요?
2007-12-17
답글 0
단백질이 풍부한 생물로 알았는데... 놀랍습니다.
2007-12-17
답글 0
자료를 찾아보니 ..One ton of Spirulina consumes 450 kg of carbon and releases 1.2 tons of oxygen.. A hectare of desert land, or any other non-productive or productive land, can produce 14 tons of Spirulina per year while pulling 6.3 tons of carbon dioxide out of the air and putting back 16.8 tons of oxygen.자료:http://www.philstar.com/index.php?Agriculture&p=49&type=2&sec=38&aid=2007121521 1m2당 이산화탄소 소비량에 의문이 가는군요. 수치에 오류가 있는듯한데..
2007-12-17
답글 0
정말 놀랍습니다. *^^*
2007-12-17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