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인공위성을 위협하는 우주 쓰레기

<KISTI의 과학향기> 제175호   2004년 08월 23일
2001년 3월 14일 지구 궤도 내의 우주공간에 긴박한 상황이 발생했다. 미국 등 세계 15개국이 공동으로 건설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도킹상태에 있던 우주왕복선인 디스커버리호에 어떤 물체가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라는 비상 경보가 울린 것이다.NASA는 그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길이 52m 무게 115t의 거대한 우주정거장의 자체로켓을 점화하여 궤도를 수정하게 되었다. 사전 정해진 궤도로만 움직이게 되어 있던 우주정거장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NASA를 긴장시켰던 이 비행물체는 앞선 11일 우주 정거장을 만들기 위해 우주 비행사가 우주 유영을 하던 중 실수로 놓쳐버린 15cm 크기의 공구로 판단이 났다.우주선이라면 매우 견고하고 단단하게 제작되었을 텐데 단지 15cm의 물체때문에 궤도를 수정했다니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우주의 쓰레기라 불리는 이런 물체의 위험성을 알고 나면 왜 급히 궤도를 수정해야만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주쓰레기(Artificial Space Debris)’란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을 비롯하여 발사 로켓의 파편, 그리고 우주 왕복선에서 떨어져 나온 부품 등 우주공간을 떠돌아 다니는 물체를 말하며 그 크기는 수 마이크론에서 수 미터까지 다양하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이러한 우주 쓰레기들은 이제 우주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운석의 수를 훨씬 능가하고 있고, 빠른 속도로 위성과 충돌한 위험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1957년 10월 4일 소련의 첫 번째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Sputnik 1)호가 발사된 이후에 약 6,000여개 이상의 인공위성이 발사되었으며 지금도 우주 정거장 및 우주왕복선 등 유인 우주선을 계속해서 우주로 쏘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성공적으로 발사된 위성체중 현재 작동을 하고 있는 위성은 1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활동이 정지되었거나 폐기물이 되어 우주 공간을 떠돌고 있으며 일부는 지구 중력권에 들어 낙하와 함께 소멸하고 있다. 1999년 3월 기준 우주공간에는 약 8,911개의 물체들이 떠 돌고 있으며 이 중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위성체가 910개이고, 활동이 정지된 위성이 1,723개, 그리고 나머지 6,178개가 우주 쓰레기로 알려지고 있으며 1999년 이후로도 세계 각국에서 각종 우주 실험 및 로켓 발사로 인해 우주 쓰레기의 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우주 쓰레기는 크게 10cm 이상의 물체와, 1~10cm 사이의 물체, 1cm 이하의 물체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중 10cm 이상의 물체는 미국의 북미우주방공사령부(NORAD)에서 대부분 확인하여 추적하고 있으며 1~10cm의 물체는 따로 추적하고 있지 않지만 충돌속도에 따라 우주선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어 위험 물체로 분류하고 있다.

그럼 우주 쓰레기의 파괴력은 어느 정도나 될까?

지상에서 추적이 불가능한 10cm 이하의 작은 파편의 경우 수류탄과 같은 폭발력을 가지며 약 5cm 두께의 금속벽을 관통할 수 있다. 실제로 1996년 7월 프랑스의 인공위성 세리스(Cerise)가 1986년 발사된 아리안(Ariane)로켓의 파편조각과 충돌하여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이 대표적이며 1983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경우 궤도 비행 중 작은 페인트 조각이 유리창에 충돌하여 유리창이 움푹 패일 정도의 손상을 입은 적도 있다. 이처럼 크기가 작은 우주 쓰레기가 생각보다 더 큰 파괴력을 가지는 이유는 우주 쓰레기 자체가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와 함께 인공위성과 같은 비행체들도 대략 시속 29,000km에 달하는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선에서 나온 작은 클립이나 장갑, 볼트 같은 쓰레기 하나로 수백억, 수천억 원이 들은 위성이 망가진다는 것을 상상해본다면 우주 쓰레기 문제가 앞으로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유엔에서는 이런 위협적인 우주 쓰레기의 처리 방안과 국제적인 기준, 규제방안을 제정하기 위해 ‘우주공간 평화적 이용 위원회(宇宙空間平和利用委員會, Committee on the Peaceful Use of Outer Space, COPUOS )’를 두고 연구중이다.

인류는 50년이 조금 넘은 우주 활동으로 수많은 발견을 했고 업적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위협적인 우주 쓰레기라는 새로운 오염물질을 만들어 냈다.

앞으로 미국의 달 탐사 계획 및 세계 각국의 우주 탐사 활동이 활발해 질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우주 쓰레기에 대한 대책도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할 것 이다. (글 : 이태형-과학칼럼리스트)
평가하기
이미란
  • 평점   별 5점

지구에 쓰레기도 문제인데 이젠 우주에 까지 쓰레기를 버리네요. 인간들은.. ㅎㅎ

2009-04-20

답글 0

김용우
  • 평점   별 5점

과학 향기를 통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지식을 얻어가네요 고맙습니다~!^^

2009-04-05

답글 0

이지민
  • 평점   별 5점

항상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

2009-03-30

답글 0

황승현
  • 평점   별 5점

PLANETES 플라네테스 입니다 :) NHK에서 방영하던것이고요. 음악, 내용 등등의 완성도가 좋습니다.

2004-09-21

답글 0

플라타네스
  • 평점   별 5점

플라타네스던가요. 일본의 모 애니메이션도 이 우주쓰레기를 주제로 다룬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상당히 인상이 깊었죠. 지구근처의 우주란 정말 무서운곳일 수도 있겠네요.

2004-08-23

답글 0

추천 콘텐츠
인기 스토리
쿠키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이거나 브라우저 설정에서 쿠키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설정되어 있는 경우 사이트의 일부 기능(로그인 등)을 이용할 수 없으니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메일링 구독신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