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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해법 금성에서 찾는다!
<KISTI의 과학향기> 제691호 2007년 12월 10일
지구에서 가장 밝은 천체는 단연 태양이고, 두 번째는 달이다. 그럼 세 번째는 뭘까? 답은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인 금성(Venus)이다. 인류의 우주탐사가 시작된 이래 금성은 화성과 더불어 가장 많은 탐사활동이 이뤄진 행성이다. 1961년 소련(현 러시아)의 베네라(Venera)가 처음으로 탐사한 이래 미국과 유럽의 위성들이 수십 차례나 탐사했다.
금성은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이기도 하지만 지름이 지구의 0.9배, 질량은 0.8배로 외형적으로 지구와 가장 비슷하다. 태양과 떨어져 있는 거리도 비슷해서 미래에 인류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한다면 가장 유력한 후보지이기도 하다. 금성의 비밀을 벗기고 있는 과학자들의 행보를 살펴보자.
금성 탐사는 주로 위성 촬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아래 사진(01)은 1990년 마젤란이 금성의 표면을 촬영한 레이더 이미지다. 금성은 매우 두꺼운 구름으로 둘러싸여있어 일반 촬영으로 지표면을 찍을 수 없다. 파란색과 녹색은 저지대이고 갈색은 고지대를 나타낸다. 금성 표면은 지구와 매우 흡사하지만 고도의 차이는 지구보다 덜하다. 곳곳에 화산 활동이 일어나는 것도 관측할 수 있었다.

금성 탐사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이산화탄소로 인한 온실효과가 어떻게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해 지구 환경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있다. 만약 금성의 기후 변화 역사를 밝혀주는 화석이나 대기 구성 성분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다면 지구의 기후 변화도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며 지구 환경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연구 대상인 이산화탄소는 역설적으로 금성 탐사의 가장 큰 어려움이기도 하다. 금성 표면의 온도는 460℃, 기압은 90기압이다. 지구의 표면 온도가 0℃, 기압이 1기압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히 높은 수치다. 이는 이산화탄소가 두껍게 쌓인 금성의 표면에서 복사 냉각된 열이 대기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온실효과 때문이다.
금성의 이런 열악한 온도와 압력 때문에 표면에 착륙해 지속적으로 탐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금까지 금성 표면에 착륙한 탐사선은 1~2 시간 동안 탐사한 뒤 작동이 중단됐다. 탐사 장치를 작동시키는 주요 전자 장비가 고온 때문에 망가지기 때문이다. 사진(02)는 베네라 9, 10, 13, 14호가 금성 표면에 착륙한 뒤 1시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촬영해 보낸 사진이다.
따라서 금성의 표면을 탐사하려면 고온의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탐사 장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술적 과제다. 전자 장비들은 세라믹 재질의 절연체와 지름 25cm 정도의 원형 금속 통으로 둘러싸여있다. 이 부위를 ‘스털링 냉각기’를 사용해 200℃까지 온도를 낮춘다. 이 정도면 전자 장비가 고장 없이 작동할 수 있다.
스털링 냉각기는 현재까지 가장 효율이 뛰어난 냉각기로 1816년 발명됐다.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다가 최근 시추에 사용되는 장비를 냉각할 때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확인돼 각광받고 있다. 스털링 냉각기는 금성 표면 탐사선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스털링 냉각기의 원리는 기체(냉매)를 팽창시켰을 때 온도가 낮아지는 ‘등온팽창의 정적냉각’ 원리로 온도를 낮춘다. 내부에서 피스톤의 움직임으로 가스가 팽창하면 주변의 열을 빼앗아간다. 다음 외부에서 가스를 압축하면 빼앗았던 열이 라디에이터를 통해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이때 기체는 헬륨을 쓴다. 상변화를 하지 않기 때문에 열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03)은 스털링 냉각기를 설치한 금성 탐사로봇이다. 중앙 부위가 열차단막으로 둘러싸여 있고, 주변에 설치된 소형 스털링 냉각기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한편 온실효과를 연구하려면 금성의 대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찰해야 한다. 두꺼운 구름층 때문에 위성의 레이더 관측으로는 한계가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금성의 대기를 비행하며 관측하는 것이다.
금성 표면에 입사하는 태양 에너지는 2600W/m2로 지구(1370W/m2)의 두배 정도다. 또 고도 60~70km 사이의 대기 온도는 100℃ 정도로 표면에 비해 매우 낮다. 만약 이 정도 고도에서 비행할 수 있다면 별도의 냉각장치 없이 탐사할 수 있다. 현재 태양 에너지를 사용해 비행하는 탐사선이 연구 중이다. 그림(04)은 이런 목적으로 고안된 대기 관측용 항공기로 금성의 대기권으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다가 목표 고도에서 날개가 펼쳐진다.
지금 제안한 탐사 방법이 실현되는 2010~2015년 정도면 금성 표면이 고온인 이유가 정말 온실효과 때문인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지구의 온실효과의 미래를 예측할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또 고효율 냉각이 기술은 다른 행성과 혹성 탐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금성은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이기도 하지만 지름이 지구의 0.9배, 질량은 0.8배로 외형적으로 지구와 가장 비슷하다. 태양과 떨어져 있는 거리도 비슷해서 미래에 인류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한다면 가장 유력한 후보지이기도 하다. 금성의 비밀을 벗기고 있는 과학자들의 행보를 살펴보자.
금성 탐사는 주로 위성 촬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아래 사진(01)은 1990년 마젤란이 금성의 표면을 촬영한 레이더 이미지다. 금성은 매우 두꺼운 구름으로 둘러싸여있어 일반 촬영으로 지표면을 찍을 수 없다. 파란색과 녹색은 저지대이고 갈색은 고지대를 나타낸다. 금성 표면은 지구와 매우 흡사하지만 고도의 차이는 지구보다 덜하다. 곳곳에 화산 활동이 일어나는 것도 관측할 수 있었다.

금성 탐사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이산화탄소로 인한 온실효과가 어떻게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해 지구 환경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있다. 만약 금성의 기후 변화 역사를 밝혀주는 화석이나 대기 구성 성분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다면 지구의 기후 변화도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며 지구 환경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연구 대상인 이산화탄소는 역설적으로 금성 탐사의 가장 큰 어려움이기도 하다. 금성 표면의 온도는 460℃, 기압은 90기압이다. 지구의 표면 온도가 0℃, 기압이 1기압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히 높은 수치다. 이는 이산화탄소가 두껍게 쌓인 금성의 표면에서 복사 냉각된 열이 대기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온실효과 때문이다.
금성의 이런 열악한 온도와 압력 때문에 표면에 착륙해 지속적으로 탐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금까지 금성 표면에 착륙한 탐사선은 1~2 시간 동안 탐사한 뒤 작동이 중단됐다. 탐사 장치를 작동시키는 주요 전자 장비가 고온 때문에 망가지기 때문이다. 사진(02)는 베네라 9, 10, 13, 14호가 금성 표면에 착륙한 뒤 1시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촬영해 보낸 사진이다.
따라서 금성의 표면을 탐사하려면 고온의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탐사 장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술적 과제다. 전자 장비들은 세라믹 재질의 절연체와 지름 25cm 정도의 원형 금속 통으로 둘러싸여있다. 이 부위를 ‘스털링 냉각기’를 사용해 200℃까지 온도를 낮춘다. 이 정도면 전자 장비가 고장 없이 작동할 수 있다.
스털링 냉각기는 현재까지 가장 효율이 뛰어난 냉각기로 1816년 발명됐다.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다가 최근 시추에 사용되는 장비를 냉각할 때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확인돼 각광받고 있다. 스털링 냉각기는 금성 표면 탐사선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스털링 냉각기의 원리는 기체(냉매)를 팽창시켰을 때 온도가 낮아지는 ‘등온팽창의 정적냉각’ 원리로 온도를 낮춘다. 내부에서 피스톤의 움직임으로 가스가 팽창하면 주변의 열을 빼앗아간다. 다음 외부에서 가스를 압축하면 빼앗았던 열이 라디에이터를 통해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이때 기체는 헬륨을 쓴다. 상변화를 하지 않기 때문에 열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03)은 스털링 냉각기를 설치한 금성 탐사로봇이다. 중앙 부위가 열차단막으로 둘러싸여 있고, 주변에 설치된 소형 스털링 냉각기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한편 온실효과를 연구하려면 금성의 대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찰해야 한다. 두꺼운 구름층 때문에 위성의 레이더 관측으로는 한계가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금성의 대기를 비행하며 관측하는 것이다.
금성 표면에 입사하는 태양 에너지는 2600W/m2로 지구(1370W/m2)의 두배 정도다. 또 고도 60~70km 사이의 대기 온도는 100℃ 정도로 표면에 비해 매우 낮다. 만약 이 정도 고도에서 비행할 수 있다면 별도의 냉각장치 없이 탐사할 수 있다. 현재 태양 에너지를 사용해 비행하는 탐사선이 연구 중이다. 그림(04)은 이런 목적으로 고안된 대기 관측용 항공기로 금성의 대기권으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다가 목표 고도에서 날개가 펼쳐진다.
지금 제안한 탐사 방법이 실현되는 2010~2015년 정도면 금성 표면이 고온인 이유가 정말 온실효과 때문인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지구의 온실효과의 미래를 예측할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또 고효율 냉각이 기술은 다른 행성과 혹성 탐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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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향기를 통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지식을 얻어가네요 고맙습니다~!^^
2009-04-07
답글 0
금성의 파란 부분이 물이 아니군요.. 480도라면..
왠지 슬퍼집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금성은 미래인거 같네요.. 먼 미래엔 생명체가 살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이산화탄소 제거작업 및 오존이라도 투입할까요?
2007-12-23
답글 0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 잘읽었습니다.
2015년정도라... 그정도 되면 지구 온난화가 많이 진행되어 있지 않을 까? 싶네요... 지구 온난화가 요즘 점점 가속도가 붙는 것 같네요.... 큰일인데.....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007-12-12
답글 0
항상 좋은 글을 보내주시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읽지 못했는데...요새 접하다보면 내용도 좋고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이야기도 나눌수 있어 너무 감사합니다.항상 좋은글 많이 보내주십시요......
2007-12-11
답글 0
어서 2010이 되서 우리에게 금성을 밝혀 줬으면 좋겠다...
2080년정도면 민간 우주비행이 활성화 될까?
2007-12-11
답글 0
머지않았네요-금성은정말기대되는행성이죠!!우주~~아아~어떻게저런신기한기계들을만들어내는지,감탄이절로절로나오네요-우와아!!
2007-12-11
답글 0
오랜만에 이렇게 글을 읽게 되었는데.. 역시 변하지 않는 흥미로운 내용 감사드리고요. 과학적 정보를 얻고 가게 되어 감사합니다.
2007-12-11
답글 0
역시 우주과학 관련기사는 재밌어...
좋은글 감사합니다
2007-12-10
답글 0
어렸을때 지구 외에 행성이나 별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 신기 했는데,
과학향기를 보면서 새롭게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2007-12-10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