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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세대 저장매체 ‘홀로그래피디스크’ 궁금하지?
<KISTI의 과학향기> 제604호 2007년 05월 21일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DVD는 ‘꿈의 저장매체’였다. 당시 700MB가 한계인 CD를 사용하던 사람들에게 4.7GB의 저장용량은 경이로왔다. 그러나 멀티미디어 환경이 정착되고 저장해야할 정보가 급격하게 늘면서 순식간에 DVD의 용량도 부족해졌다. 최근에는 DVD보다 5배 큰 저장용량을 가진 ‘블루레이디스크’(Blue-ray Disc)와 HD-DVD가 등장했다.
문제는 이제까지 광디스크를 만든 방식으로 저장용량을 높이는데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 DVD는 레이저로 디스크 표면에 저장하고자 하는 정보에 따라 미세한 홈을 만든다. 블루레이디스크나 HD-DVD도 레이저의 폭을 좁혀 용량을 높였지만 역시 같은 방식이다. 이를 위한 가장 유력한 대안은 DVD의 300배 용량을 가진 ‘홀로그래피디스크’다. 어떤 원리로 용량을 비약적으로 높였을까?
홀로그래피디스크는 이름대로 ‘홀로그래피’를 사용한다. 홀로그래피의 기초 이론은 이미 1947년 알려져 있었지만 당시 기술로는 레이저와 같은 ‘결맞음성 광원’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에 1960년대가 돼서야 실용화 됐다. 결맞음성 광원이란 일반 빛의 파동이 제각각인데 반해 빛의 파동 위상이 모두 일치하는 광원을 말한다. 결맞음성은 빛의 위상을 이용하는 홀로그래피에서 꼭 필요한 성질이다.
빛을 저장한다는 의미에서 홀로그래피는 사진과 같다. 그러나 사진이 빛의 세기, 즉 진폭만 기록하는데 반해 홀로그래피는 빛의 세기와 함께 위상정보까지 저장한다. 따라서 사진은 3차원 물체를 2차원으로 밖에 기록할 수 없지만 홀로그래피는 3차원으로 상을 재현해 낼 수 있다. 상을 3차원으로 재생하기 위해 홀로그래피는 2개 이상의 빛이 만나 위상이 바뀌는 간섭현상을 이용한다. 홀로그래피디스크 역시 이 간섭현상을 사용해 용량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홀로그래피디스크는 광분리기를 이용해 두 개로 나누어진 레이저를 이용해 정보를 기록한다. 이때 하나는 정보를 담은 레이저(물체광)이고, 다른 하나는 기준이 되는 레이저(참조광)이다. 홀로그래피디스크에는 빛을 받으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고분자층이 있다. 물체광과 참조광이 만나 간섭현상을 일으키면 이를 고분자층에 기록하는 것이다.
여기서 물체광과 참조광의 각도가 0.001도만 달라져도 고분자층에 기록되는 양상이 달라진다. 즉 물체광과 참조광의 각도를 10도 변화시킨다면 한 지점에 1만개의 다른 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인페이즈 테크놀로지스’사가 올해 출시할 홀로그래피디스크는 한 지점에 수백 각도로 레이저를 쏴 수백개의 간섭무늬를 저장할 수 있다.
기록된 정보를 읽을 때는 기록할 때 썼던 것과 동일한 참조광을 비추면 된다. 홀로그래피디스크가 여러 층이 겹쳐 있어도 기록할 때와 동일한 광선만이 간섭을 일으키고 나머지 광선은 다른 층으로 지나가 버린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홀로그래피디스크는 여러층을 쌓고 기록하는 체적 기록이 가능하다. 홀로그래피디스크의 이런 장점은 DVD와 동일한 저장 매체에 1테라바이트 이상의 용량을 담게 해 준다.
이러한 체적 저장이 가능하려면 여러 층을 지나도 광선은 일정하게 회절이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중첩된 층이 많아질수록 급격하게 회절효율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홀로그래피디스크의 원리가 이미 오래 전에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실용화되지 못한 이유다. 철이 첨가된 ‘광굴절 크리스털’이나 ‘광폴리머’가 홀로그래피디스크의 재료로 개발되면서 실용화가 가속됐다.
홀로그래피디스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엄청난 저장용량 외에도 또 있다. 렌즈의 일부가 깨져도 물체의 상을 맺을 수 있는 것과 같이 홀로그래피는 그 특성상 일부라도 있으면 전체에 대한 정보가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정보의 재생이 가능하다. 손상된 홀로그래피의 경우 다소 어두워질 뿐 전체 정보는 손실되지 않고 남아있는데, 이는 저장매체가 갖춰야 할 중요한 장점이다. 디스크 표면에 약간의 흠이 생겼다고 물리적인 에러가 발생했다면서 귀중한 파일을 날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것이 얼마나 큰 장점인지 알 것이다.
곧 홀로그래피디스크 제품들이 출시지만 단시일 내에 블루레이나 HD-DVD를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아직까지 제품끼리 호환이 되지 않고, 정보를 읽기만 할뿐 쓰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 하지만 대용량의 동영상 정보를 저장하고 빠른 검색이 필요한 방송국, 병원, 연구소 등에서는 홀로그래피디스크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 : 최원석 과학칼럼니스트)
문제는 이제까지 광디스크를 만든 방식으로 저장용량을 높이는데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 DVD는 레이저로 디스크 표면에 저장하고자 하는 정보에 따라 미세한 홈을 만든다. 블루레이디스크나 HD-DVD도 레이저의 폭을 좁혀 용량을 높였지만 역시 같은 방식이다. 이를 위한 가장 유력한 대안은 DVD의 300배 용량을 가진 ‘홀로그래피디스크’다. 어떤 원리로 용량을 비약적으로 높였을까?
홀로그래피디스크는 이름대로 ‘홀로그래피’를 사용한다. 홀로그래피의 기초 이론은 이미 1947년 알려져 있었지만 당시 기술로는 레이저와 같은 ‘결맞음성 광원’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에 1960년대가 돼서야 실용화 됐다. 결맞음성 광원이란 일반 빛의 파동이 제각각인데 반해 빛의 파동 위상이 모두 일치하는 광원을 말한다. 결맞음성은 빛의 위상을 이용하는 홀로그래피에서 꼭 필요한 성질이다.
빛을 저장한다는 의미에서 홀로그래피는 사진과 같다. 그러나 사진이 빛의 세기, 즉 진폭만 기록하는데 반해 홀로그래피는 빛의 세기와 함께 위상정보까지 저장한다. 따라서 사진은 3차원 물체를 2차원으로 밖에 기록할 수 없지만 홀로그래피는 3차원으로 상을 재현해 낼 수 있다. 상을 3차원으로 재생하기 위해 홀로그래피는 2개 이상의 빛이 만나 위상이 바뀌는 간섭현상을 이용한다. 홀로그래피디스크 역시 이 간섭현상을 사용해 용량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홀로그래피디스크는 광분리기를 이용해 두 개로 나누어진 레이저를 이용해 정보를 기록한다. 이때 하나는 정보를 담은 레이저(물체광)이고, 다른 하나는 기준이 되는 레이저(참조광)이다. 홀로그래피디스크에는 빛을 받으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고분자층이 있다. 물체광과 참조광이 만나 간섭현상을 일으키면 이를 고분자층에 기록하는 것이다.
여기서 물체광과 참조광의 각도가 0.001도만 달라져도 고분자층에 기록되는 양상이 달라진다. 즉 물체광과 참조광의 각도를 10도 변화시킨다면 한 지점에 1만개의 다른 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인페이즈 테크놀로지스’사가 올해 출시할 홀로그래피디스크는 한 지점에 수백 각도로 레이저를 쏴 수백개의 간섭무늬를 저장할 수 있다.
기록된 정보를 읽을 때는 기록할 때 썼던 것과 동일한 참조광을 비추면 된다. 홀로그래피디스크가 여러 층이 겹쳐 있어도 기록할 때와 동일한 광선만이 간섭을 일으키고 나머지 광선은 다른 층으로 지나가 버린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홀로그래피디스크는 여러층을 쌓고 기록하는 체적 기록이 가능하다. 홀로그래피디스크의 이런 장점은 DVD와 동일한 저장 매체에 1테라바이트 이상의 용량을 담게 해 준다.
이러한 체적 저장이 가능하려면 여러 층을 지나도 광선은 일정하게 회절이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중첩된 층이 많아질수록 급격하게 회절효율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홀로그래피디스크의 원리가 이미 오래 전에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실용화되지 못한 이유다. 철이 첨가된 ‘광굴절 크리스털’이나 ‘광폴리머’가 홀로그래피디스크의 재료로 개발되면서 실용화가 가속됐다.
홀로그래피디스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엄청난 저장용량 외에도 또 있다. 렌즈의 일부가 깨져도 물체의 상을 맺을 수 있는 것과 같이 홀로그래피는 그 특성상 일부라도 있으면 전체에 대한 정보가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정보의 재생이 가능하다. 손상된 홀로그래피의 경우 다소 어두워질 뿐 전체 정보는 손실되지 않고 남아있는데, 이는 저장매체가 갖춰야 할 중요한 장점이다. 디스크 표면에 약간의 흠이 생겼다고 물리적인 에러가 발생했다면서 귀중한 파일을 날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것이 얼마나 큰 장점인지 알 것이다.
곧 홀로그래피디스크 제품들이 출시지만 단시일 내에 블루레이나 HD-DVD를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아직까지 제품끼리 호환이 되지 않고, 정보를 읽기만 할뿐 쓰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 하지만 대용량의 동영상 정보를 저장하고 빠른 검색이 필요한 방송국, 병원, 연구소 등에서는 홀로그래피디스크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 : 최원석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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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 매체가 정말 눈부신 발전을 했네요...
2009-04-18
답글 0
홀로그래피 디스크가 실용화 된다면 정말 꿈의 저장매체가 되겠네요. 일부가 깨져도 정보를 재생할 수 있는데다 저장공간도 넓어서 정말 획기적인 디스크가 되겠네요. 하루 빨리 실용화 되면 좋겠어요.
2009-04-10
답글 0
블루레이가 단지 자외선에 가까운 파장이 짧은 것만이 다가 아니었군요~
2009-04-06
답글 0
저장방법의 한 획을 긋는 방법이군요.
빨리 상용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7-05-30
답글 0
홀로그래피 하드디스크는 언제나올까요 ㅋㅋ
2007-05-25
답글 0
대박이네염 ㅎㄷㄷ
2007-05-25
답글 0
이제 모든것이 광으로 이루어질날이 곧 눈앞에 있네요...
2007-05-22
답글 0
오~~ 정말 좋은 정보네요..ㅋ 조만간 빨리 상용화가 되었으면 좋겠군요..^^
2007-05-22
답글 0
와우 이런 기술들이 계발 댄다면 언젠가는 무한한 문서 음악파일들을 저장하고 모든 정보들을 담을수 있는거 아닌가요??? 그럼 읽는 사람도 힘들겟내 ㅋㅋ
2007-05-21
답글 0
항상 알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7-05-21
답글 0
좋은 정보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05-21
답글 0
이거 잘 하면 자기 편하게 복원시디 같은 거 만들때도 유용하겠는데요.
2007-05-21
답글 0
이야!! 날이 갈 수록 발전해가는 기술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2007-05-21
답글 0
좋은 글입니다.. 컴퓨터 관련 전공을 공부하지만, 블루레이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이제 얼추 정리가 되네요.ㅎ
2007-05-21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