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해외과학이 포기한 한국과학의 쾌거?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

<KISTI의 과학향기> 제100호   2004년 03월 01일
과학적인 쾌거!, 기적!

세계 최초로 복제된 인간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전세계 미디어들은 난치병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었다며 대서 특필했고, 세계 과학계는 이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정부도 노벨과학상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황우석 노벨상 후원회를 결성해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한 여성에게서 떼어 낸 세포로부터 남성의 도움 없이 배아 줄기세포를 배양해 내는데 성공한 사실은 한국 과학기술의 역사에서 가장 훌륭한 쾌거로 기록될 것이다. 과학기술이 앞선 서양의 과학계에서도 불가능하다고 여겨 포기하다시피 한 연구를 우리 과학자들이 국내에서 이룩한 업적으로, 전 세계 과학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퇴행성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 줄 것이라는 이 획기적인 연구가 구체적으로 난치병 치료에 어떻게 이용되어 우리의 건강이 어떻게 달라지게 되는 것일까?



줄기세포란 무엇인가?

줄기세포란 구체적으로 열매나 꽃을 맺기 전 단계인 줄기에 해당하는 세포를 말한다. 물론 뿌리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이뤄진 수정란이라는 한 개의 세포다. 수정란은 2→4→8개식으로 분열해 줄기세포 단계를 거친 뒤 혈액이나 뼈, 뇌 등 구체적 세포로 분화한다.



이번 배양에 성공한 줄기세포를 간단히 설명하면, 우선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고, 핵이 제거된 난자에 체세포의 핵을 이식한 것이다. 핵을 제거하는 이유는 핵에 DNA(유전물질)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핵치환 기술은 이미 여러 곳에서 많이 시도되었고 또한 성공했다.



그런데 이렇게 핵치환이 된 세포(즉, 핵이 제거된 난자에 체세포의 핵을 넣은 세포)가 분열을 해서 완전한 개체로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줄기세포인 8세포기 이상으로 분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세계 과학계에 알려져 왔다. 바로 그 장벽을 황우석 교수팀이 무너뜨린 것이다.



왜 줄기세포가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

줄기세포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환자에게 필요한 세포를 선택적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는 아직 간, 폐, 심장 등 구체적 장기(臟器)를 형성하기 이전에 분화를 멈춘 배아 단계의 세포이므로 인체의 모든 세포로 성장할 수 있는 전능세포(totipotent cells)이다. 따라서 당뇨병, 뇌질환, 심장병, 파킨슨병, 심근경색증, 관절염과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줄기세포를 이식하면 손상된 세포를 정상세포로 바꿀 수 있다.



물론 수년 전에도 줄기세포는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까지는 주로 불임시술 후 남은 냉동 수정란에서 줄기세포를 얻은 것이어서 환자와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아 이식 후 면역 거부반응이 우려됐다. 또 그동안 여러 차례 성공한 바 있는 인간 배아 복제는 주로 소나 쥐와 같은 동물의 난자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녔다. 하지만 이번 연구의 실험은 환자의 체세포로 만든 복제 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얻은 것이어서 면역 거부반응이 없다는 점에서 이러한 난관을 단숨에 극복할 수 있다.



앞으로의 숙제들

복제된 인간 배아에서 줄기세포 추출의 성공이 가져다 주는 의미는 대단하다. 그러나 문제는 배아 줄기세포는 배아에서 채취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하나의 생명이 될 배아를 파괴해야만 하고, 또한 만능 줄기세포는 수정란이 2개로 분열되었을 때 갈라져 각각 신생아가 되는 일란성 쌍생아와 마찬가지로 세포 하나하나가 한 명의 태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연구용으로 사용할 경우 아주 심각한 윤리논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는 순간을 생명체의 시작으로 보는 종교계나 생명윤리 관련 단체들과의 대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면역 거부반응을 없앤 배아 줄기세포를 배양하여 임상에 적용하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난치병 치료 목적의 이 기술이 범용화 되려면 종교 문제나, 윤리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많은 숙제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칼은 음식을 만드는데 쓰면 인간을 이롭게 하는 도구이지만, 사람을 상하게 하는데 쓰면 흉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과학기술의 성과 또한 그런 게 아닐까? 시간이 좀 더 걸릴지는 모르지만, 분명 난치병 정복을 위한 새로운 희망이 열린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김형자 / 과학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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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란
  • 평점   별 5점

난치병 정복을 위한 새로운 희망이 열리는 그날을 기대해봅니다.

2009-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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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
  • 평점   별 5점

역시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이 현재의 풍요로움을 낳은거 같습니다. 좋은글 고맙습니다~!

200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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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 평점   별 5점

배아줄기세포...ㅠㅠ

2009-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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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 평점   별 5점

황우석 교수님께서 노벨상을 받아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00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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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 평점   별 5점

우리나라에 황우석교수 같은 사람이 많이 나오려면 역시 이공계
대학을 많이 선호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이유는 매스컴에서 죽으나 사나 오락프로를 너무 많이 보내는 것도 아주 큰이유라고 생각한다.오락프로를 내보내려면 거기에 자연과학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간 것을 보내기라도 해야한다.

200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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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
  • 평점   별 5점

태어난 자를 살릴것인가? 태어나지 않은자를 살릴것인가?
윤리는 중요하지만 지금 시민단체들이 내세우는 좌파적 논리는 대부분 위선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우선 우리는 이 연구에 박수를 보내야합니다. 이 문제는 아픈 어린이들을 살릴것인가? 실험용 쥐를 살릴것인가?와는 별개의 문제라는 생각이듭니다

200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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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람
  • 평점   별 4점

대한민국 화이팅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학기술 쪽으로 꼬옥 노벨상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200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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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탁
  • 평점   별 5점

그렇습니다.
모든일에는 윤리적인 문제를 생각해야하죠
이번일은 분명 한민족의 능력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는데 훌륭한 업적이고,이번 성과를 인류과학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사용해야겠지요....
노벨상은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대한민국 화이팅!

200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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