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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 사는 비법, 남의 얘기를 들어라!
<KISTI의 과학향기> 제3395호 2019년 07월 29일소개팅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게끔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또는 거래처 담당자인 상대의 호의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얼마나 매력적이고, 얼마나 사려 깊은지 구구절절히 어필하면 도움이 될까?
연구에 따르면 그 대답은 “아니오”이다. 그 반대로 상대방에게서 호감을 이끌어 내려면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줘라. 그럼 상대는 행복을 느끼고 그 행복은 당신에게로 이어진다.
사람은 내 이야기를 할 때 행복하다
왜 사람들은 SNS에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올리는 걸까? 그곳에는 어린 시설의 기억, 어제 먹은 음식과 방문한 공간, 요즘의 고민거리들이 가득하다.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명백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연구는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때 긍정적인 기분과 관련된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점을 관찰했다.
하버드대학교 신경과학 연구팀은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묶고 각각 다른 임무를 줬다. 한 집단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신이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 얘기하게 했다. 다른 집단은 다른 사람의 사진이나 유명인의 사진을 보며 그 사람에 대해 평가하게 했다. 실험자들은 참가자들이 말을 하는 동안 그들의 뇌를 스캔했다. 그 결과 자신에 대해서 말을 한 집단에서 즐거움이나 쾌락을 느끼는 뇌의 보상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왜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 기분을 좋게 만들까? 연구팀은 이런 차이를 진화적 원인에서 찾는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것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자신의 정보를 공유하는 동기가 있어야 했고 우리 뇌는 자기 이야기를 하면 쾌락을 느끼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인간의 이런 성향을 알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고 싶을 때 실수 하나를 막을 수 있다. 그건 너무 자기 얘기만 하는 데 열을 올리지 말라는 것. 나와 마주한 상대에게 자기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 특히 상대에게 질문하고 대답을 듣고서는 그와 연관된 후속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질문하고, 듣고, 동의하고, 반응해주는 것은 서로의 관계를 형성해가는 좋은 방법이다.
마케팅의 기본, 남의 이야기를 들어줘라
이를 마케팅과 영업에도 응용할 수 있다. 고객이나 거래 담당자와 이야기를 할 때 무작정 상품과 회사에 대해 말을 꺼내기보다는 일단 상대에게 질문하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말하는 상대가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면 회사와 상품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감정을 가질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무 질문이나 해서는 안 된다. “싼 가격으로 최고의 품질을 지닌 상품을 살 수 있기를 바라십니까?” 같은 질문은 상대방보다는 상품과 관련된 질문이므로 기분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없을 것이다.
오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러 가는가? 새로운 고객을 만나러 가는가? 그렇다면 무슨 이야기를 할지보다 어떤 이야기를 들을지 상상해보자. 상대를 자신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많은 아주 흥미로운 사람이라고 상상하자. 그리고 그가 하는 얘기를 귀담아듣고 맞장구쳐주자. 아마 돌아오는 길에 그 사람은 당신에 대한 좋은 기억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당신을 또 보고 싶을 것이다.
글: 최붕규 과학칼럼니스트/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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