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모기퇴치법 총집합~ 레이저총부터 미꾸라지까지

<KISTI의 과학향기> 제1166호   2010년 08월 02일
찜통 같은 더위. 귓가를 앵앵거리며 귀찮게 하다가 어느새 새빨간 흔적을 남기고 궁극의 가려움까지 선물하고 떠나는 불청객은? 그렇다. 그 주인공은 여름밤을 한결 더 불쾌하게 만드는 모기다. 인간은 매년 모기와 반복되는 전쟁을 펼치지만 번번이 패배하고 만다. 모기를 퇴치하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오랫동안 사용했던 모기향과 스프레이는 식상하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몇 년 전부터는 모기를 잡아 준다는 이색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첨단 기술을 이용한 방법부터 각종 생물 무기까지! 모기들을 정복할 필승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몇 년 전에 등장해 가정마다 하나씩 가지고 있는 파리채 모양의 ‘전기 모기채’가 있다. 이는 ‘휘두르는 동작’ 하나로 모기를 퇴치할 수 있어 모기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채를 이루고 있는 전류그물망에 전기가 흐르고 있으므로 모기가 채에 닿으면 전기충격을 받고 죽는다.

또 음식점이나 거리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푸른빛이 감도는 등도 있다. 모기를 유인하는 등이라는 의미에서 ‘유문등’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장치는 대부분의 야행성 곤충이 좋아하는 350nm~370nm 파장의 푸른빛을 내보낸다. 빛으로 모기를 유인한 뒤 그물에 넣거나, 전기로 태우는 식이다. 일종의 모기 지뢰라고도 할 수 있다.

모기를 대량 살상하는 레이저 총도 개발됐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연구원들이 주축이 된 인텔렉추얼 벤처스라는 회사는 2010년 초, 모기의 날개소리를 인식해 레이저로 모기를 태워 죽이는 장치를 개발했다. 이름 하여 ‘스타워즈’ 총이다. 이 장치는 아프리카에서 말라리아를 옮기는 얼룩날개모기를 없애기 위해 개발됐다. 아직 실제로 사용된 사례는 없지만, 실전에 배치되면 건물 주위를 모기로부터 보호하는 보호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기하기는 하지만 효과가 없는 무기도 있다. 최근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모기가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 준다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원리는 간단하다. 스마트폰으로 사람의 피를 빠는 암컷 모기가 싫어하는 수컷 모기의 초음파를 발생시켜 모기가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암컷 모기는 보통 일생에 한 번 수컷과 교배를 하고 알을 낳는데, 알을 낳기 전에는 수컷과 교배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수컷이 접근하면 날개 소리로 미리 알아채고 피한다. 하지만 이 애플리케이션을 비롯해 초음파를 발생시켜 모기의 접근을 막는 각종 장치와 컴퓨터 프로그램들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암컷 모기가 좋아하는 사람의 땀 냄새와 이산화탄소가 수컷의 날개 소리보다 암컷 모기를 더 유혹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초음파가 모기 퇴치에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강남구청에서는 초음파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모기를 없애는 장치를 만들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장순식 강남구청 방역팀장이 개발한 이 장치는 수컷 모기의 날갯짓 소리인 약 1만 2,000㎐보다 높은 4만 2,000㎐의 초음파를 발생시켜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를 제거한다. 물을 1초당 4만 2,000번 진동시킬 때 발생하는 거품이 장구벌레의 몸에 닿아 마치 폭탄처럼 터지면서 장구벌레를 죽이는 것. 정화조나 집수정에 이 장치를 설치했을 때 95% 이상의 장구벌레를 죽이는 놀라운 퇴치 능력을 보여줬다.

초음파 진동장치 못지않은 생물 무기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 서초구청에서는 장구벌레의 천적인 미꾸라지를 집수정에 방사해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모기는 열려 있는 문을 통해 들어오기도 하지만 집수정과 연결된 화장실이나 베란다의 배수구를 통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집수정에 미꾸라지를 풀어놓는 것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실제로 집수정에 미꾸라지를 풀어놓은 결과, 미꾸라지 한 마리가 약 1㎡ 넓이의 공간에서 하루에 1,000마리 정도의 모기를 먹어 치워 모기 때문에 들어오는 민원이 줄었다고 한다.

모기의 천적은 미꾸라지만이 아니다. 강가나 하천 주위에 사는 잠자리 애벌레나 물땡땡이, 깨알물방개 같은 곤충 역시 장구벌레를 잡아먹는다. 모기의 가장 강력한 천적은 박쥐라고 할 수 있는데, 박쥐는 하룻밤에 최대 3,000마리의 모기를 먹어치우기도 한다. 박쥐가 친환경 모기 해결사로 알려지면서 이탈리아에서는 모기를 잡기 위해 박쥐가 살 수 있는 나무집 설치도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무시무시한 레이저 총에서부터 미꾸라지나 박쥐 같은 생물 무기까지 다양한 모기 퇴치 방법들을 알아봤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몸을 잘 챙기는 것이다. 을지대학교 양영철 교수는 모기가 좋아하는 땀 냄새가 나지 않도록 자기 전에는 꼭 샤워할 것을 권한다. 특히 피에 영양소인 지방이 많이 녹아있는 고지혈, 고혈압 환자들은 모기에 물릴 확률이 더 높다. 통계적으로 고지혈, 고혈압 환자가 많은 O형 혈액형인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기술의 발달과 모기에 대한 정보가 늘어나면서 모기를 잡는 기술도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모기를 잡는 천적들이 사라지는 것은 안타까운 점이다. 올여름에는 모기를 잡는 다양한 첨단기술뿐만 아니라 모기의 천적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환경을 보호하는 일에도 조금은 관심을 기울여 보면 어떨까?

글 : 최영준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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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인
  • 평점   별 5점

ㅅㄱ 하셧습니다 이름은 제한할께요^^

2010-08-05

답글 0

김윤수
  • 평점   별 5점

재미

2010-08-02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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