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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Story] 추위에도 끄떡없어! 북극곰의 털이 얼어붙지 않는 비결은?
<KISTI의 과학향기> 제3145호 2025년 03월 31일눈으로 뒤덮인 극지를 보면, 금방이라도 손발이 얼어붙을 것 같아요. 그런데 북극에 살고 있는 북극곰은 따뜻한 옷을 입은 것도 아닌데, 강추위에도 멀쩡합니다. 심지어 물속에 들어갔다 나온 후에도 털이 얼어붙지 않아요. 추운 겨울, 머리카락을 제대로 말리지 않고 나가면 머리카락이 곧바로 얼어붙는 우리와 딴판인 셈이죠. 그렇다면 북극곰의 털은 대체 왜 얼어붙지 않는 걸까요?
사진 1. 북극곰은 물속에 들어갔다 나온 후에도 털이 얼어붙지 않는다. ⓒShutterstock
북극곰의 털은 사실 평범하다?
북극곰은 두터운 털로 체온을 유지해요. 털이 무척 두텁다 보니, 안쪽은 따뜻하지만, 바깥쪽은 주변 환경과 비슷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어요. 이런 경우 털이 얼어붙기 쉽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북극곰은 물속에서 수영하거나 눈밭을 뒹군 직후에도 털이 얼어붙지 않는데요. 북극에 사는 원주민들은 북극곰의 털이 얼어붙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추위를 막는 물건을 만들곤 했답니다. 하지만 북극곰의 털이 어떻게 추위를 막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죠. 그래서 노르웨이 베르겐대학교의 보딜 호스트 교수 연구팀은 이 비밀을 풀기 위해 북극곰을 조사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 연구팀은 북극곰의 털이 펭귄의 깃털처럼 독특한 구조로 이뤄져 있으리라 예상했어요. 펭귄의 깃털은 마치 식물이 가지를 뻗어나가듯 미세한 가지 형태의 털이 나 있어요. 깃털이 촘촘히 박혀 있어 차가운 물이 피부까지 닿지 못하게 막아줍니다. 그래서 물방울이 튕겨 나간답니다. 연구팀은 북극곰의 털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예상과 달리 북극곰의 털은 우리 머리카락처럼 평범한 구조였다고 해요.
북극곰의 털이 얼지 않는 비결은 ‘기름기’?
연구팀은 북극곰의 털이 얼지 않는 이유가 털의 구조 때문이 아니라면, 특유의 ‘기름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사람의 머리카락과 기름기를 씻어낸 북극곰의 털, 그리고 씻지 않은 북극곰의 털을 준비한 후, 각각에 작은 얼음을 올려놓았습니다. 그 결과, 머리카락과 씻은 북극곰의 털에는 얼음이 잘 달라붙었지만, 씻지 않은 북극곰의 털에는 얼음이 잘 달라붙지 않았어요. 즉 연구팀의 예상대로 북극곰의 몸에서 나오는 기름이 털을 얼지 않게 만드는 비결이었던 것이죠.
실제로 북극곰의 피부에서 만들어지는 기름, 즉 피지에는 얼음에 잘 달라붙지 않는 콜레스테롤과 지방산이 포함돼 있었어요. 대신 수달처럼 따뜻한 지역에서 살며 물속과 육지를 오가는 동물들의 피지에 풍부한 ‘스쿠알렌’이라는 성분은 적었답니다. 이 성분은 얼음에 잘 달라붙는 성질이 있어요. 즉 북극곰의 피지에는 얼음에 잘 달라붙지 않는 성분은 많고, 얼음에 잘 달라붙는 스쿠알렌은 적어서 털이 얼어붙지 않는 거예요.
연구팀은 이러한 북극곰의 피지 성분을 활용해, 친환경 코팅 물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현재 비옷이나 식품 포장 등에 사용되는 코팅 물질은 편리하지만, 잘 분해되지 않아 환경을 오염시키고, 우리 몸에도 나쁜 영향을 줍니다. 만약, 북극곰의 피지 성분과 비슷한 코팅 물질을 개발한다면 스키용품이나 우주복에도 활용할 수 있는 데다, 환경과 우리의 건강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요. 하루빨리 북극곰의 피지를 본뜬 코팅제가 개발되면 좋겠네요!
※ 교과서 연계 - 이번 과학향기 에피소드는 어떤 교과 단원과 관련돼 있을까?
3학년 2학기 과학 - 동물들의 생활
5학년 2학기 과학 - 생물과 환경
3학년 2학기 과학 - 동물들의 생활
5학년 2학기 과학 - 생물과 환경
글 : 남예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일러스트 : EZ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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