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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for Kids] 왜 양치를 꼼꼼히 해야 할까?
<KISTI의 과학향기> 제3108호 2024년 11월 04일아침, 점심, 저녁, 삼시 세끼 밥을 먹고 난 뒤에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양치질입니다. 너무 귀찮아서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이를 닦지 않으면 이빨이 썩을 수 있어요. 치아를 썩게 만드는 범인이 우리 입안에 있기 때문이죠.
사진 1. 치아를 썩게 만드는 범인은 입안의 세균이다. ⓒshutterstock
충치가 생기는 이유
우리 입안에는 약 500~700종의 세균이 살고 있어요. 이렇게나 다양한 세균이 살고 있다는 게 좀 놀랍죠? 우리 입안은 따뜻하고 습기가 많아 세균이 살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거든요. 게다가 아침, 점심, 저녁 세 번씩 먹이도 제공돼요. 치아 사이사이에 남은 음식 찌꺼기들이 세균의 먹이가 되어주거든요.
세균들은 음식 찌꺼기를 먹고 분해하면서 산성 물질을 만들어내는데요, 이 산성 물질들이 이빨을 녹여 구멍을 내고, 까맣게 썩게 만들어요. 이것이 바로 충치랍니다.
사진 2. 세균이 만든 산성 물질이 이빨을 녹이고, 까맣게 썩게 만든다. ⓒshutterstock
물론 입안의 모든 세균이 충치를 일으키지는 않아요. 우리 몸에 도움이 되거나, 해를 끼치지 않는 세균이 더 많답니다. 충치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은 ‘뮤탄스균(Streptococcus mutans)’과 ‘젖산균(Lactobacillus)’입니다. 뮤탄스균은 이빨이 썩기 시작하는 데 큰 영향을 주고, 젖산균은 치아의 깊은 곳까지 침투해 충치를 더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한 번에 14개 분열하는 입속 세균 발견!
그런데 입안의 세균들은 어떻게 증식하는 걸까요? 세균들은 치아에 ‘바이오필름’이라는 끈적끈적한 막을 만들어서 그 안에 살면서 수를 늘려갑니다. 이런 바이오필름과 세균 덩어리를 ‘치태’라고 해요. 치태가 쌓이면 갈색 또는 옅은 노란색의 ‘치석’이 되고, 치석은 충치와 잇몸질환을 일으킵니다.
사진 3. 입속 세균들은 끈적끈적한 막인 ‘바이오필름’ 안에서 증식하고, 이를 치태라고 한다. 치태가 쌓여 치석이 되면 충치와 잇몸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shutterstock
바이오필름 안에서 세균은 보통 ‘이분법’으로 증식해요. 하나였던 세균이 둘로 늘어나는 거죠. 그런데 최근 미국 연구팀이 입안의 세균 중, 한 번에 14개까지 수를 늘리는 세균을 발견했어요. 이 세균은 ‘코리네박테리움 마트루코티(Corynebacterium matruchotii)’인데요, 현미경으로 보면 긴 지렁이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쪽 끝부분에서만 계속 증식해 길어지는데요, 이 세균들이 모여 마치 실타래처럼 얽힌 구조를 만듭니다. 이 구조는 다른 세균들이 달라붙을 수 있는 지지대 역할을 해줍니다. 연구팀은 “산호초에 산호가 있고, 숲에 나무가 있듯이, 우리 입속의 바이오필름에는 코리네박테리움이 있다”며 “숲속의 크고 무성한 나무들이 다른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서식지를 마련해주는 것처럼, 코리네박테리움은 다른 세균이 자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4. 입안에 사는 코리네박테리움 마트루코티의 모습. ⓒChimileski, Scott et al, PNAS, 2024.
코리네박테리움은 우리 몸의 피부와 코에도 살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입안에 있는 코리네박테리움만 이런 특성을 가진다는 겁니다. 연구팀은 입안에 수많은 세균이 서로 경쟁하고 있기에, 치열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특한 방식으로 진화했을 수 있다고 말했어요. 또 보통 세균은 긴 실 모양의 운동기관인 ‘편모’가 있어서 헤엄치며 다닐 수 있는데요, 코리네박테리움은 편모가 없는 대신 몸을 길쭉하게 만들어 주변 환경을 탐색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코리네박테리움은 하루에 최대 0.5mm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매일 하루 세 번, 이를 닦아야 하는 이유죠. 혹시나 양치질에 게으름을 피웠던 친구들이 있다면, 오늘부터는 양치질을 꼼꼼히 해 건강한 치아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 봐요!
※ 교과서 연계 - 이번 과학향기 에피소드는 어떤 교과 단원과 관련돼 있을까?
5학년 2학기 과학 - 산과 염기
6학년 2학기 과학 - 우리 몸의 구조와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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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오혜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 일러스트: 감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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