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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for Kids] 다리로 걷고 ‘맛집’까지 찾는 물고기가 있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112호 2024년 11월 18일보통 물고기는 물속에서 지느러미로 헤엄쳐 움직입니다. 그런데 다리가 달려있어 마치 게처럼 바닷속을 걸어 다니는 특이한 물고기가 있습니다. 바로 ‘성대’라는 물고기입니다.
다리로 걷고 맛도 보는 북방성대
성대는 이름부터 특이한데요, 부레를 이용해 ‘꾸욱꾸욱’하는 특이한 소리를 낸다고 해서 성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생김새는 더 독특한데, 가슴에 새의 날개처럼 생긴 지느러미 2개가 붙어 있고 그 아래 게처럼 생긴 다리 6개를 가지고 있어요. 지느러미로는 헤엄치고, 다리로는 바닥의 모래 위를 걸어 다닙니다.
그렇다면 성대는 왜 다리가 있을까요? 그리고 이 다리를 어떻게 사용할까요? 최근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팀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냈어요. 연구팀은 수족관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이 물고기를 처음 봤는데요, 다른 물고기들이 성대를 따라다니는 것을 보고 호기심을 느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연구팀은 성대 중에서도 미국, 캐나다 부근에 사는 북방성대(Prionotus carolinus)를 데려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관찰했어요. 성대는 헤엄치기와 걷기를 번갈아 하면서 먹이를 찾았는데요, 신기한 건 먹이가 보이지 않아도 모래를 파서 홍합이나 조개를 찾아내곤 했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북방성대의 다리 끝을 조사해봤어요. 그 결과, 성대의 다리에는 촉각에 민감한 신경뿐만 아니라 우리 혀에 있는 것처럼 맛을 감지하는 돌기가 있었어요. 그래서 다리로 먹잇감의 맛을 감지해 모래에 묻혀 있던 먹이를 찾아낼 수 있었던 거죠.
성대 다리의 진화
그런데 모든 종류의 성대들이 다리로 맛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연구팀은 북방성대 외에 줄무늬성대(Prionotus evolans)도 연구했는데요, 줄무늬성대의 다리에는 촉감 신경이 있었지만 맛을 감지하는 돌기가 없었어요. 그래서 줄무늬성대는 모래를 파는 행동은 하지 않았답니다.
연구팀은 전 세계에 있는 13종류의 성대 유전자를 분석해 성대의 다리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살폈어요. 그 결과, 걷기 위한 다리가 먼저 생기고, 촉감과 맛을 느끼는 다리를 가진 몇몇 종의 성대가 나중에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어요. 이들은 다리의 모양도 달랐는데요, 다리로 맛을 보는 북방성대는 삽처럼 생긴 다리를 갖고 있지만, 맛을 볼 수 없는 줄무늬성대는 막대처럼 생긴 다리를 가지고 있었어요.
또 성대의 다리를 만드는 유전자는 인간을 포함한 다른 동물의 팔다리에서도 발견됩니다. 연구팀은 성대가 특정 환경에 동물이 어떻게 적응하고 진화하는지 알 수 있는 모델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바닷 속 모래톱은 나의 시식 코너지!
맛집 찾을 때 좋겠다!
KISTI의 과학향기
※ 교과서 연계 - 이번 과학향기 에피소드는 어떤 교과 단원과 관련돼 있을까?
3학년 2학기 과학 - 동물의 생활
5학년 2학기 과학 - 생물과 환경
3학년 2학기 과학 - 동물의 생활
5학년 2학기 과학 - 생물과 환경
글: 오혜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 일러스트: 감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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