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향기 for Kids
- 에피소드
에피소드
[과학향기 for Kids] ‘항문으로 숨을 쉴 수 있다?’…엉뚱한 이그노벨상 연구들
<KISTI의 과학향기> 제3104호 2024년 10월 14일올해에도 어김없이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시작됐습니다. 노벨상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한 사람이나 단체에 수여되는 상으로, 과학자들에겐 노벨상을 받는 것만큼 큰 영광이 없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이런 노벨상을 패러디한 상도 있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바로 엉뚱하고 기발한 연구를 한 과학자들에게 수여되는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입니다.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1~2주 전에 ‘이그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는데요. 올해에는 과연 어떤 연구가 이그노벨상을 받았을까요?
[생리의학상] 포유류, 항문으로도 숨을 쉴 수 있다
올해 이그노벨 생리의학상은 포유류가 폐뿐만 아니라, 항문으로도 숨을 쉴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팀이 받았습니다. 이 연구를 이끈 일본 도쿄대학교 다케베 다카노리 교수는 폐가 좋지 않은 아버지의 치료법을 찾던 중, 산소가 거의 없는 환경에서 미꾸라지와 메기가 창자를 통해 호흡한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다케베 교수는 포유류도 같은 방식으로 호흡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직접 실험에 나섰답니다.
연구팀은 생쥐와 돼지의 항문에 산소가 많이 녹아있는 액체를 주입했습니다. 그 결과,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동물들은 활발하게 활동했어요. 즉 연구팀이 예상한 대로 포유류도 항문을 통해 숨을 쉴 수 있는 것이었죠. 연구팀은 이를 활용하면, 코로나19 대유행 때처럼 인공호흡기가 부족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통계학상] 동전 던지기 확률은 50:50이 아니다!
이그노벨 통계학상은 동전 던지기 확률을 확인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의 연구팀이 차지했습니다. 수학에서는 동전을 던질 때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을 각각 50%로 봅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동전을 35만 번 던진 결과, 처음 던질 때와 같은 면으로 동전이 떨어질 확률이 0.8% 더 크다고 발표했어요. 즉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이 똑같지 않다는 뜻이에요. 아주 작은 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동전 던지기로 승패를 가뤄야 하는 순간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답니다.
[의학상] 입에 쓴 가짜 약이 몸에 더 좋다?
여러분은 ‘플라시보 효과’에 대해 알고 있나요? 플라시보 효과란, 환자들이 효과가 없는 약을 먹었음에도, 상태가 좋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독일 함부르크 에펜도르프대학교의 리븐 아 쉔스 교수 연구팀은 입에 쓴 가짜 약이 아무 맛도 안 나는 가짜 약보다 치료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밝혀내 이그노벨 의학상을 받았어요. 연구팀은 무릎이 아픈 사람들에게 캡사이신이 든 가짜 약과 아무 맛이 없는 가짜 약을 주고, 통증에 효과가 있다고 속였습니다. 이후 사람들의 뇌를 스캔한 결과, 캡사이신이 든 가짜 약을 사용한 환자들의 뇌가 더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왜 엉뚱한 연구에 상을 줄까?
이 밖에도 재밌는 연구들이 이그노벨상을 탔습니다. 살아있는 비둘기를 미사일 내부에 넣어 목표물까지 안내하는 실험은 평화상을, 출생·사망 신고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지역일수록 오래 사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는 인구통계학상을, 남미에 서식하는 한 식물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잎을 흉내 낼 수 있다는 연구는 식물학상을 받았습니다. 또 죽은 송어의 수영 능력을 연구한 실험은 물리학상을, 크로마토그래피를 활용해 술에 취한 벌레를 구분할 수 있다는 연구는 화학상을, 겁에 질린 젖소의 우유 생산량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팀에겐 생물학상이 주어졌답니다. 마지막으로 이그노벨 해부학상은 사는 지역에 따라 가마의 모습이 다르다는 연구를 한 프랑스와 칠레 연구팀에게 돌아갔답니다.
이그노벨상은 올해에도 기발하고 참신한 연구를 선보이며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을 제공했는데요. 엄격하고 진지한 연구와 달리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주기도 합니다. 또 연구자들에게는 더욱 창의적인 연구를 해볼 기회를 제공한답니다. 내년에는 어떤 수상작들이 우리를 즐겁게 만들지 벌써 기대되네요!
항문으로 숨을 쉴 수 있다고?
2024 어그노벨상 연구 살펴보기!
KISTI의 과학향기
※ 교과서 연계 - 이번 과학향기 에피소드는 어떤 교과 단원과 관련돼 있을까?
3학년 1학기 과학 - 동물들의 한살이
6학년 2학기 과학 - 우리 몸의 구조와 기능
3학년 1학기 과학 - 동물들의 한살이
6학년 2학기 과학 - 우리 몸의 구조와 기능
글 : 남예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 일러스트 : EZ쌤

추천 콘텐츠
인기 에피소드
-
- [과학향기 Story] 추위에도 끄떡없어! 북극곰의 털이 얼어붙지 않는 비결은?
- 눈으로 뒤덮인 극지를 보면, 금방이라도 손발이 얼어붙을 것 같아요. 그런데 북극에 살고 있는 북극곰은 따뜻한 옷을 입은 것도 아닌데, 강추위에도 멀쩡합니다. 심지어 물속에 들어갔다 나온 후에도 털이 얼어붙지 않아요. 추운 겨울, 머리카락을 제대로 말리지 않고 나가면 머리카락이 곧바로 얼어붙는 우리와 딴판인 셈이죠. 그렇다면 북극곰의 털은 대체 왜 얼어...
-
- [과학향기 for Kids] 곤충이 인공불빛에 모여드는 이유는?
- 여름은 파리, 모기, 나방과 같은 곤충이 많아지는 계절입니다. 그만큼 밤에 가로등이나 전구 같은 인공불빛에 수많은 날벌레들이 모여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곤충은 왜 빛에 모여드는 걸까요? 사진 1. 여름이면 가로등 빛에 모여드는 곤충들을 쉽게 볼 수 있다. ⓒshutterstock 인공불빛에 모여드는 것은 방향 감각 상...
-
- [과학향기 for Kids] 종이에 베이면 왜 이렇게 아플까?
- 책을 읽거나, 종이접기에 집중하다가 종이에 베여본 경험, 다들 있을 텐데요. 얇은 종이에 베인 건데도, 칼에 베인 것만큼이나 따갑습니다. 종이에 베인 상처에선 피도 거의 나지 않는데 왜 이렇게 따가운 걸까요? 그리고 어떤 종이에 베였을 때 가장 아플까요? 이 엉뚱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파헤친 연구가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연구인지 함께 알아봅시다. ...
이 주제의 다른 글
- [과학향기 Story] 국제 협력을 통한 기술 표준화, 상생의 길을 열다
- [과학향기 for Kids] 잘 모를 때 친구 따라 하는 이유!
- [과학향기 Story] AI 전문가, 인간과 함께 미래 유망기술을 꼽다
- [과학향기 Story] 범람하는 가짜 정보 속, 정확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사이언스온’으로!
- [과학향기 Story]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원숭이가 있다?
- [과학향기 for Kids] 창과 방패의 전쟁, 사이버 공격 VS 사이버보안
- [과학향기 Story] 음악이 변했다? 음악이 진화했다!
- [과학향기 Story] 3시간 후에 침수가 일어난다? ‘데이터’는 알고 있다
- [과학향기 for Kids] 체감온도는 왜 기온과 다를까?
- [과학향기 for Kids] 과학기술 발전에 필수! ‘연구데이터’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