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과학향기 for Kids] 가장 큰 티라노사우루스 ‘스코티’, 한국에 오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064호   2024년 05월 27일
지난 4월 24일부터 국립과천과학관 중앙홀에는 ‘스코티’라는 이름의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이 전시되고 있어요. 스코티는 몸길이 12m, 몸무게 8.8t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중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거대한 스코티는 언제, 어떻게 발견됐을까요? 또 스코티가 한국을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진1
그림 1. 일본 도쿄 국립과학박물관에 전시된 스코티. 지난 4월부터 국립과천과학관에도 전시되고 있다. ⓒwikimedia
 
가장 큰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의 발견
 
스코티는 1991년 8월, 캐나다 서스캐처원주 남서부에 있는 프렌치맨 계곡에서 발견됐어요. 당시 고등학교 교장이던 로버트 게브하르트는 왕립 서스캐처원 박물관의 고생물학자 연구원들과 지층을 탐사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과 꼬리뼈로 추정되는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전문 발굴팀이 꾸려져 화석을 발굴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화석이 단단한 암석에 파묻혀 있어서, 스코티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무려 20년이 넘는 오랜 시간이 걸렸죠. 스코티라는 이름은 당시 발굴학자들이 발굴에 성공한 기념으로 마신 술(스카치 위스키)에서 따왔어요.
 
2019년 캐나다 앨버타대 연구팀은 스코티를 포함해 지금까지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의 크기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어요.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의 엉덩이뼈, 다리뼈, 어깨뼈 등을 측정한 결과, 스코티는 지금까지 발견된 그 어떤 티라노사우루스보다 크기가 큰 것으로 나타났어요. 몸길이는 버스만 한 크기이고, 몸무게는 코끼리 두 마리를 합쳐 놓은 무게죠. 스코티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수(SUE)’라는 이름의 티라노사우루스가 가장 큰 화석으로 알려져 있었어요.
 
사진2
그림 2. 티라노사우루스와 인간의 크기 비교. ⓒwikimedia
 
과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스코티가 살았던 시대와 나이도 알아냈어요. 공룡의 다리뼈에는 나무의 나이테처럼 성장선이 있어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답니다. 스코티는 지금으로부터 약 68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후기에 살았고, 다른 공룡들과 싸우다가 23~27살에 죽었던 것으로 보여요. 화석의 군데군데 다친 곳이 많았거든요. 턱뼈에는 감염된 상처가 있었고, 갈비뼈는 부러졌다가 다시 붙은 흔적이 있었어요. 또 꼬리뼈에는 다른 티라노사우루스에 물려 부러진 자국도 있었죠. 아무리 ‘공룡의 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티라노사우루스들도 먹이 경쟁과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았던 거예요.
 
사진3
그림 3. 티라노사우루스는 지금으로부터 6900~6500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후기에 살았다. 스코티는 약 6800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shutterstock
 
현재 스코티의 실물 화석은 캐나다 왕립 서스캐처원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어요. 화석은 매우 귀하고, 오랜 시간 땅에 묻혀 있었던 만큼 부서지기 쉬워요. 그래서 대부분의 공룡 화석은 실물이 전시되지 않는답니다. 대신 실물과 거의 똑같이 정교하게 만든 복제품(레플리카)이 전시됩니다. 한국에 온 스코티도 복제품인데요, 다만 스코티의 경우 왕립 서스캐처원 박물관이 지정한 특별 업체에서만 복제품을 제작해 줍니다. 한국의 스코티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만들어진 거랍니다.
 
올해는 공룡 연구 200주년
 
그렇다면 스코티는 왜 갑자기 한국에 찾아왔을까요? 바로 올해가 공룡을 연구하기 시작한 지 20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에요.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가장 유명한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을 전시하게 된 거죠. 17세기 후반부터 영국에서는 그동안 사람들이 보지 못했던 거대한 뼈와 이빨을 가진 화석들이 발견되기 시작했어요. 당시 살던 동물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가 컸기에, 과학자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1824년, 영국의 지질학자 윌리엄 버클랜드는 이 중 한 종류의 화석을 연구하고, 거대한 도마뱀이라는 뜻의 ‘메갈로사우루스’라는 이름을 붙여 논문을 발표했어요. 최초의 공룡 연구가 시작된 순간이었죠. 이후 이 화석의 주인들에게 ‘공룡’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사진4
그림 4. 윌리엄 버클랜드의 논문에 실린 메갈로사우루스의 치아 화석 그림. ⓒwikimedia
 
지난 200년간, 많은 화석이 발굴되면서 공룡 연구는 크게 발전해왔어요. 초기에는 다양한 종류의 공룡들을 발견하고 분류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각종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해 이전에는 파악하지 못했던 공룡의 모습을 밝혀내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죠. 예를 들어, 화석 발굴 현장의 지질학적 분석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당시 환경을 유추하며 공룡이 어떤 먹이를 먹었는지 알아내고 있어요.뼈에 남은 미세한 색소를 분석해 공룡의 깃털은 어떤 색깔이었는지도 밝혀내고 있죠. 이뿐만 아니라, 컴퓨터 단층 촬영(CT) 기술과 3D 영상 기술의 발전으로, 공룡의 움직임과 공룡의 모습을 더 생생하게 복원하고 있답니다.
 
수백만 년 전 멸종했지만, 공룡은 여전히 우리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동물이에요. 공룡 연구는 단순히 과거에 살았던 생명체를 연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지구 환경, 생태계와의 연관성을 밝혀내 미래의 지구를 지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전 세계 어딘가에 아직도 발굴을 기다리며 잠들어 있는 공룡 화석들이 많이 있을 거예요. 더 생생한 공룡 시대의 모습을 밝혀내는 것은 미래 공룡 연구자가 될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답니다.
 
0524 스코티 250x250
 
※ 교과서 연계 - 이번 과학향기 에피소드는 어떤 교과 단원과 관련돼 있을까? 

3학년 1학기 과학 - 동물의 생활
3학년 2학기 과학 - 지표의 변화
 
글: 오혜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 일러스트: EZ쌤
 
평가하기
추천 콘텐츠
인기 에피소드
쿠키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이거나 브라우저 설정에서 쿠키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설정되어 있는 경우 사이트의 일부 기능(로그인 등)을 이용할 수 없으니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메일링 구독신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