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향기 Story
- 스토리
스토리
달 안에 물을 찾아 - 엘크로스 프로젝트
<KISTI의 과학향기> 제1003호 2009년 11월 02일
한국시간으로 지난 10월 9일 미항공우주국(NASA)의 엘크로스(LCROSS, Lunar Crater Observation and Sensing Satellite)가 달에 있는 물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시도한 달 충돌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관측 자료를 분석해 최종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엘크로스 프로젝트는 빠른 시간 내에 달에 물이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시작됐다. 추진체 연료통을 버리지 않고 달까지 가지고 간 뒤 달의 남극에 부딪힌다는 아이디어. 이는 다소 무모하게 보이지만 충돌에 의해 분출되는 물질을 조사하면 물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달에 물이 있을 가능성은 어떻게 제기된 것일까? 1970년 후반에 마무리된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는 ‘달에 물이 존재하지 않고 생명체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1998년 루나 프로스펙터 탐사선은 달의 극 지역에 수소가 집중적으로 분포된 것을 발견해 달에 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물은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졌다. 달에는 종종 혜성이 충돌하기도 하는데 혜성은 절반이 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혜성이 달의 극 지역에 충돌했다면 달 표면에 물이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더욱이 달의 자전축이 태양 방향에 거의 수직이므로 극 지역은 태양빛을 보기 힘들고, 크레이터 안쪽은 지금까지 태양빛이 한 번도 비춰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 지역에 얼음 형태의 물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된다.
??
엘크로스 위성은 1단 발사체(아틀라스5)와 2단 추진체(센타우르), 엘크로스, 달 정찰위성(LRO)로 구성됐고, 지난 6월 18일에 미국 플로리다주 공군기지에서 발사됐다. 1단 추진체가 분리돼 지구를 벗어난 뒤에 달 정찰위성이 분리됐다. 이 위성은 달 주위를 돌며 충돌 위치를 찾고, 충돌할 때 발생하는 현상을 관측하게 된다. 2단 추진체인 센타우르는 가장 마지막에 분리돼 첫 번째로 달과 충돌한다. 위성본체인 엘크로스는 이 때 발생하는 섬광과 분출물을 관측하기 위해 한 번 더 충돌하도록 계획돼 있다.
1단 추진체가 분리된 후 센타우르-엘크로스는 석 달 동안 달보다 훨씬 기울어진 궤도로 지구 주위를 달과 같은 속도로 돌았다. 추진체 내부에 남아있던 물질을 최대한 증발시켜 충돌시 인위적인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기간 동안 연구자들은 달 정찰위성으로부터 들어오는 최신 정보를 받아 세부적인 충돌지점을 선정하는 숨 가쁜 일정을 진행했다. 이 작업에는 달 정찰위성 뿐 아니라 일본의 가구야 탐사선과 인도의 챤드라얀 탐사선 자료도 활용돼 달 탐사 선진국이 힘을 한데 모았다.
달 주위를 돌던 센타우르-엘크로스는 충돌 10시간 전에 커베우스 크레이터를 향해 센타우르 추진체를 쏘게 된다. 센타우르가 충돌한 지 4분이 지나면 엘크로스도 동일한 지점에 충돌하는데 이 때 첫 번째로 충돌하면서 발생한 섬광 등을 자세히 관측하게 된다. 어차피 엘크로스 위성은 재사용할 게 아니므로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 충돌시 분출되는 물질의 구성성분을 자세히 분석하는 것이다.
엘크로스의 달 충돌은 미리 분리된 달 정찰위성과 엘크로스 위성 외에 지구에서도 관측한다. 충돌하고 난 뒤 긴 시간 동안 분출물 이동과 변화를 살피기 위해서다. 또 혹시 모를 위성본체의 오작동을 대비하기 위해 지구에서의 관측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세계에서 가장 좋은 망원경이 즐비한 하와이에서 관측하기 좋도록 충돌 시간을 잡았다. 지상관측팀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된 한국천문연구원은 원격 망원경이 위치한 레몬산 천문대(미국 서부 아리조나 주 소재)에서 충돌 시점에 발생하는 섬광 영상을 관측했다. 또 우리나라의 보현산 천문대(경북 영천 소재)에서도 충돌이 일어나고 한 시간 뒤 달이 뜨는 시점에 맞춰 분광관측을 하고, 분출물 성분을 분석했다.
?
엘크로스 충돌 실험 결과는 충돌 전 두 개의 연구팀이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한 결과 중에서 최저값에 가깝게 나타났다. 따라서 센타우르의 충돌섬광은 엘크로스 위성 본체만 미약하게 관측됐고, 충돌시 발생할 것 같은 분출물이 지구에서는 전혀 관측되지 않았다.
왜 이런 결과를 얻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달 정찰위성의 충돌 지점을 다시 살펴보고, 엘크로스 위성자료를 정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무엇보다 달에 물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서는 위성과 지상 분광관측 자료를 분석해야 결론이 날 전망이다.
물은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원일 뿐 아니라 수소와 산소로 분해해 추진체의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 만약 지구 밖에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면 달에 상주기지를 건설하거나 달에서 위성을 발사하는 등의 활동을 할 때 막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달 뿐 아니라 화성이나 소행성, 혜성 등에서 물을 찾는 것은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을 현실화하는 구체적인 노력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글 :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연구부 yjchoi@kasi.re.kr
엘크로스 프로젝트는 빠른 시간 내에 달에 물이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시작됐다. 추진체 연료통을 버리지 않고 달까지 가지고 간 뒤 달의 남극에 부딪힌다는 아이디어. 이는 다소 무모하게 보이지만 충돌에 의해 분출되는 물질을 조사하면 물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달에 물이 있을 가능성은 어떻게 제기된 것일까? 1970년 후반에 마무리된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는 ‘달에 물이 존재하지 않고 생명체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1998년 루나 프로스펙터 탐사선은 달의 극 지역에 수소가 집중적으로 분포된 것을 발견해 달에 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물은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졌다. 달에는 종종 혜성이 충돌하기도 하는데 혜성은 절반이 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혜성이 달의 극 지역에 충돌했다면 달 표면에 물이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더욱이 달의 자전축이 태양 방향에 거의 수직이므로 극 지역은 태양빛을 보기 힘들고, 크레이터 안쪽은 지금까지 태양빛이 한 번도 비춰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 지역에 얼음 형태의 물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된다.
??
엘크로스 위성은 1단 발사체(아틀라스5)와 2단 추진체(센타우르), 엘크로스, 달 정찰위성(LRO)로 구성됐고, 지난 6월 18일에 미국 플로리다주 공군기지에서 발사됐다. 1단 추진체가 분리돼 지구를 벗어난 뒤에 달 정찰위성이 분리됐다. 이 위성은 달 주위를 돌며 충돌 위치를 찾고, 충돌할 때 발생하는 현상을 관측하게 된다. 2단 추진체인 센타우르는 가장 마지막에 분리돼 첫 번째로 달과 충돌한다. 위성본체인 엘크로스는 이 때 발생하는 섬광과 분출물을 관측하기 위해 한 번 더 충돌하도록 계획돼 있다.
1단 추진체가 분리된 후 센타우르-엘크로스는 석 달 동안 달보다 훨씬 기울어진 궤도로 지구 주위를 달과 같은 속도로 돌았다. 추진체 내부에 남아있던 물질을 최대한 증발시켜 충돌시 인위적인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기간 동안 연구자들은 달 정찰위성으로부터 들어오는 최신 정보를 받아 세부적인 충돌지점을 선정하는 숨 가쁜 일정을 진행했다. 이 작업에는 달 정찰위성 뿐 아니라 일본의 가구야 탐사선과 인도의 챤드라얀 탐사선 자료도 활용돼 달 탐사 선진국이 힘을 한데 모았다.
<엘크로스는 발사 뒤 86일간 달 주위를 비행하며 센타우르 로켓을 충돌시킬 정확한 위치를 찾 았다. 센타우르 로켓을 충돌시켜 달 표면의 물질이 공중으로 솟아오르게 한 뒤 엘크로스가 솟아 오른 물질 사이를 통과하며 관측활동을 벌렸다. 그 뒤 엘크로스도 달에 충돌했다. 사진제공.NASA> |
달 주위를 돌던 센타우르-엘크로스는 충돌 10시간 전에 커베우스 크레이터를 향해 센타우르 추진체를 쏘게 된다. 센타우르가 충돌한 지 4분이 지나면 엘크로스도 동일한 지점에 충돌하는데 이 때 첫 번째로 충돌하면서 발생한 섬광 등을 자세히 관측하게 된다. 어차피 엘크로스 위성은 재사용할 게 아니므로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 충돌시 분출되는 물질의 구성성분을 자세히 분석하는 것이다.
엘크로스의 달 충돌은 미리 분리된 달 정찰위성과 엘크로스 위성 외에 지구에서도 관측한다. 충돌하고 난 뒤 긴 시간 동안 분출물 이동과 변화를 살피기 위해서다. 또 혹시 모를 위성본체의 오작동을 대비하기 위해 지구에서의 관측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세계에서 가장 좋은 망원경이 즐비한 하와이에서 관측하기 좋도록 충돌 시간을 잡았다. 지상관측팀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된 한국천문연구원은 원격 망원경이 위치한 레몬산 천문대(미국 서부 아리조나 주 소재)에서 충돌 시점에 발생하는 섬광 영상을 관측했다. 또 우리나라의 보현산 천문대(경북 영천 소재)에서도 충돌이 일어나고 한 시간 뒤 달이 뜨는 시점에 맞춰 분광관측을 하고, 분출물 성분을 분석했다.
?
엘크로스 충돌 실험 결과는 충돌 전 두 개의 연구팀이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한 결과 중에서 최저값에 가깝게 나타났다. 따라서 센타우르의 충돌섬광은 엘크로스 위성 본체만 미약하게 관측됐고, 충돌시 발생할 것 같은 분출물이 지구에서는 전혀 관측되지 않았다.
왜 이런 결과를 얻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달 정찰위성의 충돌 지점을 다시 살펴보고, 엘크로스 위성자료를 정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무엇보다 달에 물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서는 위성과 지상 분광관측 자료를 분석해야 결론이 날 전망이다.
물은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원일 뿐 아니라 수소와 산소로 분해해 추진체의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 만약 지구 밖에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면 달에 상주기지를 건설하거나 달에서 위성을 발사하는 등의 활동을 할 때 막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달 뿐 아니라 화성이나 소행성, 혜성 등에서 물을 찾는 것은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을 현실화하는 구체적인 노력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글 :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연구부 yjchoi@kasi.re.kr
KISTI NDSL(과학기술정보통합서비스) 지식링크 ○관련 논문 정보 달 탐사 기술[바로가기] 달 탐사를 위한 국내 지상국 활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바로가기] Predictions for the LCROSS mission[바로가기] ○관련 특허 정보 우주왕복선로켓·초음속/광속유인승여객전용·여객비행기/화물운송비행기 및지상진공우주항공쎈타 및 인공위성소행성 진공우주정거장및 천왕성/명왕성/화성/달/각종우주행성·기지 우주연구쎈타및 소콜섬유우주복 및겉·안·120°·초고온·극저온·우주복소콜섬유·중간좌우단열재타일변형방지패드·가운데내열내한단열재보호갭필러 및티타늄/시멘콘크리트 우주건축자재.(한국공개특허)[바로가기] 수평 로켓 발사장치(한국공개특허)[바로가기] 스페이스 타임캡슐 설치 및 운용 시스템(한국공개특허)[바로가기] ○해외 동향분석 자료 달의 어두운 크레이터를 밝힌 과학자들 - 2009년 [바로가기] 나사, 달과의 두 차례 폭발성 랑데부 프로젝트 시작 - 2006년 [바로가기] 달의 극지방 분화구에 얼음이 있을 수도 있다? - 2008년 [바로가기] | |||
추천 콘텐츠
인기 스토리
-
- [과학향기 Story] 점점 더워지는 여름, 건물 온도를 낮출 방법은?
- 올해 여름은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였다. 올해 여름철 평균기온은 이전 최고 기록인 2018년보다 0.3℃ 높은 25.6℃를 기록했다. 심지어 폭염과 열대야도 그 어느 해보다 잦았다. 사람들은 지속된 찜통더위를 견디기 위해 건물에선 쉴 새 없이 에어컨을 가동했다. 그 결과 일별 최고 전력 수요도 97.16GW(8월 20일)로 관측 역사상 최고...
-
- [과학향기 Story] 수혈 걱정 끝… 인공혈액 시대 눈 앞에?
- 군부대나 예비군 훈련장, 대학교 근처에 세워진 헌혈차에서 사람들이 줄지어 헌혈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의 헌혈이 줄어드는 추세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16~29세 사이 헌혈이 2005년 186만 7,188건에서 2023년 152만 8,245건으로 감소했다. 출산율 저하로 헌혈을 많이 하는 젊은 세대는 줄어드는데, 수혈이...
-
- [과학향기 Story] 강의실 천장이 높으면 시험을 망친다?
- ‘시험을 망쳤어 오 집에 가기 싫었어 열 받아서 오락실에 들어갔어’ 다들 한 번쯤 한스밴드의 ‘오락실’ 가사에 공감해 보았을 것이다. 열심히 노력한 것에 비해 낮은 점수를 받은 순간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그런데 최근 시험을 망친 이유를 제시해 주는 흥미로운 연구가 환경심리학 저널 (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
이 주제의 다른 글
- [과학향기 for Kids] 지진운, 동물의 이상행동… 지진 전조 현상은 정말 있을까?
- [과학향기 Story] 점점 더워지는 여름, 건물 온도를 낮출 방법은?
- [과학향기 for Kids] 지하 동굴에 달 기지를 짓는다?
- [과학향기 for Kids] 체감온도는 왜 기온과 다를까?
- [과학향기 for kids] 여름철, 어김없이 장마가 찾아오는 이유는?
- [과학향기 for kids] 폭우와 함께 우르릉 쾅, 번쩍! 천둥 번개의 원리는?
- [과학향기 Story] 마른 하늘에 난기류? 범인은 ‘지구온난화’
- [과학향기 for Kids] 대우주시대 시작!...전 세계 우주기구 모아보기
- [과학향기 Story] 이상기후가 지진을 부추긴다?
- [과학향기 for Kids] 가장 큰 티라노사우루스 ‘스코티’, 한국에 오다!
물이 발견된다면 우리가 미래에 우주의 한 행성에서 살수있을 날이 찾아 올지도... 이런 흥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ㅋ-ㅋ
2009-11-04
답글 0
저는 달보다 화성이 더 애착이 갑니다ㅋ ..달 표면깊숙히 있는 물질을 탐사하기위해 엄청난 노력이 들어갔군요. 좋은 결과가 도출되길 바랄뿐..
2009-11-02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