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향기 Story
- 스토리
스토리
당신의 눈을 의심하라 - 5행성 우주쇼
<KISTI의 과학향기> 제109호 2004년 03월 22일
오늘부터, 한 하늘에서 태양계를 구성하는 아홉 개의 행성 중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다섯 개의 행성인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을 모두 볼 수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 다섯 개의 행성이 오늘부터 31일까지 저녁에 서쪽하늘에서 동쪽하늘에 걸쳐 하늘을 화려하게 장식하게 된다. 오래 전부터 이들 다섯 행성을 가리켜 오행성이라 불렀고, 점성술이나 토속 신앙 속에서는 해와 달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신으로 여겼다.오행성과 관련되어 가장 많이 알려진 현상은 그랜드 크로스(Grand Cross)와 그랜드 얼라인먼트(Grand Alignment)이다.그랜드 크로스는 행성들이 십자가 형태로 모이는 것이고, 그랜드 얼라인먼트는 행성들이 한 곳에 일렬로 늘어서는 현상이다. 지난 1999년 노스트라다무스(Nostradamus)의 예언을 신봉했던 사람들은 그랜드 크로스 현상이 일어나 지구 종말이 온다고 믿기도 했었다. 또한 2000년 5월에는 다섯 개의 행성이 거의 한 곳에 모이는 그랜드 얼라인먼트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번 3월 하순의 오행성 현상을 굳이 설명한다면 느슨한 형태의 행성 얼라인먼트라고 할 수 있다. 다섯 개의 행성이 한 하늘에서 일직선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역사 속에 등장했던 행성 얼라인먼트들이 약 20도 각도로 다섯 행성이 모두 모여 있던 것에 비하면 이번 행성 얼라인먼트는 다소 초라한 느낌이 든다. 서쪽 하늘에 수성과 금성이 가까이 있긴 하지만 화성과 토성을 거쳐 목성에 이르게 되면 이미 하늘 반대쪽인 동쪽 하늘까지 가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3월 하순의 오행성 얼라인먼트는 평소에 보기 힘든 오행성을 저녁 하늘에서 모두 한번에 볼 수 있다는 것만 의미를 둘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들 행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보는 것이 일반인에게도 쉬운 일 일까?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수성이다. 수성은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전령의 신 머큐리(전령의 신, 그리스 신화의 헤르메스)의 이름이 붙은 것처럼 태양계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행성이다. 또한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의 옆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태양에서 가장 멀어졌을 때를 제외하고는 그 존재를 확인하기가 무척 힘들다. 이번 3월 29일이 바로 수성의 동방 최대이각(最大離角 , Greatest Elongation)이다. 동방 최대이각이라 하면 수성이 태양의 동쪽으로 가장 멀어져 있는 때라는 뜻이다.
따라서 수성을 보기 위해서는 해가 지는 쪽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수성은 어둠이 내릴 무렵 해가 진 쪽의 지평선 위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어둠이 내리고 나면 얼마 되지 않아 수성이 바로 지기 때문에 관측할 수 있는 시간은 수십 분을 넘기 어렵다.
서쪽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것은 바로 태백성으로 알려진 금성이다. 금성은 일등성이라고 불리는 가장 밝은 별들보다도 100배 이상 밝기 때문에 찾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수성에서 금성을 따라 진행하다 만나는 붉은 색 별이 바로 화성이다. 토성은 남쪽 하늘 위에서 가장 밝게 빛나고 있고, 동쪽 하늘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것이 바로 목성이다.
해질 무렵 약 40~50분간만 관측할 수 있는 수성을 제외하면 다른 행성들은 평소에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행성 얼라인먼트의 주인공은 역시 수성일 것이다.
앞으로 저녁 하늘에서 우리 태양계 시구들을 모두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 32년 후에나 가능하다. 사랑하는 연인과 또는 귀여운 자녀들과 함께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가까운 시민천문대를 찾아 천체 망원경으로 직접 관찰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천문대 관람이 어렵다면,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야외로 나와 서로 어깨를 맞대고 밤하늘을 보며 우리가 한동안 잊고 지내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도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글 : 이태형 - 충남대 천문우주학과 겸임교수, (주)천문우주기획 대표이사)
이번 3월 하순의 오행성 현상을 굳이 설명한다면 느슨한 형태의 행성 얼라인먼트라고 할 수 있다. 다섯 개의 행성이 한 하늘에서 일직선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역사 속에 등장했던 행성 얼라인먼트들이 약 20도 각도로 다섯 행성이 모두 모여 있던 것에 비하면 이번 행성 얼라인먼트는 다소 초라한 느낌이 든다. 서쪽 하늘에 수성과 금성이 가까이 있긴 하지만 화성과 토성을 거쳐 목성에 이르게 되면 이미 하늘 반대쪽인 동쪽 하늘까지 가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3월 하순의 오행성 얼라인먼트는 평소에 보기 힘든 오행성을 저녁 하늘에서 모두 한번에 볼 수 있다는 것만 의미를 둘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들 행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보는 것이 일반인에게도 쉬운 일 일까?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수성이다. 수성은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전령의 신 머큐리(전령의 신, 그리스 신화의 헤르메스)의 이름이 붙은 것처럼 태양계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행성이다. 또한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의 옆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태양에서 가장 멀어졌을 때를 제외하고는 그 존재를 확인하기가 무척 힘들다. 이번 3월 29일이 바로 수성의 동방 최대이각(最大離角 , Greatest Elongation)이다. 동방 최대이각이라 하면 수성이 태양의 동쪽으로 가장 멀어져 있는 때라는 뜻이다.
따라서 수성을 보기 위해서는 해가 지는 쪽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수성은 어둠이 내릴 무렵 해가 진 쪽의 지평선 위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어둠이 내리고 나면 얼마 되지 않아 수성이 바로 지기 때문에 관측할 수 있는 시간은 수십 분을 넘기 어렵다.
서쪽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것은 바로 태백성으로 알려진 금성이다. 금성은 일등성이라고 불리는 가장 밝은 별들보다도 100배 이상 밝기 때문에 찾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수성에서 금성을 따라 진행하다 만나는 붉은 색 별이 바로 화성이다. 토성은 남쪽 하늘 위에서 가장 밝게 빛나고 있고, 동쪽 하늘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것이 바로 목성이다.
해질 무렵 약 40~50분간만 관측할 수 있는 수성을 제외하면 다른 행성들은 평소에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행성 얼라인먼트의 주인공은 역시 수성일 것이다.
앞으로 저녁 하늘에서 우리 태양계 시구들을 모두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 32년 후에나 가능하다. 사랑하는 연인과 또는 귀여운 자녀들과 함께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가까운 시민천문대를 찾아 천체 망원경으로 직접 관찰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천문대 관람이 어렵다면,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야외로 나와 서로 어깨를 맞대고 밤하늘을 보며 우리가 한동안 잊고 지내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도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글 : 이태형 - 충남대 천문우주학과 겸임교수, (주)천문우주기획 대표이사)
추천 콘텐츠
인기 스토리
-
- [과학향기 Story] 과학기술 발전의 핵심, 연구데이터
-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앱, 맞춤형 인터넷 검색 결과, 유튜브에서 추천해주는 음악과 동영상 알고리즘부터 신약 개발이나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까지,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누리고 있는 과학기술은 모두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발전했다. 그런데 이러한 연구의 토대가 되는 것이 바로 연구데이터다. 연구데이터의 중요성 연구데이터는 말 그대로 과학기술 ...
-
- [과학향기 Story] 스포츠에 불어든 AI 바람
- 인공지능(AI)이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오면서 기대와 흥분, 때로는 걱정으로 들썩이는 분야가 있다. 바로 스포츠다. 스포츠에서는 전략이나 선수 컨디션의 아주 미세한 개선이 승부가 결정할 때가 많다. 그동안은 그런 세심한 작업을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해 왔는데 알다시피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데이터 해석을 잘못하면 최선의 전략이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
-
- [과학향기 Story] 인간을 지배하는 영장류, 현실 영장류의 사회성은 어느 정도일까?
- 어린 시절 ‘주말의 명화’를 즐겨 본 사람이라면 1970년대를 전후로 영화화된 ‘혹성탈출’ 시리즈를 기억할 것이다. 핵으로 멸망한 지구에서 진화한 유인원이 인간의 자리를 대신한다는 스토리는 40년 뒤 약간의 설정을 달리하여 리부트되었다. 오는 8일 개봉하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7년 만에 찾아온 혹성탈출 리부트 시리즈 신작이다. 리부트 시리...
이 주제의 다른 글
- [과학향기 for Kids] “여러분, 저 아직 살아있어요!” 보이저 1호의 편지
- [과학향기 Story] 공전주기 동기화된 ‘완벽한 태양계’ 발견
- [과학향기 for Kids] 아름다운 천왕성의 고리, 모습을 드러내다!
- 북한이 쏘아올린 작은 ‘만리경-1호’ 궤도 진입 성공, 성능과 목적은?
- 달 남극 정복하려는 주요국들의 단두대 매치, 목적과 현황은?
- 해외여행 시차 극복 비결, ‘아침 배꼽시계 채우기’
- 천문학 연구 상징했던 아레시보 천문대, 막을 내리다
- 메이드 인 스페이스! 우주에서 약 만드는 시대 온다
- 타이타닉호 잠수정 심해 속에 사라지다. 심해 생물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한국 우주산업, 이제 달 착륙 노린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2009-04-20
답글 0
하늘이 흐려서 제대로 관찰을 못했어요~
2009-04-05
답글 0
항상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
2009-03-30
답글 0
이거 놓치면 32년이나 후회해야 하다니~~~지금 관찰해야지
2004-04-05
답글 0
이거 놓치면 32년이나 후회해야 하다니~~~지금 관찰해야지
2004-04-05
답글 0
영월에 있는 별마로 천문대를 추천합니다^-^*
2004-03-22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