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향기 Story
- 스토리
스토리
아마조네스 왕국을 만든다-수컷 없이 자가 생식
<KISTI의 과학향기> 제130호 2004년 05월 10일
2004년 4월 22일, 한일 양국은 ‘아빠 없는 쥐’ 탄생소식을 공동 발표했다. 아빠 없이도 생명이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은 곧 ‘아버지 필요 없음’을 상징한다. 이른바 동정녀 마리아로부터 태어났다고 하는 성서의 기록을 들추지 않더라도, 예수 이후 최초의 아버지 없는 탄생이 다가오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여자 혼자서 여자아이만을 낳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이 현대 생명공학 기술은 고대 아마조네스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아마조네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성 무사족으로, 여자만의 부족이어서 남자가 태어나면 모두 이웃나라로 보내거나 죽여 버렸고, 씨를 얻기 위해서만 일정한 계절에 다른 나라의 남자와 만났다고 한다. 과연 현대 과학기술은 인류를 이제 더 이상 남성이 필요 없는 신화의 세계로까지 끌고 가는 것일까. 아니면 아마조네스 신화처럼 비정하게 자식을 처리하지 않고도 딸만을 골라 낳아 여성만으로도 여러 세대를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세계를 여는 것일까. 인류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이 연구는 어떤 것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1996년 태어난 최초의 복제양 돌리는 아빠는 없고 엄마만 둘이었다. 핵을 갖고 있는 엄마 양의 유선세포를 핵이 제거된 다른 엄마양의 난자와 결합시킨후 이를 대리모 자궁에 이식하여 새끼양 돌리를 낳게 하는 데 성공했다. 마치 정자와 난자가 만난 것처럼 수정란이 분열한 것이다.
또한 2004년 2월 13일, 서울대 황우석, 문신용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복제된 인간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황우석 교수팀은 남성의 도움 없이 두 개의 염색체(여성 한 명의 몸에서 세포를 하나 떼어내고, 핵을 제거한 난자)를 난자에 넣은 뒤 이를 수정시켜 배아를 얻어냈는데, 이때 얻은 배아를 이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키면 복제인간이 탄생한다.
이와 달리, 일본 도쿄대 농대 고노 도모히로 교수팀과 서울대 의대 서정선 교수팀이 공동으로 진행한 정자 없이 여성의 난자 둘만으로 생명체를 탄생시킨 이 실험은, 한 개의 염색체(난자)만을 가진 성세포 중 하나를 유전자 조작을 통해 정자로 인식하게 한 뒤 나머지 난자에 이식해 배아를 얻어낸 것이다. 연구팀은 변형된 난자의 핵을 다른 쥐의 난자에 정자 대신 이식해 수정란을 분열시킨 뒤 탄생한 371개의 배아를 모태로 되돌리는 방법으로 이 중 2마리의 새끼 쥐를 얻는 데 성공했다.
먼저 한 생쥐로부터 난자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미성숙한 난모세포를 얻었다. 여기에서 마치 정자처럼 보이게끔 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제거했다. 이 난모세포를 성숙시켜 정상 난자와 결합시키자 놀랍게도 수정란이 만들어졌다. 무늬만 난자였지 정자 역할을 제대로 해낸 것이다. 정자 없이 화학적 반응만으로 난자가 세포분열을 일으켜 개체를 만들어 내는 단성생식(처녀생식, 단위생식) 방법은, 개미 벌 진딧물 물벼룩 등 곤충과 어류 일부는 가능하지만 포유류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제까지 정설이었다.
그렇다면 난자를 정자로 둔갑시킨 비밀은 무엇일까.
사실 우리는 엄마와 아빠로부터 유전자를 절반씩 얻지만, 이들이 모두 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엄마와 아빠에게서 받는 어느 한쪽의 유전자만 기능을 하고, 나머지 한쪽의 유전자는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즉 2세의 특정 부분은 아빠 쪽 유전자에 의해서만 만들어지고, 어떤 부분은 엄마 쪽 유전자에 의해서만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태아의 성장을 조절하는 유전자(H19)는 부모 각각으로부터 물려받지만, 엄마(난자) 유전자만 활동하고 아빠(정자) 유전자는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난모세포에서 이 H19의 기능을 제거한 것이다. 이를 성숙시키면 겉은 난자이지만 최소한 H19만을 보면 정자인 셈이다. 사람으로 치면 여성이 혼자서 여자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아버지 없는 생식’이 인간에게 일어날 경우 윤리적,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 것은 자명한 일이다.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생물체를 생태계에 방출함으로써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유전자 조작, 기술적 한계는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분명 현대판 아마조네스가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글 : 김형자-과학칼럼리스트)
1996년 태어난 최초의 복제양 돌리는 아빠는 없고 엄마만 둘이었다. 핵을 갖고 있는 엄마 양의 유선세포를 핵이 제거된 다른 엄마양의 난자와 결합시킨후 이를 대리모 자궁에 이식하여 새끼양 돌리를 낳게 하는 데 성공했다. 마치 정자와 난자가 만난 것처럼 수정란이 분열한 것이다.
또한 2004년 2월 13일, 서울대 황우석, 문신용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복제된 인간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황우석 교수팀은 남성의 도움 없이 두 개의 염색체(여성 한 명의 몸에서 세포를 하나 떼어내고, 핵을 제거한 난자)를 난자에 넣은 뒤 이를 수정시켜 배아를 얻어냈는데, 이때 얻은 배아를 이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키면 복제인간이 탄생한다.
이와 달리, 일본 도쿄대 농대 고노 도모히로 교수팀과 서울대 의대 서정선 교수팀이 공동으로 진행한 정자 없이 여성의 난자 둘만으로 생명체를 탄생시킨 이 실험은, 한 개의 염색체(난자)만을 가진 성세포 중 하나를 유전자 조작을 통해 정자로 인식하게 한 뒤 나머지 난자에 이식해 배아를 얻어낸 것이다. 연구팀은 변형된 난자의 핵을 다른 쥐의 난자에 정자 대신 이식해 수정란을 분열시킨 뒤 탄생한 371개의 배아를 모태로 되돌리는 방법으로 이 중 2마리의 새끼 쥐를 얻는 데 성공했다.
먼저 한 생쥐로부터 난자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미성숙한 난모세포를 얻었다. 여기에서 마치 정자처럼 보이게끔 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제거했다. 이 난모세포를 성숙시켜 정상 난자와 결합시키자 놀랍게도 수정란이 만들어졌다. 무늬만 난자였지 정자 역할을 제대로 해낸 것이다. 정자 없이 화학적 반응만으로 난자가 세포분열을 일으켜 개체를 만들어 내는 단성생식(처녀생식, 단위생식) 방법은, 개미 벌 진딧물 물벼룩 등 곤충과 어류 일부는 가능하지만 포유류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제까지 정설이었다.
그렇다면 난자를 정자로 둔갑시킨 비밀은 무엇일까.
사실 우리는 엄마와 아빠로부터 유전자를 절반씩 얻지만, 이들이 모두 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엄마와 아빠에게서 받는 어느 한쪽의 유전자만 기능을 하고, 나머지 한쪽의 유전자는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즉 2세의 특정 부분은 아빠 쪽 유전자에 의해서만 만들어지고, 어떤 부분은 엄마 쪽 유전자에 의해서만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태아의 성장을 조절하는 유전자(H19)는 부모 각각으로부터 물려받지만, 엄마(난자) 유전자만 활동하고 아빠(정자) 유전자는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난모세포에서 이 H19의 기능을 제거한 것이다. 이를 성숙시키면 겉은 난자이지만 최소한 H19만을 보면 정자인 셈이다. 사람으로 치면 여성이 혼자서 여자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아버지 없는 생식’이 인간에게 일어날 경우 윤리적,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 것은 자명한 일이다.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생물체를 생태계에 방출함으로써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유전자 조작, 기술적 한계는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분명 현대판 아마조네스가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글 : 김형자-과학칼럼리스트)
추천 콘텐츠
인기 스토리
-
- [과학향기 Story] 스트레스는 어떻게 ‘급똥’을 유발할까
- 늦잠 잔 날 아침, 헐레벌떡 집을 나서는데 불안한 기운이 감돈다. ‘급똥’ 신호다.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이지만, 무시했다가는 버스 안에서 봉변(?)을 당할 수 있으니 하는 수 없이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번에만 세 번째다. 오늘도 급똥 때문에 지각해서 혼날 생각을 하니 기운이 빠진다.
-
- [과학향기 Story] ‘꿈의 컴퓨터’ 양자컴퓨터, 어디까지 왔을까?
- 인터넷 검색부터 영상 시청, 친구들과의 SNS 소통부터, 문서 작업, 연구, 프로그램 개발까지 우리는 컴퓨터로 수많은 일을 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컴퓨터는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든든한 도구다. 하지만 현재 컴퓨터는 만능은 아니다. 엄청난 양의 계산이 필요한 복잡한 문제의 경우, 컴퓨터로도 수백 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이는 슈퍼컴퓨터도 마찬...
-
- [과학향기 Story] 스포츠에 불어든 AI 바람
- 인공지능(AI)이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오면서 기대와 흥분, 때로는 걱정으로 들썩이는 분야가 있다. 바로 스포츠다. 스포츠에서는 전략이나 선수 컨디션의 아주 미세한 개선이 승부가 결정할 때가 많다. 그동안은 그런 세심한 작업을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해 왔는데 알다시피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데이터 해석을 잘못하면 최선의 전략이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
이 주제의 다른 글
- [과학향기 for Kids] 아침에 빵 먹으면 못생겨 보인다?
- [과학향기 Story] 블루베리는 원래 ‘파란색’이 아니다?!
- [과학향기 Story] 스트레스는 어떻게 ‘급똥’을 유발할까
- [과학향기 for Kids] 봄꽃, 점점 더 빨리 핀다?
- [과학향기 Story] 고주파 초음파로 살아난 정자, 난임 문제 해결할까
- [과학향기 for Kids] “오늘은 무슨 말썽을 부릴까” 동물의 왕국 속, 장난꾸러기를 찾아라!
- [과학향기 Story] 돌고래도 졸리면 바닷속에서 하품한다? 하품의 과학
- [과학향기 for Kids] “내 솜씨 어때” 125년 만에 밝혀진 소변 색의 비밀은?
- [과학향기 Story] 세균의 변신은 무죄? 미래 헬스케어 이끄는 ‘합성생물학’
- [과학향기 Story] 사람 세포로 만든 생체로봇 등장, 난치병 치료 새 길 열까
세상의 이치를 거스르고 태어난 복제인간이나, 복제양들,, 무섭네요.
2009-04-20
답글 0
과학 향기를 통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지식을 얻어가네요 고맙습니다~!^^
2009-04-05
답글 0
항상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
2009-03-30
답글 0
정말 멋진일이다/ 특히 이번일은 동성연애를 하는 여자들에게
특히 곽광을 받을 일같다.
2004-05-15
답글 0
우리나라가 돈이 안되는 일들이 중국으로 빠져 나간다고 너무 그러지말고 유전자 기술같은 돈되는 기술(IT,BT,NT,ST,ET,CT)기술을 빨리 연구 개발하여 이 어려운 난국을 빨리 헤쳐나가야 할텐데....
2004-05-13
답글 0
그런데 어디 까지나 실험이지 아이를 가지려면 하룻밤만 잘지내면 되는데 이렇게 힘들게 인간을 만들이유는 없을것이다. 즉
되나 않되나 하는 실험에 불가할것이다!
2004-05-12
답글 0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자 하는 과학자의 열의와 열정이 사뭇 섬뜩하단 생각이 듭니다.
2004-05-10
답글 0